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getus2011. 4. 27. 10:35

 

                                                                                                 빈센트 반 고흐, 씨 뿌리는 사람




내가 농사를 지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 건 언제부터 였을까? 모르겠다.
단순히 작은 텃밭과 꽃밭을 가꾸며 살고싶다고 생각했을때부터? 아니면, 
도시적인 것들을 거부하고 다시 원시시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친구들과 장난치던 그때?
(그럼 우리 옷 벗고 낙엽으로 가리고 장구치는거냐며-.-)
그것도 아니라면,
독서토론모임을 하면서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왜 농사를 지으려고 하는가?

'귀농'이란 건, 다시 농사를 짓는 것. 그러니까 나는 해당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으므로 다시 지으러 '돌아가는' 건 아니니까.
그래서 귀농학교 입학식이 있던 날 자기소개를 할때

"저는 귀농이라기 보단 농부가 되고 싶어요."라는 말을 했던거다.

아 그런데,
어제 수업을 듣고 보니 귀농의 의미가 그런 것이 아니였다.

귀농이란,
흙, 자연과 함께하는 삶으로 돌아가는 것
선택할 수 있는 직업들 중 하나가 아니라 '삶을 바꾸는 것'
이것은 가치관과 삶의 양식의 변화이다.
돈에서 생명으로, 물질에서 정신으로, 소유에서 존재로
내 힘으로 잘 사는 것, 남의 손에 내 목숨줄을 맡겨두지 않고 스스로 건강하게 사는 것.

귀(歸), 즉 '돌아간다'는 말은, 그 돌아가는 곳이 '제자리'일때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
농(農)이 '내 본래의 자리'라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아야 행복한 귀농이 되는 것이다
.
그 자리는 근원과 생명의 자리다.
귀농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자연스러운 삶의 단순성을 되찾아야만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에어컨 틀 돈 벌러 갈 시간에 숲 속 냇물에 발을 담그며 늘어지게 낮잠을 자는거다.

인간이 이루어 놓은 문명 중에 스스로 창조해 놓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모두 자연으로부터 약탈해서 만들어 놓은 것일 뿐
때문에 자연에서 멀어지고, 병든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이병철 선생님께서는 농업만이 삶이 지속될 수 있는 유일한 방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귀농을 해야하는 '가슴뛰는 이유 10가지'를 이번 19기 수업이 끝날때까지 꼭 생각해보라고 하셨다.
 
나는 농사짓는 일을 언젠가부터
너무 '당연'하고 '꼭 그래야만 할 것 같다'고 무의식중에서 여겨왔던 것 같다.

곡류, 과채류의 씨나 모종을 심어 기르고 거두는 일이 어째서
근원으로 돌아가는 일인지, 그리고 왜 그래야만 하는지

다시 곰곰이 생각해봐야 겠다.






 (2강, 이병철, "귀농_근원으로 돌아가기" 수업을 듣고 정리_)

 

Posted by 보리바라봄
vegetus2011. 4. 14. 21:03




p. 18

 

 그날 밤, 나는 지구가 병들고 있음을 말해주는 이런 징후들이 예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서로 무관한 것이 아니며, 또 그 징후들을 두루 일으키는 거대한 원인이 하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소비하는 물건으로부터 단절되어 있다는 사실이 바로 그 원인이라는 깨달음이었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식량을 직접 가꿔야 된다고 가정해 보라. 그러면 식량의 3분의 1을 허비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영국의 통계를 보면 현재 식량의 3분의 1이 허비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탁자와 의자를 당신이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상상해보라. 그럴 경우 실내 장식을 바꿀 때마다 탁자와 의자를 새로 장만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고급 쇼핑가에 진열된 의류 천을 무장 군인의 감시 아래 짜는 어린이들의 얼굴 표정을 볼 수 있다면, 아마 우리는 그런 의류를 아무 거리낌 없이 사기는 힘들 것이다. 돼지가 도살되는 환경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베이컨 샌드위치로 쉽게 손을 뻗기 어려울 것이다. 또 식수를 직접 정수해서 마셔야 한다면, 식수원을 오염시키는 행위는 좀처럼 하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vegetus2011. 1. 14. 14:07


채식하는 고양이를 본 적이 있는데, 세상에 채식하는 사자도 있다.
이름은 리틀 타이크:)







아래는 지식채널e






Posted by 보리바라봄
vegetus2010. 11. 11. 00:14






虱犬說  슬견설

 

客有謂予曰 : "昨晩見一不逞男子, 以大棒子椎遊犬而殺者, 勢甚可哀, 不能無痛心. 自是誓不食犬豕之肉矣."

객유위여왈 : "작만견일불령남자, 이대봉자추유견이살자, 세심가애, 불능무통심. 자시서불식견시지육의."

 

손님이 와서 나에게 말했다.

