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2016. 9. 22. 22:29

 

 

불교의 '마음공부'는 정확한 비어있음에 대한 인식(공성)으로부터 출발하여,

오계를 지키고 채식을 실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오계와 채식은 자비와 연결된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길을 차근차근 따르다 보면 끝내는 붓다가 되어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되는데,

그러한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은 37가지 방법이 있다.

37조도품 중에서 처음 출발하는 지점이 바로 사념처(四念處) 수행, 신수심법(身受心法) 이다.

바로 몸과 느낌, 마음과 법(진리)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것.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하는 단계라 여전히 헷갈리는 개념이 많지만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관찰하는 일에 재미가(?) 붙는 것 같다.

때때로 내 자신이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날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좌절하지 말라'는 스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 정말 큰 힘이 된다.

 

몇일 전에 살핀 '나'란 존재는 '부정적인 생각의 노예'에 지나지 않구나 싶었는데,

오늘 살펴본 '나'는 '감정의 노예'였다. 완전히 심한 기분파.

내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한 앞으로도 영영 그렇게 살수 밖에 없을거다.

 

이 몸은 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그토록 음식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걸까?

스님께선 음식이 바로 불성이라는 말씀을 하셨을 정도로 음식을 가려먹는 것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하신다.

식습관이란 '내 몸'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하는 듯 싶긴 하면서도...

여튼, 몸은 정말 까탈스럽다.

많이 먹어도, 부족하게 먹어도, 영양 성분이 엉터리인 음식을 먹어도 금세 피곤해지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이지 철저하게 음식을 가려서 평상심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서 그날 하루를 부정적인 감정 덩어리로 살게 된다.

못나고, 비뚤어지고, 비웃기 좋아하고, 흉보고, 뻔뻔한 감정들이 수도 없이 오고 간다.

기분이 나쁜 상태에선 심지어 그런 마음을 내는 것에 당당하기까지 하다.

죄책감도 없어서 미안한 마음도 들지 않을 뿐더러, 누군가 시비라도 건다면

'내가 뭘 어쨌다고! 어쩌라고!'하는 마음이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은 기분마저 든다.

 

그러다 순간적으로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자체를 알아차리게 되면 '아차' 싶어지면서, 서서히 감정이 누그러진다.

오늘 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금 여기에 스님이 함께 하고 계시다고 여기며 상상으로 떠올리는 일이었다.

그랬더니 날뛰던 마음이 급작스레 순둥이같이 굴며, 삐딱하던 자세를 고쳐 바로서게 되었다.

 

마음이란게 참 어찌나 미묘한지 똑같은 말투와 상황인데도,

예전엔 '왜 나한테 난리야' 했던 것이, 

이제는 '저 사람들이 모자란 부분들을 나에게라도 의지해주니 참 고맙다'는 마음으로 바뀌게 된다.    

 

멀리서 바라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문제들도,

가까이에서 갇혀 있다보면 굉장히 큰일이고, 심각하고,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다 그게 아니였음을 알고 나면 안도하게 되면서 다시 편한 마음으로 돌아온다.

 

조금 칭찬을 받으면 '이런 걸로 아상을 높이진 않아'하고 여기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잘해서 그렇지'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언제나 천사같은 말과 행동들만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빠져든다.

(설사 그게 가능하다고 해도 그건 내가 아니라 전체의 마음인건데)

하지만 조금만 지나도 금방 예전의 습관들이 다시 되돌아오기 때문에,

지금의 내 위치가 어디인지를 다시 자각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온갖 부정과 고통도 나 자신을 알게해주는 지표가 되기 때문에 좋은 점이 있다.

 

 

오늘은 그런 하루였다.

 

진정으로 진실되고 아름다운 사람들과 벗이 되고 싶다.

 

 

 

* 무지무명의 어리석음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_()_ _()_ _()_

* 스스로를 살피면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밀고 나갈 수 있도록

곁에 스승님과 같은 길을 걷는 좋은 벗들이 많이 있는 행운에 감사합니다. _()_

* 날뛰는 마음을 완전하게 조복시켜 스스로 주인이 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_()_

*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9. 21. 21:11

 

 

어제보다 조금 일찍 일어났더니,

보다 눈부신 하늘을 볼 수가 있었다.

