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getus2012. 9. 5. 14:53

양배추 김밥이라고 검색하면 김 대신 양배추로 말아 먹는 김밥이 주로 나온다.
그런데 내가 만든건 양배추 속재료를 넣어 만든 김밥! '-'

오이를 사러 생협에 갔는데 오이가 없었다. 시금치도 없고 대체할만한 녹색 채소가 하나도 없어서 고민하던 차에눈에 확 들어온 보라색 양배추! 양배추 김밥을 싸기로 결정했다.

양배추는 표고버섯과 다시마, 소금을 넣어 끓인 물에 살짝 데쳐서 준비했다.
그리고 밥 양념에 '들기름, 소금 + 매실청'을 넣어봤다.
은은하게 상콤 달달한게 생각보다 더 맛있다!

도시락을 싸고 남은 재료로 만거라 두부가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녹색 재료가 없어서 냉장고에 있던 깻잎 볶음을 넣어서 만들었다. (들기름, 소금, 물로만 볶음) 그냥 먹을땐 맛이 별로였는데 김밥 속재료로 넣어 먹으니 맛있다.
 

보라색 양배추와 주황색 당근만으로 충분히 화려하다:D
 

이건 김치김밥:~)

노~란 겨자가루랑, 붉~은 비트를 이용한 김밥을 만들어보고 싶다. ♥





 
Posted by 보리바라봄
vegetus2012. 9. 5. 14:40

불린 현미를 가루로 내서 반죽해 만드는 현미쿠키!

* 만드는 방법
1. 현미를 불린다. (취향껏 불리면 된다. 4~12시간 정도)
2. 불린 현미의 물기를 따라내고 곱게 간다.
3. 입맛에 따라 견과류, 쨈, 건과일 등을 넣고 반죽한다.
(찰지게 하기 위하여 조청을 넣기도 했지만 식감이 떡처럼 되므로 주의)
4. 달궈진 후라이팬에 노릇노릇 굽는다. (별도로 기름을 두를 필요는 없다)

그래서 만든 것이,

호두와 아몬드 등을 넣어 만든 견과류 쿠키 
 

카카오현미쿠키. 생협에서 사온 카카오 초콜릿을 냉장고에 넣었다가 잘게 부숴 만들었다.

 

하트쿠키
 

매실청과 매실을 잘게 썰어 넣고 만든 매실현미쿠키, 딸기쨈&블루베리쨈 쿠키 



현미쿠키는 막 만들었을때가 제일 맛있다. (특히 카카오!)


오븐을 이용해서 과자를 만들어보고 싶다. 좀 더 맛있는 걸로'-'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2. 8. 30. 21:29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팍팍 깨주는 책!
 

1. 똥거름이 채소에게 좋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보다. 저자는 오랜기간 숙성되지 않은 가축 등의 분뇨가 문제가 된다고 말한다. 농사짓는 사람 대부분이 그런 식으로 사다가 농사를 지으니까. 대신 집에서 직접 만든 제대로 숙성된 똥거름은 괜찮을 것 같다. 동물성 비료보다는 식물성 비료가 낫다고 한다.


2. 벌레가 끓는 이유는 없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에 치유해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헐... 우리집 채소들도 많이 아픈거였구나 ㅠㅠ 출처도 모르고 썼던 비료들 때문에... 벌레가 먹으면 건강한 채소인 증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다! 
사람이 아픈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없어야 할 것이 몸에 있기 때문에 내보내기 위해서라고 …  그러니 오히려 기뻐해야 한다고.

- p.15 자연재배의 개념은 이렇다. '불순물'이 들어 있지 않은 채소는 병에 걸리지 않고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벌레는 채소에 병의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는 존재이며, 병은 '불순물'을 내보내려는 정화 작용이다.

  p.26 비료나 농약은 분명 효과가 좋다. 하지만 자연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비료를 주었기 때문에 벌레가 꼬이고, 그러고 나면 벌레를 없애기 위해 살충제가 필요해진다. 


