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2016. 10. 2. 20:16

 

 


몇 달 전에 호박잎을 넣은 수제비가 먹고 싶다고 했던 것을 엄마가 기억하고 끓여주었다.

'가족'에 대해서 생각하면, 혼란스럽고 복잡한 마음이 든다.

잘해주고, 더 많이 사랑하려고 만나는 건데... 막상 만나면 멀리 떨어져 있을때 보다 못한 감정이 든다. 함께 있을땐 참 비슷하고 닮은 사람들이었을텐데. 오래 떨어져 지낸 만큼 멀어져버렸다.

이런 저런 핑계댈 것 없이 내가 잘하면 되는데. 내가 부족해서 그렇다. 무기력해지고, 게을러지고, 피곤해지고, 싫은 마음이 들고, 짜증이 나고, 잊고 지내던 나쁜 습관들마저 되살아난다. 그리고 이럴때마다 슬프다.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모든 잘못들을 참회합니다.   

자비로운 마음이 아닌 싫어하는 마음이 더 큰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작고 사소한 행동 속에 느껴지는 소소한 사랑들에 감사합니다.

마음이 가라앉을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며 마음을 돌이키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10. 1. 19:54


엄마랑 달마산에 있는 미황사에 다녀왔다. 돌아가는 길에 땅끝에 들릴 계획이었는데,  도솔암으로 향하는 이정표를 보고 방향을 바꾸게 되었다.

 
가는 길에 만난 풍경. 전혀 예상치 못했던 풍경이라 더 압도되었던 것 같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날이 흐리긴 했어도 이정도의 안개가 낀 날씨는 전혀 아니였기 때문에.



이제껏 만난 풍경 중에 이토록 신비한 느낌은 처음이었다.
자욱한. 흰. 아스라한. 적요한. 고요함. 환한. 신비로운. 신령스러운. 희뿌연. 그윽한. 경외감. 편안함. 깨어남. 수묵화.
안개가 자욱한 산길을 걷고 있자니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다. 초록의 산도 좋지만 온통 어둡고, 어두우면서도 그토록 흰 산은 새로웠다. 이렇게 사방이 온통 새하얀 곳은 처음 봤다. 특히 비어있는 허공은 희어서 더욱 투명했다.



찢어진 청바지에 거적대기 같은걸 걸치고 이곳에 있는 내가 이질적으로 느껴졌지만, 이런 나를 내치는게 아니라 산 전체가 품어주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곳에 있으니 소란스러운 세상 일 같은 건 모두 잊을 수 있을듯 했다. 이토록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작은돌 하나를 올려놓고 소원도 빌어보았다.

이런 곳에 있으니 절로 투명해지는 마음.
살아있는 산.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모든 잘못들을 참회합니다.
오랜 습관이 되어버린 짜증내는 마음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_()_
이토록 투명하고 적요한 풍경을 만날수 있는 환희로움에 감사합니다.
온 마음이 청정해지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9. 30. 21:10

대화를 하고 나면 다 이해해버리게 되는걸.._()_
사람들은 참 생각보다 약하고 여리다.
나도 마찬가지고.

백마디 옳은 말보다 한마음 내어줄 수 있는 아량이 있었으면. 그리고 모든 사람은 다 그럴만 한 사정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차분히 이면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수 있었으면. '정말 그랬겠다' 공감해줄 수 있었으면.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사람들과 큰 불화 없이 더불어 지내는 것에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마음이 무량해지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_()_

다시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전염되지 않기를. 한발짝 멀리서 바라보며 헤아릴 수 있기를. _()_ 말보다 마음을 살피기를!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9. 29. 21:29

 

 

아침에 스님 법문을 들으며 ( 특히 화와 자비에 관한 부분 ☞ 팔정도 법회 2부 ) 마음이 많이 편안해지기도 했고,

뭣보다 오늘 하루 만큼은 자신있게 잘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상대방의 흔들리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 고스란히 그 감정에 전염되고 말았다.

 

일이 일어났을때 조금은 신경이 쓰이고, 속상한 일이라 여겼지만 그다지 큰 일처럼 여기진 않았다.

하지만 하늘이 두쪽이라도 난듯 떨리는 음성을 들으니, 나 역시 물들어가며 점점 심각해지고 말았다.

처음엔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공감하며 듣고 있다가,

어찌 이야기가 편을 가르고 대상을 관념으로써 몰아붙이는 식으로 넘어가자

그때부터 마음의 찝찝함이 시작되었다.

'속이 당당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아무말 않고 있는게 당당한걸까?'

 

그런 식의 고민을 시작하면서 어떻게 행동해야 지혜로운지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집착했다.

딱히 떠오르는 뾰족한 방법도 없거니와, 내가 모든걸 어떻게 바꿀 수도 없는 건데 

내 속에서 그럴 수 있는 능력을 아직 찾지 못한 것 뿐인 것처럼 굴었다.

그럴수록 감정은 더욱 고조 되면서, 나 역시도 그 사람과 똑같이 관념으로써 판단하며

말꼬리를 붙들고 조목조목 반박하고 논리적으로 상대가 틀린 것을 증명하려 들고 있었다.

 

상황을 충분히 알아차리고 바른 생각을 하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나중에는 이런 나의 바른 태도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변질된 것이 아닐까.

단지 정의롭고 좋은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은 욕심에.

 

오늘의 나를 보면서 에고에 있어서는 정말 한시도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날마다 코가 왕창 깨진다.