"엊저녁 한 불량한 사내가 큰 몽둥이로 돌아다니는 개를 쳐서 죽이는 것을 보았는데,

보기에도 너무 애처로와 마음 아프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부터는 개나 돼지의 고기를 먹지 않기로 했습니다."

 

 

予應之曰 : "昨見有人擁熾爐, 捫虱而烘者, 予不能無痛心. 自誓不復捫虱矣."

여응지왈 : "작견유인옹치로, 문슬이홍자, 여불능무통심. 자서불복문슬의."

 

 나는 그 말에 응하여 대답했다.

"지난번에 어떤 사람이 불이 이글이글하는 화로를 끼고 앉아서,

이를 잡아서 그 불 속에 넣어 태워 죽이는 것을 보고, 저는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다시는 이를 잡지 않기로 맹세했지요.

 

 

" 客憮然曰 : "虱微物也. 吾見厖然大物之死, 有可哀者, 故言之. 予以此爲對, 豈欺我耶?"

객무연왈 : "슬미물야. 오견방연대불지사, 유사애자, 고언지. 여이차위대, 기기아야?"

 

 손님은 멍해지더니 말하였다.

"이(虱)는 미물입니다. 나는 커다랗게 큰 것의 죽음을 보고,

애처로운 것이 있어서 한 말인데, 당신은 이런 따위로 맞대는구려. 어찌 나를 놀리는 것이요?"

 

 

予曰 : "凡有血氣自黔首于牛馬猪羊昆蟲螻蟻, 其貪生惡死之心末始不同.

여왈 : "범유혈기자검수우우마저양곤충루의, 기탐생오사지심말시부동.

 

내가 말하였다.

"무릇 피와 기운이 있는 것이라면 사람으로부터 소 · 말 · 돼지 · 양이나, 땅강아지 · 개미에 이르기까지,

살기를 원하고 죽기를 싫어하는 마음이 모두 다르지 않습니다.

 

 

豈大者獨惡死而小則不爾耶?

기대자독오사이소즉불이야?

 

어찌 큰 놈은 죽기를 싫어하는데, 작다고 그렇지 않겠습니까?

 

 

然則犬與虱之死一也. 故擧以爲的對. 豈故相欺耶.

연즉견여슬지사일야. 고거이위적대. 기고상기야.

 

그런즉, 개와 이의 죽음은 한 가지입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서 맞대어 본 것이지요. 어찌 그런 까닭으로 서로 기만하겠소이까?

 

 

 子不信之, 盍齕爾之十指乎! 獨無指痛而餘則否乎?

자불신지, 합흘이지십지호! 독무지통이여즉부호?

 

그대가 믿지 못하겠다면, 그대의 열 손가락을 깨물어 보지 않겠습니까?

엄지손가락만이 아프고 그 나머지는 아프지 않을까요?

 

 

 在一體之中無大小支節均有血肉, 故其痛則同.

 재일체지중무대소지절균유혈육, 고기통즉동.

 

한 몸에 붙어 있는 크고 작고 할 것 없는 가지와 마디에 골고루 피와 살이 있으므로, 그 아픔은 같습니다.

 

 

况各受氣息者, 安有彼之惡死而此之樂乎?

황각수기식자, 안유피지오사이차지락호?

 

하물며 각기 기운과 숨을 받은 것인데, 어찌 저것은 죽음을 싫어하는데 이것은 좋아함이 있겠습니까?

 

 

子退焉, 冥心靜慮. 視蝸角如牛角, 齊尺鷃爲大鵬.

자퇴언, 명심정려. 시와각여우각, 제척안위대붕.

 

그대가 물러나거든, 눈 감고 고요히 생각해 보십시오.

달팽이의 뿔을 쇠뿔로 보고, 메추라기를 대붕(大鵬)으로 나란히 여겨 보십시오.

 

 

然後吾方與之語道矣.

"연후오방여지어도의."

 

연후에 나는 비로소 당신과 함께 도(道)를 이야기하겠습니다."

 

 

 

내용출처 : 李奎報,《국역 東國李相國集》, (3) 민족문화추진회, 1978

 



Posted by 보리바라봄
vegetus2010. 7. 27. 23:58


제목이 너무 좋아서 그대로 따라해 보았다.

그런데 고양시 백로 참사 소식은 화가 난다.

어느 것 하나 내것이 아니라 네것도 아니라

모두의 것 이라고.

그렇다면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이 세상 온 우주 모든 것이 아기 백로의 것 인데,

하얀 백로들이 둥지를 잃고 말라 죽었다.

알에서 깨어 나오질 못했다.

자기 땅도 아니고 자기 나무도 아니면서 다 베어버리고.

대체 얼마나 벌을 받으려고, 얼마나 잘 먹고 잘 살려고?

이 세상 온 우주 모든 것이 아기 백로의 것인데...


http://boribook.tistory.com/192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