3. 진짜 좋은 흙에는 지렁이가 살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지렁이가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지렁이가 흙을 기름지게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흙에는 지렁이가 살지 않는다. 헉.

- p.24 풀은 땅을 진화시키기 위해 나는 것입니다. 작물에 적합한 땅이 만들어졌다면 잡초는 자연히 없어지는 법이지요.

  p.83 흙은 자연에 가까울수록 따뜻하고 부드럽다. 더불어 자연재배로 바꾼 생산자는 한 가지 사실을 더 실감할 수 있다. 바로 벌레가 줄었다는 점이다. (…)
  흙이 진화할 때 지렁이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렁이가 굳이 일하지 않아도 되는 흙이야말로 농작물을 기르기에 적합한 흙이다. 


4. 제 스스로 클 수 있는 씨앗에 미리부터 온갖 약과 비료를 뿌리는 탓에 채소는 제대로 크지 못한다. 겉보기엔 굵직하고 때깔 고와보일지 몰라도 맛과 영양은 예전같지 못하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 두면 되는 것을. 더 달고, 크고, 예쁜 결실을 얻기 위해 욕심을 부렸다가 벌레가 꼬이게 되고 결국 약을 치게 되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과 청년들처럼 말이지...   
한번 망가진 흙을 되돌리는데는 최소 3년이 걸리는 듯 하다. 이제 독이 다 빠졌나 싶었는데 10년 후에 또 나오기도 하고.

- p.120 씨앗의 참모습을 되찾으려면 농가에서 직접 씨앗을 받는 수밖에 없다. 농약과 비료를 빼낸 흙에서 자란 채소에서 생산자가 씨앗을 받고 그 씨앗으로 다시 채소를 기르는 것이다. 이 과정을 반복해서 씨앗에 포함되어 있는 비료 성분을 빼내고 스스로 자랄 수 있는 힘을 되살린다. 


5. 채소는 원래 썩지 않는다. 시들기만 할 뿐. 약을 치고 키운 채소가 썩으면 고약한 화약약품냄새가 나고, 똥거름(제대로 발효되지 않은)을 주고 키운 채소에선 똥냄새가 난다고 한다... 반면에 자연재배 채소는 썩지 않고 발효가 된다. 상큼 달달한 향기를 남기며…

 왼쪽부터 자연재배, 유기재배, 일반 재배한 오이.


6. 균에 대해서도 조금 관심이 생겼다. 요즘은 천연 균을 이용한 발효식품을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사정은 어떨까? 보통 슈퍼는 물론이고 대형마트에서도 못 찾을 것이다. 감칠맛이란 균의 오묘한 조화에서 나오는 것이라 한다. 인공 조미료가 아니라!


 p.32
 자연재배 농법의 창시자가 일찍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먹을 것은 산처럼 쌓여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당장 먹을 수 없는 시대가 온다."
: 지금이 바로 그런 시대... 


 p.195
 "그 사람이 싫은 소리를 하니까 나도 할 마음이 안 생겨."
 정말로 '그 사람' 때문일까?
 자신이 끔찍하게 여기는 것에 고마워하기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억지로 감사하라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자연을 둘러보면 그토록 싫어하던 것도 사실은 싫은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고마워할 수 있다. 

 

:: 책을 읽다 보면 의문 가는 부분도 있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분노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도 나는 누구한테 배우지 않아도 혼자 잘 할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것들을 알려주시는 분들 책 몇 권만 있으면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몇년간 수확도 못하고 벌레가 들끓어도 당장 굶어 죽을 상황만 아니라면 참고 기다릴 수 있다. 자연의 힘을 믿을 수 있다.

