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2016. 9. 2. 23:15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조금만 더 천천히.

뱁새가 황새 쫓다가 가랭이 찢어지는거니까. 조심해야지.

 

아주 미세한 감정 하나라도

때론 전체를 뒤집어 바꾸어버릴 만큼 큰 힘을 가진 것 같다.

그게 뭐라고 싶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마음들이

드러나지 않았던 진짜 진심 같은. 이렇게 믿으면 정말 이런게 되버리는거겠지.

이럴 때 보면 참 까탈스럽고 예민한 성격이다 싶은데,

한편으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싶기도 하고.

 

우습게도 기댈 곳이 알지도 못하는 마음뿐이다.

 

끔찍한 꿈을 꾸었는데 현실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었다.

개꿈이겠지, 하면서도 아무 걱정도 하지 않을 수만은 없었는데 참 다행이다.

꿈을 꿈으로도 못 보는데, 현실을 꿈으로 보려니 참 어렵다.

 

억지로 해서는 되려 집착만 더 커진다.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모든 잘못들을 참회합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삶을 이어갈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생에 의미를 부여하며 포기하지 않음을 감사합니다.

정확하고 바른 견해로 뚜렷한 걸음걸음을 나아갈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어떠한 고정된 틀도 갖지 않으며

톡톡 튀면서도 진정으로 살아있기를 발원합니다.

관념이 아닌 마음의 깨달음으로 지혜로울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나의 잘못을 쥐잡듯 찾기보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아량을 기를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회향합니다.

모든 지혜로운 깨우침들을 일체의 부처님 자리에 회향합니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9. 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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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일 선선하더니 오늘은 여름날 같았다.

하지만 밤중에 비가 내리고 나면 내일은 또 기온이 뚝 떨어진다.

주말에도 그렇고.

주말에 일찍 일어나 카페에 나가서 책을 읽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분수를 아는 것.

지금 나의 상태를 정확하게 아는 것.

아무리 억누르며 애써봤자 마음 속 깊은 근원은 변하지 않는다.

'단박에 완벽하게 확' 이런걸 꿈꿨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못된다.

찬찬히, 그렇지만 꾸준히 나아가야지.

 

스스로 드러낼 만한 것이 없음을 알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바른 견해로써 당당한 삶을 살고 싶다.

 

아이들은 세상 만사에 관심이 많다.

달리는 차 안에서조차 빠르게 스치는 바깥 풍경들을 놓치지 않고 보느라 바쁘다.

초롱초롱 두 눈에 호기심을 가득 담고 세상을 비춰보인다.

온통 무심했던 나는 오늘 만큼은 아이들의 호기심에 시선을 맞춰보았다.

 

어른들 같았으면 '저게 뭐야' 했을 것도,

아이들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까르르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물론 연령대별로 웃음 코드에 차이는 있다.

 

생태 수업을 통해 4-7세 아이들 모두와 어울릴 수 있는 건 행운이다.

그게 아니였으면 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볼 일이 거의 대부분이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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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클랙슨 소리가 심하게 거슬렸다.

사람의 생명보다 빨리 가는게 더 중요한 욕심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것처럼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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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살고 싶다.

특히 노을이 지는 풍경. 오늘 저녁은 구름 사이로 붉은 빛이 새어나오며

반대편의 하늘엔 밝은 하늘에 살구톤의 구름들이 뭉실뭉실 피어올라 있었다.

사진기만 있었으면 찍었을텐데, 운동을 나갈 때는 맨몸으로 나가서 그럴 수가 없었다.

 

아름다운 것들을 보며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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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관 - 공관 - 적관

세상이 꿈인 줄 알면, 비어있는 줄 알고

비어있는 줄 알면 고요한 줄 안다.

찰나생 찰나멸 하는 무수한 물질 세계는

찰나찰나 변화할 뿐 변하지 않는 고정된 실체란 존재하지 않는다.

하여 가상의 세계이다.

