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2016. 10. 7. 23:05

 

 

엄마 생일 후로 꾸준히 지탱해오던 애씀이 처참하게 무너진 기분이 든다.

뭔가 자꾸 슬픈 기분이 든다고 해야할까.

딱히 별다른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기에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도 어렵다.

 

솔직히 표현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지만,

그로 인해 상처가 되었을까 싶은 걱정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고 포장한 채로 살아갈 수는 없는 일.

한가지를 선택 했으면 그로 인한 결과까지 감안해야 한다.

 

분리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

 

숲에 가고 싶은데 주말마다 비가 오니 아쉽다.

은사시나무 숲, 자작나무 숲에 가고 싶다.

 

추측하지 않는 삶, 기대하지 않는 삶이 좋다.

뜻밖의 일들이 선물처럼 느껴지니까.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그 마음이 느껴진다면

그게 진짜다.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으며 못난 부분까지도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모든 존재들을 어떤 가식이나 거짓 없이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10. 6. 20:45

 

 

간밤엔 희안하게도 애벌레 때문에 잠에서 깼다.

왼팔에 따끔한 느낌이 들어 나도 모르게 손으로 집어 손사래를 쳤는데,

불을 키고 확인해보니 글쎄 꿈틀꿈틀 기어다니는 애벌레가 아닌가!

대체 이 벌레가 집 안에 어떻게 들어왔을까?

손에 눌려 죽지 않은게 천만 다행이었다.

새벽 1시가 넘은 시간. 밖으로 나가 나무로 옮겨주었다.

 

 

 

요 몇일은 마음 안에 먹먹한 기분이 남아 물에 젖은 솜을 안고 다니는 기분이 들었는데

간만에 쾌청한 날씨 속에 온 몸을 맡겨 두었더니 잘 말린 빨래처럼 마음이 보송보송하다.

 

숲에 있으면...

꼭 피톤치드가 아니라도, 그저 그 자체로 편안하다.

 

 

 

​툭툭 떨어진 밤송이들. 밤송이를 끓이면 갈색으로 염색을 할수 있다고 한다.

 

 

 

편백나무숲.

 

 

아 - 정말이지 예쁜 은사시나무.

아랫쪽 수피는 갈색, 윗쪽으로 올라갈수록 하얀색.

반짝반짝 빛나는 잎을 가졌다지?

​이렇게 예쁜 나무로 고작 한번 쓸 나무젓가락을 만든다니! 너무 아깝다...

 

 

 

쏟아져 내리는 빛.

자연의 자비로움.

 

오후엔 지는 해를 보려고 오랜만에 산책길로 향했다.

하천물이 바짝 말랐음에도 이상스레 물살이 세서 돌다리를 건너다가 발을 다 젖고 말았지만,

그래도 좋았던 저녁 노을.

 

 

작은 조각달.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애써, 일부러 만나려는 수고는 하지 않을테다.

고작 그 정도의 바람으로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아무 것도 달라질게 없다.

불러주는 마음은 고맙지만, 이젠 정말 안녕.

 

 

여전히 마음에 용기가 부족하다.

마음이 더욱 확고해질 때까지! 꾸준히 꾸준히...

다음에 또 같은 상황이 온다면, 그땐 꼭 용기를 낼거다. 

 

 

 

*

지극한 마음으로 불법승 삼보에 귀의합니다.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앞으로는 부처님 가르침 따라 세세생생 대자비로 중생을 이익되게 하겠습니다.

옴아훔 _()_

꾸준히 꾸준히 나아가겠습니다...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10. 5. 20:55

 

 

앞으로의 일에 방향이 정해졌다고 한들 지금 여기에 주어진 일에는 최선을 다해야 할텐데.

어제 오늘의 나는 어딘지 모르게... 적극적이지 않고, 되는 대로 하려고 하며, 의욕이 없다.