채식, 농사, 질병, 음식 등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먹거리는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므로 이런건 정규 교육 과정에서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 그럼 이것도 그냥 달달 외우는 지식이 돼버리려나... T-T 경험으로 배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2. 8. 12. 22:34

L'Angelus - Jean-François Millet
L'Angelus - Jean-François Millet by il_baro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p.25
 베지테리안의 번역어로서 '채식주의자'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과연 적절한 것일까? 채식주의자가 '식물성 식품만을 먹는 것'과 베지테리안이 '고기와 생선 등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 사이에는 언뜻 보기에 똑같아 보이지만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실제로는 베지테리안이 먹고 있는 것은 식물성 식품만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 계란이며 유제품을 먹는다. (때로는 약간의 생선을 먹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베지테리안'으로 호칭하는 것은 '생명을 직접 파괴함으로써 얻어지는 음식물을 취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의미에 비중을 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베지테리안이란 "베지테리안의 어원인 '건강'의 의미를 인간의 육체뿐만 아니라 마음과 정신의 건강이자 동·식물에 대한 사랑이며 또 사회와 지구의 건강으로 확장시켜 이를 실천하기 위해 자신들의 식생활에 육류를 포함시키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p.62
 생각하면 남자들은 몇 십만년 동안 동물의 고기를 획득하기 위하여 쓸데없는 노동을 소비하고 불필요한 싸움을 벌여왔다. 거기에서 생긴 지배욕과 독점욕은 먼저 여성에 대해, 나아가 점차 토지와 다른 민족과 나라들로 확대되어 나갔다. 마지막 도착점은 언제나 전쟁과 살상이었다. 그리고 그 희생물이 된 것은 여성과 어린이들이었다.
 여성은 2개의 유방을 갖고 태어난다. 하나는 페미니즘이며 또 하나는 베지테리아니즘이다. 지금까지 인류는 이 부드럽고 따뜻한 유방에서 흘러나오는 젖으로 키워져 온 것은 아닐까.


p.67
 비육식의 사상과 동물애호사상이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다.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고 애완동물을 기르며, 파리와 모기를 잡는 일조차 망설이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알고 보면 육식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또 나처럼 파리나 모기를 싫어하면서 때로는 자기 손으로 잡아 죽이기조차 하는 베지테리안이 있는가 하면 동물의 고기뿐 아니라 동물 그 자체를 싫어하는 베지테리안도 있다.


p.73
 "… 제군들은 바그너가 현대의 수많은 문화적 퇴폐현상이 육식문화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본다는 걸 알고 있나?…. 나 자신이 오늘날 육식을 거부하는 것은 주로 바그너가 이 문제에 대해서 말한 발언에 근거하고 있지. 그리고 난 그의 발언이 전적으로 옳다고 보네. 현대의 수많은 문화적 퇴폐는 아랫배에서 오는 거야. 만성 변비, 고기 중독, 폭음 때문이지. 육류, 알코올, 담배 피우는 불결한 습관을 자제하고 있는 것은 건강상의 이유에서가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신념의 문제라네. "
-H. 라우슈닝『히틀러의 대화』