저녁의 노을 못지 않게 아름다운 하늘_

 

 

하늘만 찍으려니 전깃줄이 들어오고,

전기줄을 피하려면 건물들이 들어오고... 그래서 그냥 함께 담았다.

 

 

 

일찍 일어나기만 하면 책을 읽는 자리에 밝은 빛이 비춰지는 건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다.

나날이 해가 뜨는 위치가 달라지니 해는 더이상 책상을 비추지 않고 대신해서 내 얼굴을 비추었다.

이것도 뭐 나름 괜찮지만. 똑같이 반복되지 않을 경험이기에 '그때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구나' 하게 된다.

 

 

 

수확한지 두시간 이내에 삶는다는 옥수수 맛집에서 사다 주신 옥수수.

참 감사한 그 마음을 느끼며 맛있게 냠냠. 유기농 재료로 만들어 먹는 두유녹차라떼는

요즘 제일 좋아하는 음식.

 

 

 

직접적으로 표현하진 않지만, 작가 한강 역시 불자가 아닐까 싶다.

 

 

 

/

눈물에는 또렷한 힘이 있다. 고통이 자비로써 승화되는 마음이 바로 눈물의 힘. 

그렇기에 진정한 참회에는 눈물이 따른다. 좀 울고 나면 마음이 비워지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앞으로의 삶은 보다 자유롭고 깊어진다.

 

바르고 좋은 일은 모두 내가 아닌 전체가 한다고 인식하며 일을 하다보면,

미처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들이 두둥실 연결되어 떠오를 때가 있다. 일의 능률이 오른다.

오늘은 개인 업무 시간에 평소와는 다르게 내 일이 아닌 전체가 함께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런데 생각이랄 것도 없이 툭툭 튀어나오는 그림들이 하나의 멋진

수업 계획으로 만들어졌다. 이걸 동료들과 나누었더니 '오래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고' 얘기해주고,

전체적인 진행을 전적으로 내게 맡기는 신임도 얻을 수가 있었다.

사실 오래 고민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충 생각한 것도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믿어주는 마음을 담백하게 느낄 수가 있어서 그게 참 좋았다.

 

아이들과 몸으로 부딪히며 함께 춤추고, 공놀이를 하고, 웃는 시간들이 정말 좋다.

(말보다 마음이 우선인, 말을 넘어선 세상은 반드시 있다.)

다만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여긴 부분은, 너무 좋아하다보면, 내 느낌에 도취되어서 아이들을 또렷하게 보질 못한다.

또한 은연중에 결과 중심의 생각이 깊게 박혀있어서, 사진을 찍을때도 성공한 것 위주로, 또 밝게 웃는 모습 위주로만 집착해서 찍게 된다. 서툴더라도 끝까지 노력하는 과정, 웃든 울든 다채로운 감정을 느끼고 알아채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인데.

 

아 이정도면 이제 된게 아닐까, 싶어질 때마다 아닐 때가 많다.

특히 음식이 그렇다. 당연히 계란과 우유가 안들어있다고 여기며 먹은 츄러스.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전통 츄러스가 아니고서야 들어가는 츄러스가 훨-씬 많았다....... 이런 식으로 '눈 가리고 아웅' 하면 제대로 실천을 할수가 없는건데. 게다가 라면도 여전히 먹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어릴때 라면공장에 시집가란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집착이 심했던 음식이라 이게 참 오래도 간다. 음식이 불성임을 자각하며 반드시 집착을 끊어내야지 !

 

예전엔 잠을 잘때마다 몇 시간을 자게 되는지를 매번 확인해서 알람을 맞춰두곤 했는데

이제는 몇시에 자든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려고 한다.

'적어도 이정도는 자야지 피곤하지 않아'라는 관념에 얼마나 끌려다녔던건지!

오늘은 책은 조금만 읽고 일찍 잠들어야겠다. 그리고 대신 좀 더 일찍 일어나야지. 꼬옥 ~

새벽에도 초롱초롱 깨어있는 삶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야지.

 

 

/

무지무명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_()_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만난 인연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_()_

모든 중생들을 향해 무량한 자비심을 낼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_()_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부처님께, 일체 중생들께 회향합니다. _()_

옴아훔...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9. 20. 21:40

 

 

 

 

 

 

- 감정의 리듬도 날씨를 따라가는 건지 단순히 우연일 뿐인건지.

간만에 맑은 해가 비추었고, 내 마음도 풀어졌다.