가상의 세계는 비어있는 것이며 비어있는 것은 요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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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간들이 영원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갑자기 더더욱 소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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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참회합니다.

스스로를 위한 욕심만 차리며 다른 사람들은 둘러볼 줄 모르는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지금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여 가식이 아닌 진정으로 나아가는 삶이 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고작 이 정도의 사람에게 충분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주워졌음에 감사합니다.

모든 선근공덕과 깨우침을 일체의 자리에 회향합니다.

옴아훔. _()_ _()_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8. 31. 22:20

 

 

 

연파랑에서 연보라, 귤색으로 이어지는 그라데이션이 예술이었던 오늘자 하늘.

사진은 영 흐여멀겋게 나왔지만요.

 

 

 

때론 낯선 풍경이 현실 세계를 꿈처럼 느끼게 한다.

돔형 구조물로 인해 유독 하늘이 둥글게 보였고,

시원스레 부는 바람과, 푸른 잔디. 조명의 밝은 빛과 사람들의 함성소리.

뛰어노는 아이들과 모래. 흩날리던 비눗방울...

일로 만난 사람들과 한 마음으로 응원하는 마음 등등.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자 낯설과 희안하다 싶으면서도

이상한 애정 같은게 느껴졌다. 부조화의 조화랄까?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그, 드라마를 보다보면 현실에서 이뤄지지 못한 일들이 꿈같은 세계에서 이뤄지는 듯한 장면이 나올 때가 있는데

딱 그런 느낌이었다.

아름다운 동산 같은 곳에서 의외의 만남으로 인해 정답게 연결된 사람들.

참 색다른 경험이다. 

그동안 오랜 시간 같은 풍경 속에 지내오면서

그저 그렇고 뻔한 틀과 관념 속에 사람들을 넣고 움직여 왔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모든 잘못들을 참회합니다.

그 와중에도 새로운 경험을 하며 새로운 마음을 바라볼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늘 자비로운 마음으로 살수있기를 발원합니다.

온 존재를 자비로운 마음으로 대하며, 나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모든 깨우침을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옴아훔. 옴 마니 반메 훔!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8. 30. 21:22

 


 


비어있는 하늘은 언제나 아무 문제가 없다
그토록 많은 구름이 오고 가도
그토록 선명한 무지개가 뜨고 사라져도

 

 

 

 

늦으면 안된다는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이 굉장한 내 모습이 보인다.

특히 상대의 실수에 대해서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게 좀더 일찍 나왔어야지', 하지 말고

'그럴수도 있지', '그럴 만한 사정이 있지' 하기.

(문득 대학 시절 동아리 회의시간에 시간에 대해 엄청 예민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늦게 오는 친구들을 무책임하게만 보았던 어리석음과 미워했던 마음을 참회합니다. _()_)

순간 알아차리고서 늦어진 시간을 보면서도 마음을 편히 먹어보았다.

제 시간에 가면 좋지만, 조금 늦어도 괜찮다고.

마음의 착을 놓고 어느 쪽이든 아무 문제 없는 것으로.

항상 모든 상황이 완벽하고, 내 마음대로만 될 수는 없는 건데

이해하고 놓아버리면 이토록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틈틈이 육자대명왕진언을 외우려고 노력한다.

내 머리 위에 관세음보살님이 앉아 계신다고 생각해본다.

그리고 사람들을 볼때 관세음보살님을 떠올리려고 노력한다.

 

옴 마니 반메 훔!

아무 문제 없는 자리

옴 마니 반메 훔!

꿈과 같은 현실 세계

옴 마니 반메 훔!

번뇌 망상은 실재가 아니다

옴 마니 반메 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라

옴 마니 반메 훔!

삼독심을 여읜 그곳이 불국정토

옴 마니 반메 훔!

선명하나 실상 없는 무지개 같은 곳

 

 

바람 부는 숲에 가고 싶다.