p.113
 현대 과학자는 종교(힌두교 계율)와 과학(물리학 열역학 제2법칙)이 통합된 견해에 근접하고 있다. 사실 엔트로피(☜)는 2천년 전의 먼 옛날부터 이미 지적되어 왔다. 기원전 4세기, 플라톤은 미래사회에는 엔트로피가 끊임없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그의 저서 『국가』를 요약해 보자.
 사람이 생존하고 생활하기 위한 모든 식량을 개인이 자급자족하는 방법은 언젠가는 반드시 한계에 직면한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공동작업'의 필요성애 대두되고 이에 따라 국가와 사회가 형성되는 것이다. 평화롭고 건전한 국가에서 사는 사람들의 식탁에는, 보리가루로 만든 빵과 밀가루 과자, 소금과 올리브와 치즈를 사용해서 쪄낸 근채류와 야채, 무화과와 완두콩이 올라간다.
 그러나 국가가 사치스러워지면 이 같은 소박한 식사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되고 동물의 고기를 요구하게 된다. 이어서 사냥꾼이 등장하고 돼지를 사육하는 사람이 생겨나면서 본격적으로 가축사육이 시작된다. 인간의 욕망과 사치에 비례하여, 국가와 사회가 커지고 마침내 물욕으로 인한 인간과 인간간의 전쟁이 터진다.
 이런 나라를 플라톤은 한마디로 '염병에 걸려 괴로워하는 국가'라고 이름 붙였다. 역사는 플라톤의 예언대로 진행되었다. 지금 선진 여러 나라에서는 육식의 비중이 매년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동물 사료를 둘러싸고 '곡물전쟁'까지 일어나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동물의 사료에 불과한 옥수수 한 알조차 구하지 못해 굶어 죽는 수만 명의 기아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p. 175
 원주민 사람들은 대지를 대지라고 말하지 않고, 어머니라 말하고 푸른 안개에 감싸인 할머니로 표현한다. 죽은 사람은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결코 대지를 파 헤지는 일따위를 하지 않았다. 포피족과 디네족이 3천년 전부터 살고 있던 땅, 미국 정부가 그곳에서 그들을 강제 이주시킨 이유는 그들의 채굴사업때문이었다. 예로부터 광물질과 더불어 석탄, 석유, 우라늄은 현대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에너지 자원이다. 이로 인해 땅 속은 더욱더 깊이 파헤쳐진다.


p.206
 과연 먹거리로 인해 죽거나 병에 걸리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먹는 행위는 생명을 유지하고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보전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첨가물을 체내로 받아들이는 것은 '먹는다'는 것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뒤집어놓는 것과 같다.


p.214
 우리들은 당연한 것을 원하는 것이다. 안전한 먹거리를 손에 넣을 수 없다는 사실이 이상하지, 그 때문에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도록 요구하는 것이 이상할 것은 전혀 없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원이 더 보편적인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 이 작은 소원을 '이기심'이라고 말한다면 모두가 나서서 이기심을 발휘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안전한 먹거리는 우리 손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p.238~239
 아이들은 하나같이 인간만이 잘 난 존재가 아님을 느꼈다. 인간에게는 동물을 '죽여서' 먹을 수밖에 달리 살아갈 방도가 없는지 의문이 들었다. 다른 생명을 빼앗아 먹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도축된 돼지(아니면 앞서 이야기한 닭(를 보면 누구나가 한번쯤 "불쌍하다" "기분 나쁘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그 고기와 내장과 간장을 먹어보니 하나같이 아이들은 "맛있다"며 좋아들 했다. 아무도 동물을 '잡아' 먹는 것은 나쁘다, 불쌍하고 잔혹하니까 먹지 말자 라는 도식적인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인간이 살아 있는 것을 잡아서 먹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면 그것에 감사하자. 생명의 소중함, 그것을 쓸데없는 것으로 만들지 말자는 것을 배운 것이다.
 잡아 먹히는 동물을 불쌍하게 생각하는 것도 솔직한 기분이고 동시에 그것을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엄연한 진실이다.
 이 수업을 체험한 아이들은 돼지와 완전히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들 인간과 똑같은 동료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앞으로 그들이 먹는 돼지고기는 그냥 돼지고기가 아니고 그들의 친구의 고기인 것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어린아이들에게 생각하게 만들고, 살아 있는 것을 먹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아이들에게 인식시킨 '돼지수업'의 효과는 굉장했다. 물론 이 수업에서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아이들이 나타나길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수업을 끝낸 다음 인터뷰에서 한 남자 어린이가 말했다.
 "살아 있는 동물을 안 먹더라도 식물을 먹으면 되요."
 그러자 또 한 명의 남자 어린이가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식물도 살아 있잖아?"
 결론과 잘잘못이 가려지지 않는 논쟁의 불이 10살 어린이들에게 불붙은 것이다. 이 토론의 불이 꺼지질 않기를 마음속으로 바란다.

