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2012. 1. 18. 10:31



디즈니 애니 '피터팬'




아기의 첫 웃음이 천개의 조각으로, 그리고 그 조각들은 요정이 되어 …





p.227-228 
"피터 팬! 넌 도대체 누구이며, 어떤 놈이냐?'
후크가 쉰 목소리로 외쳤다.
"나는 젊음이요, 기쁨이다."
피터는 생각나는 대로 지껄였다.
"나는 알을 깨고 나온 작은 새다."
물론 아무 뜻도 없는 헛소리였다. 하지만 비참한 후크에게는 이 말이 피터가 자신이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는 걸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였다. 이런 태도야말로 품격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2. 1. 7. 09:25



영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올 초 개봉




p.225
 내가 낙담한 건가? 실은 겁을 먹었을 뿐인가? 그러한 혼란에 휘둘리다보면, 이도 저도 알 수 없는 애매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하지만 이 특수한 물만 있으면 오렌지색이 된 손을 보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난 행복해! 실은 내내 행복했던 거야! 정말 다행이야!

p.232
 "아빠의 영혼이 거기 있잖니." 그 말에 진짜로 화가 치밀었다. "아빠한테 영혼 따윈 없었어요! 세포뿐이었다고요!" "아빠의 기억이 그곳에 있어." "아빠의 기억은 여기에 있어요." 나는 내 머리를 가리켰다. "아빠는 영혼이 있어." 엄마는 우리가 대화한 내용을 뒤로 감듯이 말했다. "아빠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이제 그 세포들은 지붕 위에, 강물 속에, 뉴욕에 사는 수백만 명의 폐 속에 있어요. 사람들은 말할 때마다 아빠를 들이마시고 있는 거라고요!" "그런 말을 해선 안 돼." "하지만 사실인걸요! 사실인데 왜 말하면 안 돼요!" 

p.309
 땅 위에는 갓 태어난 아기들이 내쉰 첫 숨결과 죽어가는 이들이 몰아쉰 마지막 숨결이 눈 같은 결정이 되어 깔려 있지.

p.322
 너를 볼 때면, 내 삶이 이해가 되었어. 나쁜 일조차도 다 이해할 수 있었어. 너란 존재를 이 세상에 있게 하기 위해 그 모든 것이 다 필요했던 거야.




/ 
정말 영특하고 사랑스러운 9살 꼬마가 나온다. 9.11테러로 아빠를 잃은 주인공 오스카와 전쟁으로 인해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 했던 할아버지, 그리고 할머니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나온다. (아 그래서 내가 헷갈렸다. 절반을 넘게 읽고 나서야 누가 누구한테 말하는 건지 감이 잡혔다 T.T)
상처가 가득한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끝내는 따뜻한 감성으로 마음을 가득 채워준다.
무엇보다 톡톡튀는 생각과 책의 독특한 구성이 끌린다. 통찰력이 뛰어난 작가다.
게다가 채식주의자 주인공이라니 ㅋㅋ (이런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지진 않는다^^)
작가의 다른 책도 봐야겠다:)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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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관심이 생기고 그러면 알게 되니까 이해도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사랑 =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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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된 순간의 포착, 느림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2. 1. 4. 21:32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中




p.259
 이 편도 아니며, 저 편도 아니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결국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으로 받아들여 괜히 허무적인 관념에 젖어들거나, 혹은 이 편이 아니라고 하면 저 편으로 기울고, 다시 저 편도 아니라면 스스로 이 편으로 다시 기울어 버린다. 바로 이 점이 불교를 어렵게 생각하게 하며, 조금 이해를 했더라도 대개가 엉뚱하게 이해하고 있는 이유가 된다 하겠다.
 그것은 '무엇'이라 고정할 수 없다는 의미이며, 또 놓여진 상호아과 인연을 떠나서는 그 특성 또한 '무엇'이라 설명할 수 없는 것이기에 다만 '이름한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이 도리는 스스로의 공부 끝에 마음의 눈이 열리지 않고는 단지 이론적인 학습과 생각의 반복만으로는 결코 얻어지지 않는다.





더딘 걸음,
느릿느릿 한 걸음 씩.
부처님 말씀을 읽는데는 속도가 안난다 ㅠ_ㅠ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1. 12. 21. 14:56



                                                  복을 주다, 마른꽃잎과 펜드로잉, 백은하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1. 12. 19. 13:16


p.68-69
 14세기에 교회는 "교육을 받지 않은 여성이 사람을 치유한다면, 그녀는 마녀이므로 마땅히 죽여야 한다"고 선언했다. 죽음의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치유술을 행하거나 상식과 지혜를 나누는 것을 카톨릭 사제들과 프로테스탄트 목사들은 금지했다.
 이른바 마녀들이 평생을 치료법 연구에 바쳤다는 사실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들은 우주 만물의 질서를 공부하고, 씨앗이 나서 자라며 행성이 하늘을 운행하는 것을 연구하고, 동물과 새·벌의 생활 습성을 자연 상태에서 관찰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스승은 자연과 전통이었다. 사제들이 해석해 주어야 하는 성경이 아니었다. 인쇄기가 존재하지 않던 때였다. 지식과 역사의 전달은 모든 권능을 갖춘 사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민간치료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졌다.


