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2016. 9. 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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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일 선선하더니 오늘은 여름날 같았다.

하지만 밤중에 비가 내리고 나면 내일은 또 기온이 뚝 떨어진다.

주말에도 그렇고.

주말에 일찍 일어나 카페에 나가서 책을 읽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분수를 아는 것.

지금 나의 상태를 정확하게 아는 것.

아무리 억누르며 애써봤자 마음 속 깊은 근원은 변하지 않는다.

'단박에 완벽하게 확' 이런걸 꿈꿨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못된다.

찬찬히, 그렇지만 꾸준히 나아가야지.

 

스스로 드러낼 만한 것이 없음을 알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바른 견해로써 당당한 삶을 살고 싶다.

 

아이들은 세상 만사에 관심이 많다.

달리는 차 안에서조차 빠르게 스치는 바깥 풍경들을 놓치지 않고 보느라 바쁘다.

초롱초롱 두 눈에 호기심을 가득 담고 세상을 비춰보인다.

온통 무심했던 나는 오늘 만큼은 아이들의 호기심에 시선을 맞춰보았다.

 

어른들 같았으면 '저게 뭐야' 했을 것도,

아이들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까르르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물론 연령대별로 웃음 코드에 차이는 있다.

 

생태 수업을 통해 4-7세 아이들 모두와 어울릴 수 있는 건 행운이다.

그게 아니였으면 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볼 일이 거의 대부분이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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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클랙슨 소리가 심하게 거슬렸다.

사람의 생명보다 빨리 가는게 더 중요한 욕심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것처럼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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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살고 싶다.

특히 노을이 지는 풍경. 오늘 저녁은 구름 사이로 붉은 빛이 새어나오며

반대편의 하늘엔 밝은 하늘에 살구톤의 구름들이 뭉실뭉실 피어올라 있었다.

사진기만 있었으면 찍었을텐데, 운동을 나갈 때는 맨몸으로 나가서 그럴 수가 없었다.

 

아름다운 것들을 보며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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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관 - 공관 - 적관

세상이 꿈인 줄 알면, 비어있는 줄 알고

비어있는 줄 알면 고요한 줄 안다.

찰나생 찰나멸 하는 무수한 물질 세계는

찰나찰나 변화할 뿐 변하지 않는 고정된 실체란 존재하지 않는다.

하여 가상의 세계이다.

가상의 세계는 비어있는 것이며 비어있는 것은 요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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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간들이 영원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갑자기 더더욱 소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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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참회합니다.

스스로를 위한 욕심만 차리며 다른 사람들은 둘러볼 줄 모르는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지금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여 가식이 아닌 진정으로 나아가는 삶이 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고작 이 정도의 사람에게 충분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주워졌음에 감사합니다.

모든 선근공덕과 깨우침을 일체의 자리에 회향합니다.

옴아훔. _()_ _()_ _()_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