 

 

무지무명의 모든 잘못들을 참회합니다. _()_

부디 진정으로 상대를 위한 자비로운 마음이 아니라면 어떤 어리석음 마음도 내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_()_

그러한 어리석은 마음을 내었을때 빠르게 알아차려 참회하고 점차 줄여나가기를 발원합니다. _()_

상대를 온전히 수용하며, 미워하는 마음보다 연민의 마음을 강하게 내어, 어떤 식으로 표현하든 그 마음이 참일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_()_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내가 어떤 생각과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를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짐에 감사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9. 28. 19:09

 

 

내가 가진 것 이상으로, 내 능력 이상으로 주려고 할 때가 많다.

이를테면 상대에게 도움이 될것 같은 어떤 정보같은 것.

또 내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스스로에게 바라게 되기도 한다.

언제나 바르고, 선하고, 남을 탓하지도 않고, 흉도 안보는 그런 이상적인 모습으로.

그러다 보면 또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는 악순환... 그런 마음들은 그저 알아차림으로 대할것.

그런 마음들을 분별하고 자책하는 마음 자체도 자책하지 말며 그것 역시 알아차림 할것.

지금의 나보다 마음이 너무 멀리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내 일을 하려고 다른 사람을 기다리게 하는 건 분명 욕심이다.

참회합니다. _()_ 

이상하게도 하지 말아야 할땐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또 하던걸 끝까지 해서 마저 끝내버리고 싶은 욕심도 있다.

시간이 다 됐는데도 불구하고.

참회합니다. _()_

 

 

그간 배려를 한다며 쭈욱- 같은 태도를 유지해왔는데, 오늘은 나름 당당하게? 그 배려를 빼먹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은근슬쩍 눈치 챘던 부분이 사실로 드러나고 말았다.

(탁탁 소리나게 움직이거나, 숨을 크게 쉬는 등의)

'설마 저게 그런 티는 아니겠지'했는데 그 티가 맞았다.

휴 =3 잔뜩 속이 좁아져서는 미워하는 마음도 생기고, '쪼잔하다, 쫌생이다, 말을 하면 되지'라며

온갖 원망하는 마음이 다 일어났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 차분히 스스로를 돌이키며 마음을 바라보게 되었다.

결론은. 예전과 같은 태도를 지속할 것. 단 상하 관계의 눈치가 아니라, 평등성의 자리에서 배려하는 마음으로!

 

 

시시때때로 머릿 속에서 뜬금없이 온갖 노래들이 생각난다.

주로 지나간 가요나 최근에 자주 듣게 된 음악들이다.

의도적으로 들은게 아닌데도 이러는게 괜히 억울하게도 느껴진다.

가랑비에 옷 젖는 기분.

이럴땐 진언이나 일일기도문을 외우는 것이 참 효과적인 것 같다.

다른 생각으로 대체해버리는 것! 기분도 한결 나아지니 1석 2조다.

 

 

내가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려 노력하는 건 자존감이 낮아서가 아니라 배려'라고 얘기 했을때,

J는 배려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거라며, 그런 마음을 갖는 자체가 오만함이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얘기했었다. 그때도 '서로 평등한 관계가 있잖아요'라는 얘길 했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선 그리 깊이 있는 대화는 하지 못했고, 그나마 했던 얘기는

'그런 관계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 '친구 사이에도 알게 모르게 상하가 존재하며, 직장에선 당연한거'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어제 J의 말하는 방식을 유심히 듣다가 문득 알게된 사실이 있었는데,

상대방의 상황이나 감정은 고려치 않고 오직 본인의 상황에서만 판단하며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거였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나는 ~가 중요한데.'라면서. 그 모습을 보고나선 J에겐 평등성은 없고 오직 상하로 구분된 관계만 있기에 그런식으로 얘길 했던거구나 싶어졌다.

일방적으로 내 감정대로만 행동한다면 그건 결코 지혜롭지 않다. 그건 이기심과 조바심에 불과하다.

언제나 내가 최우선인 상황에서는 온전한 자존감이 (평등성에서 비롯한) 지켜질리가 없다.

남에게 간섭하지 않고 먼저 내 스스로를 돌이켜 바로 세우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이 어느 상황에서건 내가 우선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기본이 평등성인 것이고, 그보다 더 귀한 마음이 자비이니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자칫 J가 멀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런 생각 역시 망상이고 부정적인 생각이다.

J는 내게 이런 가르침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또 여러가지 부분에서 내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다.

 

 

라면을 끊겠다! 라고 다짐하면서도 그럴 수 있을까 의심하는 마음이 들지만,

어쨌거나 오늘부로 라면을 끊을 것이다.

어릴적에 느꼈던 모오든 결핍감(지금까지 계속 이어지는)이 라면에 대한 집착으로 드러나는 것 같다.

라면은 짠맛에 느글느글한 밀가루 반죽 뭉탱이일 뿐.

나쁜 인자를 잘못 심어서 여지껏 고생했으니, 이제부턴 반드시 좋은 인자를 심어서 어렵지 않게 나아갈테다.

 

 

지극한 마음으로 불법승 삼보에 귀의합니다. _()_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참회합니다. _()_

평등성을 모르고 나와 남을 분별하는 어리석음을 깊이 참회합니다. _()_

부처님 가르침을 따를 수 있는 기쁨에 감사합니다. _()_

지금의 수준보다 멀리도 뒤쳐지지도 않게 꾸준히 나아가서

끝내는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자비의 삶을 무량하게 펼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_()_

옴아훔!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