p.72
 무식하고 실력 없는 의사들은 수세기 동안 계속해서 슈거 블루스 증세를 마술 탓으로 돌렸다. 간단한 치료법을 무시해 버리고, 3세기 동안 의료계의 악당들은 그리스어와 라틴어 증세명으로 진짜 바벨탑을 세웠다 : 정신분열증, 편집증, 긴장증, 치매, 신경증, 정신병, 정신신경증, 만성 심마진, 신경피부염, 발작성 빈맥 - 이 모든 것을 악(惡) 자체라며 난자한 것이다.


p.157
 ※ 베리베리: '쇠약하다'는 뜻의 네갈어
 베리베리병을 미지의 전염병이며 현대 과학의 힘으로 정복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오로지 제국주의 식민주의자, 유럽 테크놀로지의 전도사들, 서양의 위대한 과학 천재들뿐이었다. 처음에는 열대질환으로 분류했지만, 기생충에 의한 감염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제안된 치료법만 해도 키니네, 비소, 방혈 요법, 냉수 주수 요법, 증기욕, 일광욕, 스트리키니네(※작은 척추동물을 죽이기 위해 살충제로 사용되는 무색의 알칼로이드 결정), 마사지 등이 있었다.


p.184-185

위와 치아를 상하게 하는 독소가 들어 있는 코카콜라 같은 상품의 광고캠페인은 서양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일이다. 정말 환상적이지 않은가.그들은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 환상을 빚어낸다. '코카콜라만이 진짜(Coke is the real thing)'라는 환상. 방대한 연구 끝에 콜라 회사 간부들은 이 부질없는 플라스틱 세상에서 미국 젊은이들이 진정 의미 있는 그 무엇을 갈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어느 똑똑한 광고업체 간부가 '그것은 바로 코카콜라!'라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그렇다. 6세에서 19세 사이의 젊은이들에게 이 생각을 반복적으로 주입하여 젊은이 97퍼센트의 치아를 노인처럼 왕창 썩게 만들어 보자.

 광고에는 진실이 없다. 콜라를 마시기 전에는 얼굴이 깨끗했다면서 주근깨투성이의 소년이 카메라 앞에서 증언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이러다가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길 지경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콜라를 끊을 수 없다는 하소연을 담아야 진실한 광고다. 어린 소녀가 뉴저지에서 만든 오렌지색 음료수 캔을 들고 나와서 "색소를 넣어서 이렇게 예쁜 오렌지색이 나요"라고 말하는 광고는 어떨까? 콜타르 인공 향미료를 넣어 몸에는 나쁘지만 그래도 먹어 보라고 권하는 이유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솔직히 이야기해야 진실이 아닐까? 진실이 담긴 광고를 내보내면 주요 3대 방송사를 비롯하여 500종도 넘는 잡지, 수천 개도 넘는 신문, 수만 개도 넘는 기업이 망할 것이다. 그러므로 광고에는 진실이 등장할 수 없다.


p.186 

 그 다음에는 설탕은 화학적으로 순수하다는 광고를 내보냈다. 아이보리 비누의 순도는 99.44%이지만 설탕은 99.9% 순수하므로 매일 먹는 것 중 이보다 더 순수한 식품이 없다는 논리였다. 정제 과정에서 미네랄·소금·섬유소가 사라진다는 명백한 사실 외에 '순수(pure)'에 또 다른 의미가 있을까? 설탕 업계는 순수라는 뜻에 새로운 견해를 덧붙인 모양이었다.

 설탕 업계는 '순수'라는 말을 사랑했다. 과학자와 평범한 사람의 '순수'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꿀병에 '순수하다'고 쓰여 있을때의 그 의미는, 꿀벌에게서 얻은 자연 그대로의 꿀로 설탕을 섞어 양을 늘리지도, 벌의 먹이가 될 꽃에 해로운 화학물질을 뿌리지도 않았다는 뜻이다. 요오드나 철, 칼슘, 인, 등의 미네랄이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사탕수수와 사탕무가 정제 공정을 거치면 화학적으로 순수한 성분만 남는다. 화학 실험실에 비치할 만큼 순수한, 모르핀과 헤로인 같은 '순수'함. 화학적 순수함이 갖는 영양 가치는 무얼까? 설탕 업자가 답해 줄 리 없다.




요즘 설탕에 대한 집착이 심하다 싶어 끝에 고른 책!
예전부터 '읽어야지'했던 책이다.
슈거블루스는 설탕 섭취에서 비롯된 정신·육체적인 복합적 질병을 부르는 말이다.
나는 설탕을 별로 먹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이상 먹은 것 같다.
음료, 커피, 과자, 초콜렛... 이것들은 내가 다 좋아했던 것들이고 최근에는 사탕에까지 손을 댔다;
흐으- 설탕 하나에 이렇게 무시무시한 역사와 병이 숨어있는 줄 몰랐다.
진작에 읽을 걸! 문장도 참 감칠맛 나고 재미있다:D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