 

 

밀가루와 설탕 중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ㅠ_ㅠ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거라고 말하기엔 여전히 많이 먹어서 탈이다. 흑.

 

 

퇴근 후에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드러누워서 피로감에 휩싸여 30여분간 쉬다가

운동을 나갈지 말지 고민을 하던 차에

'이렇게 피곤해서 나가기 싫은 몸으로 운동을 나가면 어떤 느낌일까?'

순전히 이런 호기심을 가지고 운동을 나갔다.

요즘 들어 갑자기 일교차가 심해지는 바람에 몸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다.

코도 간질간질 목도 간질간질 눈도 간질간질...

몸이 민감하니 마음도 민감해지는 것 같고...

옷을 따뜻하게 챙겨입고 운동을 나가서 여느때와 같이 걸었다.

하루종이 비가 오락가락 해서 저녁에도 올 가능성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조금 흩뿌리다가 말았다.

운동을 하다 보면 쿵짝 음악에 맞춰 열심히 에어로빅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매번 눈으로 보기만 하고 그냥 지나치던 걸

오늘은 '에라 모르겠다' 같이 끼어들어서 두 곡 정도 따라서 힘차게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다시 걷는데 신기하게도 몸에 활력과 탄력이 붙은 듯 했다.

살살 움직이는 것과 확확 움직이는 것의 차이랄까.

생각해보면 가끔 몸이 굉장이 가볍고 기분 좋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게 몸을 많이 움직여서였나 보다.

아이들과 춤추는 수업을 할때 그렇고,

또 오늘은 산책 시간에 술래잡기를 아주 잠깐 했는데 그 잠시 동안에 진한 즐거움이 느껴졌었다.

담에 꼭 더 많이 하기로 약속 또 약속했던 순간.

몸이 뭐길래 마음과 이토록 끈끈한 관계에 있는걸까.

 

 

그나저나 하루하루 쓰다보니 어느새 100번째 대긍정일기가 되었다. 흐뭇하다.

 

 

 

* 참회

나방 고치 처럼 보이는게 1층 현관 안쪽 벽에 붙어 있어서

순간적으로 여기 있으면 사람들이 죽일지도 모른다고 여겨서 떼다가 밖으로 옮긴다는게

되려 내가 못살게 만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디 해탈하기를. 옴마니반메훔 _()_

 

 

* 감사

부처님 말씀을 가까이 하며 꾸준할 수 있도록 끝없이 자비를 베푸시는 큰 스님께 감사합니다.

 

 

* 원력

내일은 부디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한시간 쯤 책을 읽다가 출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예전에 보았던 <왓칭>을 한번 더 읽고 싶다.

 

 

*회향

스스로를 살펴보며 깨우치게 된 모든 선근 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며 깨우친 모든 선근 공덕을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옴아훔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8. 29. 22:03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감정의 리듬.
혼자 있을 때와 함께 있을 때가 이렇게도 다르다.
분명 진실된 마음 같았는데...
어쩌면 그리도 쉽게 잊혀지는 건지, 야속하다 정말.

종일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다.
시원한 바람을 쐬며, 높고 푸른 하늘을 보고,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조용히 책을 읽는 것... 현실은 아웅다웅 시끄러운 틈 속에서 겨우 정신을 차리는 일이다.

습관적인 짜증에 딱지를 챡! 붙이고서 나와 상관 없는 시선을 주었다. 거기까진 좋았다.

아 횡설수설.
마냥 엄살을 피우고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날이다.
추워서 그런가. 꽉 붙은 옷이 불쾌해서 그랬나.
암튼,
당분간은 선물 같은 날씨가 계속될 것 같다.

무지무명의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매일 꾸준히 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이 주어짐에 감사합니다.
평등성의 지혜를 일깨우며
항상 관세음보살님을 부르는 마음을 잊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에 회향하오며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모든 깨우침을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옴아훔. 나무아미타불. 옴마니반메훔!

꾸준히 꾸준히 _()_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