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getus2015. 5. 30. 16:31

 

 

 

(여여산방에서 묵는 동안 찍은 몇 장의 음식 사진.)

 

 

 

* 오신채 : 파, 마늘, 양파(흥거), 달래, 부추.

(불교에서는 마음을 들뜨게 하는 다섯가지 음식을 먹지 않는다.) 

 

 

 

 

1. 상큼한 소스와 색감이 잘 어우러진 채소를 곁들인 청포묵 무침.

   청포묵은 녹두로 만든 묵인데, 녹두는 숙주나물이 되기도 한다.

   식재료 고유의 향이 살아있으면서도 짱 맛있음.


 

 

 

 

2. 도토리묵 무침. 

   이것도 맛있...


 

 

 

 

3. 나물 비빔밥. 


 

 

 

 

 4. 새콤 달콤 입맛을 돋구는 비빔국수. 


 

 

 

 

5. 정갈한 아침 밥상. 유기농 고사리와 막 구운 가지전의 맛이 일품.

   엄청 뜨거운 가지전을 호호 불어먹는 것도 재미다. (깜짝 놀랄 만큼 뜨거움)

   가죽나무전 사진이 없다... T-T


 

 

Posted by 보리바라봄
vegetus2015. 5. 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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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배가 너무 많이 아팠다.

살아오면서 몸이 아픈 기억은 그다지 없는 편인데 이렇게 아프다 보니 별 생각을 다 하게 되고 감성적으로 풍부해졌다.

말 한마디, 시선 하나에 상처를 받을지 감동을 받을지가 결정 되는 듯 했고 이런 결정 또한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는 걸 알았다.

 

상한 식빵인 줄도 모르고 먹은 내가 어리석다. 옆에서 그렇게 말리는데도 '괜찮다'며 먹더니 결국 이렇게 됐다.

이걸 계기로 '음식을 아끼는 마음'과 '지지리 궁상'을 구분할 수 있겠지... ;P

 

누워서 숨만 쉬는대도 힘이 들고 숨소리가 고르지 않다는게 느껴졌다.

기운이 없어서 허리를 구부리고 걸어가니까 ㅂㅂ할아버지가 "아이고 지팡이 집고 가야되겠네" 하시는데,

그 와중에 그게 너무 웃겼다. ㅋㅋㅋㅋㅋ

 

온전히 쉴 수만 있었다면 약을 먹지 않고 이겨낼 자신이 있었는데, 그럴 수 없었으므로 결국 병원을 찾았다.

정신이 없었는지 내과가 아닌 이비인후과로 들어갔는데, 내가 제대로 앉아 있질 못하니까 친절히 대해주신 간호사 분이 생각난다.... 그런데 '뭐야' 싶었던 건 내가 배탈이 났다고 했음에도 접수를 받아주셨다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바로 옆에 내과와 나란히 붙어 있다는 걸 토하고 나오는 화장실에서 알았다. ㄱ- 그래서 접수를 취소하고 내과로 가서 다시 접수.

 

내과 의사는 항생제 부작용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나는 없다고 대답하면서 꼭 먹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먹어야 할 이유가 있으니까 먹으라는거예요"라며 정색을 했다. 체.. 먹어야 할 이유가 있으면 먹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는거고, 부작용 또한 그 이유 중에 하나일텐데. 이걸 모르는게 아닌 눈치라 그냥 네, 했다. 초스피드 진찰을 받고 나서 계단으로 내려오는데 바로 아랫층 약국이 '아'하고 입을 벌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약을 2틀분이나 지어주셨는데 그 중에 딱 하나만 먹고 나머지는 다시 약국에 가져다 드렸다.

