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2016. 10. 1. 19:54


엄마랑 달마산에 있는 미황사에 다녀왔다. 돌아가는 길에 땅끝에 들릴 계획이었는데,  도솔암으로 향하는 이정표를 보고 방향을 바꾸게 되었다.

 
가는 길에 만난 풍경. 전혀 예상치 못했던 풍경이라 더 압도되었던 것 같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날이 흐리긴 했어도 이정도의 안개가 낀 날씨는 전혀 아니였기 때문에.



이제껏 만난 풍경 중에 이토록 신비한 느낌은 처음이었다.
자욱한. 흰. 아스라한. 적요한. 고요함. 환한. 신비로운. 신령스러운. 희뿌연. 그윽한. 경외감. 편안함. 깨어남. 수묵화.
안개가 자욱한 산길을 걷고 있자니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다. 초록의 산도 좋지만 온통 어둡고, 어두우면서도 그토록 흰 산은 새로웠다. 이렇게 사방이 온통 새하얀 곳은 처음 봤다. 특히 비어있는 허공은 희어서 더욱 투명했다.



찢어진 청바지에 거적대기 같은걸 걸치고 이곳에 있는 내가 이질적으로 느껴졌지만, 이런 나를 내치는게 아니라 산 전체가 품어주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곳에 있으니 소란스러운 세상 일 같은 건 모두 잊을 수 있을듯 했다. 이토록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작은돌 하나를 올려놓고 소원도 빌어보았다.

이런 곳에 있으니 절로 투명해지는 마음.
살아있는 산.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모든 잘못들을 참회합니다.
오랜 습관이 되어버린 짜증내는 마음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_()_
이토록 투명하고 적요한 풍경을 만날수 있는 환희로움에 감사합니다.
온 마음이 청정해지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