  

 

- 내가 해야할 일이라곤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어주는 일.

그리고 사랑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 그것 뿐이다.

 

오늘은 참 기분 좋은 말을 들었다. 

"선생님 손이 좋아."하고.

또 "나도. 선생님 손은 약손, 히히"하는 아이도 있었다.

*-_-*

늘 못난 손이라 생각하고 예쁜 눈길을 주어본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손에게 미안해진다. 

아마도 아이들이 '오구구 예쁘다'하고 감싸주는 마음길을 손에서 읽은 것 같다.

어쩜 이리도 민감한지!

 

 

- 아무리 바른 말, 옳은 말이라 해도 (때론 그게 진심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힘이 실리고 나면 더이상 듣고 싶지 않은 말이 되버린다.

'~해야지', '~해야한다'하고 알려주기보다

길을 알려주고 스스로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면,

그 다음에야 비로소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 '말'이란 마음의 보조 수단일 뿐,

아무리 언어적인 측면에서 머리로 정확하게 이해한다고 해도

그걸 마음으로 느끼지 못하면 진정한 앎이 아니게 된다.

 

-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며 법문을 듣는데,

그토록 많이 들었던 말씀을 다시 한번 들은 것 뿐인데도

평소에 느꼈던 감정과는 깊이가 달랐다.

<자신의 마음을 잘 살펴라>라는 제목의 동영상 법문.

영상이 시작되고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몇 마디 말씀에 눈물이 줄줄 흘렀다.

 

세상의 인연은 언젠가 헤어져야만 하는 고통의 인연이기에 인연을 바꾸어야 한다. 

그러한 고통의 '잘못된 습관'

(잘못된 습관 = 나와 너를 분별하여 가르고, 그로 인해 헤어짐이 있다 착각하며, 내것을 차리는 욕심, 그것이 의지대로 이루어지지 않을때 일어나는 화, 이 모든 것은 잘못된 관념의 어리석음에서 시작된다)  

들을 바꾸는 것이 바로 '오계'이며,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오계'를 지켜야 한다는 말씀.

(오계 = 거짓말 하지 않기,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지 않기, 술 마시지 않기, 사음하지 않기, 훔치지 않기)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 길이 바로 '오계'에 있는데,

'오계'란 다름 아닌 자비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바로 나이기에 상처를 주지 않음으로써 

개아에서 벗어나 전체 즉 하나가 되는 일을 행하는 삶.

그 자리엔 너와 나의 분별이 없기에 영원한 인연, 즉 붓다의 삶이 열리는 것이다.

 

스님의 모든 법문이 마음 깊이 와닿는 그날까지 꾸준히 나아가야겠다.

 

 

- 항상 나누고 챙겨주는 사람. 넓은 마음의 사람. 고마운 사람.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9. 19. 21:35

 

 

/

무수한 나의 선택지들 사이에서, 가장 긍정적인 나를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발원)

 

/

오늘 하루는 앙꼬 없는 찐빵, 바람 빠진 풍선 같았다.

내가 굳어지는 만큼, 내 주변도 그만큼 굳어진다.

내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범위까지도. (참회)

 

/

정말 심각하게 관념대로 살아간다.

부정적인 생각의 노예 수준이다.

그러나?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고 하셨듯이,

저 멀-리까지 내다보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알아차리고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도착할테지. 대긍정의 그곳으로. (감사)

 

/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아서 마음에서도 멀어진 것처럼 여겼는데,

막상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더니 예전과 변함 없이 편했다.

반면에 어쩌다 한번 오는 연락임에도 부담스럽고 불편한 사이도 있다.

이럴땐 대놓고 솔직하게 '얘기하기 싫어, 맨날 쓸데 없는 소리만 하고, 말장난이나 치고, 난 그런거 싫어해'

하고 얘기해야할까. 하지만 솔직을 빙자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 될것 같아서 차마 말도 못한다.

그럴 용기도 없고.

정말 바라는 건, 진정한 소통, 마음의 움직임, 이런건데.

오랜 시간 속에서도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던 사람과는 은연중에도 관계를 정리하게 된다.

 

/

슬프고, 외롭고, 의지할 곳이 필요하고, 나약한...

그걸 보면서도 진정으로 마음에서 따뜻함이 우러나지 않아 힘이 되어줄 수 없는 그런 나를 보고 나니

맥이 빠졌다.