 

조퇴를 하고 나서 집에서 쉬다 보니 배 아픈건 많이 좋아졌고, 그 다음으로 찾아온 건 오한과 몸살. 몸을 따뜻하게 하라는 말이 생각이 나서 겨울 옷을 입고 보일러 온도를 올렸다. 그랬더니 땀이 나면서 금새 몸이 가벼워 졌다. 아 이런 지혜라니 :)

 

사람들이 보호해줄 사람이 없을까봐 걱정을 많이 해줬는데, 정작 나는 괜찮았다. 안 괜찮았던 점은 엄마의 '어찌 배탈이 났어'라는 한마디 였는데, 이 생각을 하니까 또 눈물이 나려고 한다. ㅋㅋㅋㅋ

 

아 몸조심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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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잡식 가족의 딜레마'를 보고 왔다. 이런 영화는 관심이 아니면 보기 힘든 영화일거다. 이 영화를 처음 알게 됐을 땐 '나 정도의 관심이면 안봐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보려는 의지가 그다지 없었다. 그러다가 뭐 때문인진 몰라도 꼭 봐야겠다 싶어 급하게 주변에 같이 볼 사람을 찾았는데 결국 실패했다. 그래서 혼자 본 영화. 그런데 이번 혼자의 경험은 지난번보다 훨씬 '당당'하고 '즐거워'서 참 기분이 좋았다. 히히히... 연금술사에서 느꼈던 삶의 비밀이 드러나는 듯한 그런 뭔가가 또 나온 것 같은.

 

영화를 보면서 어찌나 찔찔 울었던지. 채식을 해오면서 느꼈던 어려움이나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달 됐다. 제일 먼저 눈물샘이 터진 부분은 '축산 공장'이 아닌 '축산 농장'을 운영하는 0.1%의 할아버지가 나오셨을때다. 나는 저런 마음을 가진 사람을 보면 그렇게 눈물이 난다. 끝까지 보고 나니 농장 속에서도 안타까운 장면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말로만 들었던 '돼지'라는 동물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자칫 민감할 수 있는 소재를 영화화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이지 않게, 현실적으로, 담담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풀어낸 점이 정말 좋았다.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던져주었으므로 두 번 세 번 보아야지 그냥 지나치지 않고 깊이 안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국내 포스터(왼쪽)와 해외 포스터(오른쪽).

 

 

 

 

 

영화 <잡식 가족의 딜레마> 메인 예고편

 

 

 

Posted by 보리바라봄
vegetus2015. 3. 22. 20:53

 

 

히 - 미세먼지 그득한 일요일. 뿌연 봄이라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봄이다.

간만에, 정말 간만에 만난 사람들. 

한 시간에 한 번 다니는 187번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산길을 지나 도착한 담양. 완전 좋다.♥

이번엔 몰라서 더 멀리 돌아 갔지만 담엔 225번 버스를 타고 가봐야지.

이렇게 저렴하게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니! :D

 

 


 

ㅋㅋㅋ 두 사람은 어찌 나오든 상관하지 않고 나 혼자 셀카.

근데 나도 찐빵 ㅋㅋㅋㅋㅋㅋ 

 

 

정말 오랜만에... 담양의 '소쇄원채식뷔페'에 들렀다.

흔히 찾을 수 없는 귀한 음식점. 귀하디 귀한 곳.

그곳에서 귀한 분들과 만났다.

 

 







 

정말 오랜만에 이뤄진 '자연호흡팀'의 만남.
'에너지 사용양 줄이기, 물질 문명 속에서 당당하기, 어려움 없이 자라면 남을 배려하기 힘들다, 책임감은 곧 인내심, 생각을 바꿔야 행복해진다.' 나눴던 대화 속에서 기억에 남는 것과 내 생각을 메모.  

 

교수님과 가족이 된다는 부러운 분이 한명 더 있었는데 가방만 나왔다.

내가 "가족이 되신거예요?" 했더니 교수님은, "너희도 다 가족이야." 하셨다.

 

 

 

 

그토록 좋아했으면서 1년이 넘도록 연락 한번 제대로 하지 않고 매정하게 돌아섰던 나.

나는 당당하지 못했다. 부끄러워서 얼굴을 마주할 용기가 나질 않았다.