 



: 다양한 책과 인물들을 인용하면서 육식이 인류의 문명에 미친 영향을 풀어낸 책이다, 라고만 설명하기엔 너무 아까운 책이다. 언젠가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엮어서 이런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멋진 책이다. 

중도(中道)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지극히 바르고 선한 길을 뜻하는 것이라면, 베지테리안이 이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채식을 한다고 하면 내편, 혹은 나와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채식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동물애호가는 아니며, 동물애호가라고 해서 반드시 채식을 하는 것도 아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채식을 한다.


p.29
농민을 비롯해 가난한 서민들은 육식을 하지 않았지만(아마 육식을 할 여유가 없어서였겠지만) 여유있는 계급에서도 육식을 거부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도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우리의 시선을 끈다. 피타고라스, 플라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다윈, 랄프 에머슨, 헨리 데이비드 소로, 벤자민 프랭클린, 존 밀턴, 아이작 뉴턴, 토마스 모어, 장 자크 루소, 볼테르, 바그너, 셀리, 세익스피어, 버나드 쇼, 안나 킹스포드, 애니 베전트, 톨스토이, 간디… 그리고 그들과 역사적 정신적으로 이어져 있는 무수한 베지테리안들이 있었다. 


또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엔 존 레논, 마이클 잭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고흐, 톨스토이 등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세고 보니까 채식인들이 꽤 많은 것 처럼 느껴진다. ㅋㅋ
흥미로운 것은 히틀러가 채식을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은하철도999(은하 철도의 밤)의 작가 미야자와 겐지 또한 지극한 베지테리안이었다.

이런 책은 사야햇!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2. 5. 10. 20:06





p.57
 해산물 생산에서 '본의 아니게' 죽이는 바람에 전 세계적으로 대략 35종으로 분류되는 해마 중에서 20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아는 데서 오는 수치심이었다. 영양상 필요나 정치적 명분이나 비이성적 증오심이나 어찌하기 힘든 인간들 간의 갈등으로도 아닌, 무차별적으로 일어난 살상에 대한 수치심이었다. 너무나 관심이 없어서, 통조림 참치가 맛있거나(해마는 현대 참치 산업에서 '부수 어획'으로 죽는 바다 동물 100여 종 중 하나이다.) 새우가 오르되브르로 딱 좋다는(그 무엇보다도 새우 트롤망이 해마의 씨를 말리고 있다.) 사실 때문에 나의 문화권에서 정당화되는 죽음에 수치심을 느꼈다.


