어제와 오늘 사이의 괴리감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노, 병, 사 를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문득 정신을 차린 듯 싶다가,
이토록 밝게 빛나고 긍정하며 웃는 얼굴들을 보고 있자니...
어느게 진짜일까 혼란스러운 기분.
나의 결심이란 얼마나 보잘 것 없고 나약한 것인지를 보고 나서 그런지
자책하는 마음이 크다.
잔뜩 예민해져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정확한 가치 판단이 내려지는 듯
가차없는 마음이 든 하루였다. 그야말로 무정한 상태였달까.
할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괴로운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먹는 부분이었는데
확고하지 못한 내 의지와, 어리석게만 보이는 모든 상황들에 어이없이 휩쓸려 다니는 기분이 들면서
이도 저도 다 내팽개치고 싶어졌었다.
그런 와중에 밥을 먹으면서 내 식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듯, 그대로 인정 받지 못하고 부정당한다 여겨지니
내면에서 은근한 분노가 솟아오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때 곧바로 대화가 이어졌다면 아마 감정적으로 퍼붓듯 표현하게 됐을지도 모르겠다.
예전 같았으면 그저 '네'하고 따를 법도 한데, 이번에야 말로 절대 그러고 싶지 않았고
나도 내 입장과 할 말이 정확하게 떠올랐다.
다행인 건지, 아쉬워해야하는 건지 이번은 그냥 넘어가게 되었는데
어쨌든 앞으로도 내 행동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스님께서 할아버지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기도문을 알려주셨다.
* 무량수 무량광 나무아미타불 *
영원한 생명,
영원한 행복,
영원한 지혜,
영원한 대광명의
아미타 부처님이 계시는 극락세계에 왕생하시기를... _()_
어리석게도 매일 기도를 하면서도 미처 이런 기도를 드릴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제라도 바른 기도를 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사람은 죽고 나서 3일 내지 5일째 되는 날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시간이 더 지체되기 전에 내일 다시 올라가보려고 한다.
내일까진 틈틈이 기도를 드리고,
5일째 되는 날에 삼우제를 지낸다고 하니 그때 지극한 마음으로 극락왕생 하시기를 빌어드리고 싶다.
무지무명의 어리석음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분별하는 마음과 수용하지 못하는 아상을 참회합니다.
부족한 연민심과 게으름과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을 참회합니다.
오래된 낡은 습관들을 참회합니다.
의지할 수 있도록 바른 법을 일러주시는 스승님과 인연 맺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모든 중생들을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끌어 안고 오직 보살도의 삶을 살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