그렇게도 예쁘게 봐주셨는데, 그에 부응할 자신이 없었다.

그랬는데도 교수님은 말없이 기다리고 계셨나 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함께했던 두 사람을 배신하고 (미안) 몸 편히 교수님 차를 얻어 타고 갔다.

우리 집까지 데려다 달라고 할 생각은 없었는데 집 부근까지 데려다 주셨다.

돌아가는 길에 "내가 정아를 만났네" 하는 교수님께 그간의 일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라,

대략 '서운'하다는 뜻을 담은 두 글자로 된 단어의 기분이셨냐고 물었는데 (정확한 단어가 기억 나질 않는다.)

"엄청"이라셨다.

 

연락을 드릴걸 그랬다는 하나마나 한 대답을 하고서 차마 죄송하다는 말씀은 드리지 못했다.

 

내가 아는 살아있는 사람들 중에 가장 존경하는 분. 보잘것 없는 나를 처음으로 귀하게 여겨주신 분.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한동안 가만히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길 만큼 긴 여운이 남는 만남이었다.

 

그간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빠져들기만 하는 바람에 긴 여백이 있었지만, 이제는 어떤 바람이나 기대를 담지 않고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기쁘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vegetus2015. 2. 9. 22:04

 

 

이히 -

처음으로 방에 꽂을 꽃을 샀다.

분홍색 카네이션을 사고 싶었는데 다 떨어지는 바람에,

말려도 색이 그대로인 꽃 스타티스와 오래토록 갖고 싶었던 유칼립투스로 대신했다.

으흐흐. 좋아라. 처음 사서 양 조절에 실패했다.

얼마 안돼 보이길래 유칼립투스를 한 단 샀더니 양이 너무 많다;

졸지에 집 안이 숲이 된 듯한… ˘-˘ 하하.

더 적은 양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알았다.

 

 

아 좋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약국도 들리고 마트에도 들렸는데 아주머니들이 다 예쁘다고 말씀해 주셨다.

꽃은 역시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존재다.

집 근처의 약국인데도 처음으로 가보는 곳이었는데,

진통제를 달라고 했더니 다른걸 추천해주시면서 그게 훨씬 좋다고 그러셨다.

당신은 몸에 좋은 약을 팔고 싶은데 내가 사려는 건 몸에 좋은 게 하나도 없는 약이라시며.

그런걸 팔아야 본인도 뿌듯하다면서 말이다.

하하하하하.. 고맙긴 한데 일단은 사려던 것으로 샀다. 가격 차이가 10배가 넘는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추천해 주신게 이익일 것 같지만 일단 코 앞의 손익에 눈이 멀어 ㅋㅋㅋㅋ

문을 열고 나오면서 멋있는 아주머니라고 생각했다.

완전 내 취향 아주머니 '-'

이거 다 먹으면 담엔 그걸로 사다가 먹어봐야지.

 

 

꽃 자랑은 하고 싶고 사진 찍는 기술은 없고 그래서 막 찍은 사진들.

 


어차피 버릴건데 비닐포장은 빼는게 좋겠다.

 

 

우람한 유칼립투스 나무.



 

유칼립투스가 너무 많아서 스타티스랑 주렁주렁 매달아 놨다.

아직 시들지 않아서 곧바로 매달아 놓기가 아쉽기는 한데,

이대로 말라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예뻐.

 

 

책상 화장대에도 하나.

히히히힣히..

 

 

 

늦은 요가를 다녀왔다.

늦은 반은 집에 들렸다 다시 나가야 해서 귀찮게만 생각했는데,

옷을 한 번 덜 갈아입어도 된다는 점에서는 좋다.

 

 

버섯양배추 국을 끓이고 자야한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vegetus2015. 1. 25. 20:51

 


연습장에 낙서

 

 

유칼립투스 어린 모종과 씨앗, 램즈이어 씨앗을 구입했다. ˘-˘ 올 봄엔 목화씨도 심을거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