고작 이것밖에 안되는 나 자신을 대면하는 일.

고통스럽다기 보다는, 자꾸 마음에 걸리면서 한숨이 나온다.

어떤 구차한 변명도 필요 없이 지금의 위치가 고작 이 정도일 뿐이다.

사랑도,

능력이 있어야 하는거구나 싶어진다.

따뜻하게 마음낼 줄 아는 것도,

능력이었구나 싶어지고.

 

/

질투하는 마음. 내가 더 칭찬받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

정말이지 구질구질하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9. 18. 21:07

 

 

 

 

 

 

 

신기하게도 감기가 거의 다 나아버렸다.

재채기, 콧물, 근육통, 머리가 띵한 것까지 모두.

목구멍이 살살 간지러운 것도 덤으로 같이?

 

엄마랑 뒷산에 다녀왔다.

오늘처럼 비가 오지 않을 줄 알았으면 아침 일찍 서둘러 미황사에 다녀오는 건데,

그 부분은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산 높이 오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힘이 드니까.

하지만 힘이 부치지 않는 선에선 좋아한다. 산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니까.

엄마랑 산에 오를 때면 언제나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오르게 된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가볍게 산책이나 하는 마음으로 나가볼까 했는데,

두시간 반 가량 등산을 하고 왔다.

 

예전에 아침 일찍 일어나 엄마랑 같이 뒷산으로 운동을 나가곤 했었는데

그땐 나름 꾸준히 했지만 한번도 제대로 즐기면서 하질 못했던 것 같다.

귀찮고 힘들지만 꾸역꾸역 했던 기억.

하지만 오늘은 그 길이 여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잠시 머물러 구경하고 싶을 정도로

상쾌하고, 밝고, 시원하고, 맑고, 깨끗하고, 정답고, 예쁘고, 아름다운 풍경들이 이어졌다.

10년 넘게 살고 있는 곳인데도 새삼스럽게 '참 좋은 곳에 살고 있었구나' 하게 됐다.

 

동백나무로 둘러 싸인 길,

버섯 위에 앉아 쉬고 있던 거미,

죽은 나무에 피어난 버섯들,

머리로만 알았던 물봉선,

작은 폭포...

 

목이 마를 땐 흐르는 물을 손으로 떠서 달게 마셨다.

 

엄마는 아빠나 남동생이랑도 한번씩 산에 오르고 싶은데

아빠는 집에서 누워서 쉰다며 싫다고 하고,

남동생은 도저히 못 오르겠어서 싫다고 한단다.

내가 자주 같이 올라주면 좋으련만.

나 같으면 혼자서도 종종 오를 것 같은데,

엄마는 혼자서 오르는 건 무서워서 싫다고 했다.

 

산 정상에 올라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시원해지는 듯한 바람을 쐬며,

자칫 잘못하면 떨어질까 무서운 바위 위에 앉았다.

오래오래 앉아 내려다보고 싶었는데,

엄마는 오래 쉬는게 아니라며 땀 식으면 감기에 걸린다고 이만 내려가자고 했다.

 

저- 기 아래 고만고만한 집들이 빽빽하게도 모여있고,

조금 더 너머엔 강이 흐르고 산이 둘러져 있었다.

마치 손바닥 위에 작은 생명을 올려놓은 듯,

그렇게 산이 우리를 보듬어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더 멀리엔 바다가 보였다.

아 - 여기가 그래서 땅끝이구나.

새삼스럽게 내가 땅끝 마을에 사는 사람이라는게 실감이 났다.

사람들이 나더러 땅끝에 사느냐고 물어보면,

남일처럼 '땅끝 보려면 1시간은 더 차를 타고 나가야 해요'라며

땅끝에 사는 걸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이제서야 실감이 난다.

 

멀리 그리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시시콜콜하고 잡다한 곳에 쓰였던 마음들이 놓아지면서 보다 자유로워졌다.

 

 

 

* 참회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_()_

스스로의 부족한 점들을 너그러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하며 애써 고치려 했던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_()_

 

* 감사

자비로운 존재계를 느끼며 살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_()_

 

* 원력

세상일에 빠지는 일들을 하나씩 줄여나가며 결국엔 모두 끝낼 것을 발원합니다. _()_

 

* 회향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옴아훔 _()_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