지금 해야할 일은 우선, 그저 바라봄.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참회합니다.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10. 4. 19:39

 

 

 

 

 

 

그토록 사소하게 여겼던 감정 하나가, 어쩌면 이제껏 살아온 '나'라는 상을 결정 지은 중심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조금 못난 마음일 뿐이라고 여겼었다. 나쁘게 생각지 말고 좋게 좋게 생각하자며...

그런 식으로 애썼던 마음들이 결국은 마음에 더 큰 장애를 만드는 것 같다.

단지 덮어 씌우고 묻어둔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는건데.

 

사랑에 대한 결핍감은 인생 전체를 뒤흔들만큼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건 나 하나만이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것이 그럴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사람들이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슬픔들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걸 떠올리면

마음이 슬퍼진다.

 

괜찮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걸 알았으면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고민하며

그간 내게서 반복해서 드러나는 패턴들과 행동들은 도대체 왜 그런 것인지를

보다 깊이 파악해야겠다는 생각에 예전에 읽으며 도움을 받았던 김형경 작가의 책 세 권을 주문했다.

그리고 보리심의 새싹 홈피를 들어가 기웃거리며 '치유'라는 단어를 검색해보았다.

그러면 딱 두개의 게시물이 뜨는데 하나는 <지리산 스님들의 수행이야기>

다른 하나는, 큰스님의 몸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도마뱀 영상이 있는 게시물이다.

그 아래에 원력에 대한 글이 있는데...

그걸 읽고 나서 형언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감정들에 뒤엉켜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지금도 간밤에 있었던 일이 도대체 뭐였을까, 어리둥절한 마음 반, 어딘지 모르게 치유받은 느낌 반.

 

두서없이 생각나는데로 긴긴 글을 적었었지만,

뭔가 섣부른 느낌이 들고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기분이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차분히 지켜볼 일.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하루하루의 삶에, 마음을 살피는 것에 더욱 민감해 지는 것에 감사합니다.

모든 중생들의 슬픔을 끌어안을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들께 회향합니다.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10. 3. 22:11

 

 

 

 

백양사

 

 

 

 

때때로 무거워지는 마음. 내 의지나 힘으론 어떻게 한꺼번에 바뀌어지지가 않는다.

좋...게 생각하면. 이런 내 자신을 거부하지 않고 수용하며 지켜보는 것? 이런 것도 나의 일부임을 알아채는 것?

이럴 때면 사람들에게 애써 친절하려는 노력을 당장에라도 집어치우고 싶은 기분이 든다.

 

오늘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있는데 사람들이 내게 어떤 이야기를 하면

내가 그것에 대해서 너무 신경을 많이 쓰는 바람에 내가 그런 사람인 줄 알게 된 후론,

더이상 그런류의 이야기들을 하지 않게 된다고 했다.

그냥 가만히 들어주면 되는데 그걸 내가 자꾸만 해결하려고 하면서 힘들어 한다는거다.

 

어쩌면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이상으로 우울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나를 긍정적이고 밝다고 평가해주는 사람들은 어떤 일면만 보고 그런 얘기를 하는거겠지.

 

가만 보면,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는게 참 많다.

그런 것들을 수용하는 것 자체가 포기하고, 좌절하고, 방치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드니까.

 

봄과 여름이 가고 가을과 겨울이 오는게 왜 이렇게 반가울까?

따뜻하고 뜨거운 시간을 지나 이제는 시원-하고 차가워질 시간.

그 차가움으로 인해 포근한 온기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는 시간.

분주히 움직이다가 푸욱 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음. 좋게 생각해보자.

예전엔 더더더욱 자주 무거워졌지만, 이젠 요렇게나 오랜만에 무거워지는 거라고.

이 시간도 다 지나가고 만다고.

이러한 시간들로 인해 더욱 깊고 풍요로워질 거라고.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_()_

앞으로는 부처님 가르침 따라 세세생생 대자비로 중생을 이익되게 하겠습니다. _()_

스스로에게 더더욱 진실되어지기를 발원합니다. _()_

소소하고 시시콜콜한 마음들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_()_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_()_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