p.67
 여기에서 온갖 기묘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내가 두 종류의 닭에 대해 알기 전에는 물어볼 생각조차 해 본 적 없는 질문들이다. 예를 들면, 산란계가 낳은 수컷들은 모두 어떻게 될까? 만약 인간이 그 닭들한테서 고기를 얻을 계획이 없고, 자연은 그 닭들이 알을 낳도록 만들지 않았다면, 그들은 무슨 기능을 할까?
 그들은 아무 기능도 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태어나는 산란계들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평아리들이 1년에 2억 5000만 마리 이상 폐기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p.68-69
새우는 무게로 따졌을 때 전 세계 해산물 중 불과 2퍼센트만을 차지하지만, 새우 트롤망 조업에서 나온 부수 어획은 전 세계 부수 어획의 33퍼센트를 차지한다.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이유로 그러한 사실이 무시되기 일쑤다. 우리가 원하는 동물을 접시에 올리려면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죽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음식에 꼬리표를 붙인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인도네시아에서 트롤망으로 잡은 새우에는 "이 새우 0.5킬로그램당 12킬로그램만큼의 다른 동물들이 죽어서 다시 바다로 던져졌음."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것이다.
 아니면 참치를 보자. 참치를 잡느라고 쥐가오리, 뾰족살홍어, 긴코상어, 무태상어, 갈라파고스 상어, 밤상어, 샌드타이거상어, 백상아리, 귀상어, 곱상어, 쿠바 곱상어, 환도상어, 청상아리, 청새리상어, 꼬치삼치, 돛새치, 가다랭이, 왕고등어, 삼치, 긴부리청새치, 백새치, 황새치, 돛란도어, 회색쥐치복, 동갈치, 병어, 전갱이, 만세기, 가시복, 난류 전갱이, 멸치, 농어, 날치, 대구, 보통 해마, 감성돔, 붉은개복치, 농어, 참돔, 아귀, 전자리상어, 개복치, 장어, 동갈방어, 투어바리, 게르치, 카사바 고기, 동갈민어, 잿방어, 방어, 보통 도미, 창꼬치, 복어, 붉은거북, 푸른거북, 장수거북, 대모, 켐프바다거북, 노랑코앨버트로스, 발레아레스 슴새, 검은눈썹앨버트로스, 큰검은등갈매기, 큰집게제비갈매기, 긴날깃슴새, 큰회색슴새, 재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북방계 로열앨버트로스, 흰머리앨버트로스, 검은슴새, 남극풀마갈매기, 노랑갈매기, 밍크고래, 정어리고래, 긴수염고래, 보통 돌고래, 북방긴수염고래, 검은고래, 혹등고래, 부리고래, 범고래, 쥐돌고래, 향유고래, 청백돌고래, 대서양 알락돌고래, 긴부리돌고래, 청백돌고래, 민부리고래를 비롯해 통상 145종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죽는다.
 상에 차려지는 초밥 한 접시를 생각해 보라. 그러나 이 접시에는 초밥 한 접시를 내기 위해 죽은 그 모든 동물들도 담겨져 있다. 접시의 길이는 1.5미터까지 늘어나야 할지도 모른다.


p.80
 UN과 퓨 위원회에서 좀 더 최근에 발표한 권위 있는 연구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축산 동물들이 운송 수단보다 기후 변화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 준다. UN에 따르면, 가축 부분은 전체 온실 가스 배출량의 18퍼센트를 차지하며, 약 40퍼센트나 더 많은 것이다. 축산업은 지구온난화 지수(GWP)가 이산화탄소의 296배에 달하는 인공 아산화질소의 전체 배출량 중에서 65퍼센트를 발생시킬 뿐 아니라, GWP가 이산화탄소보다도 23배나 더 높은 인공 메탄의 전체 배출량 중에서 37퍼센트를 발생시킨다. 가장 최근 자료들은 식단의 역할을 양으로 보여 주기까지 한다. 잡식주의자들은 채식주의자들보다 7배나 많은 온실 가스를 방출한다.


p.82~83
 칠면조 축산업에서는 23~26주, 양계 산업에서는 16~20주가 되어 암컷이 성숙하면 암컷들을 바로 우리에 넣고 조명을 어둡게 합니다. 완전히 깜깜하게 해 놓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 다음 아주 저단백질 사료만 먹입니다.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만 먹이는 거죠. 이런 식으로 2~3주쯤 갑니다. 그다음 하루 열여섯 시간, 스무 시간씩 불을 켜 줍니다. 그러면 새들은 봄이 온 줄 알지요. 사료도 고단백질로 줍니다. 새들은 곧장 알을 낳기 시작합니다. 아주 과학적인 원리에 따르기 때문에, 얼마든지 원하는대로 움직이도록 할 수 있습니다. 야생에서는 봄이 오면 싹이 돋아나고 잔디가 자라고 해가 길어지지요. 새들한테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자, 이제 슬슬 알을 낳아야겠어. 봄이 왔잖아." 그러니까 이미 내장된 것을 사람이 톡 건드려 주는 것뿐이지요. 조명, 음식, 먹는 때를 조절함으로써 산업은 새들이 1년 내내 알을 낳게 만들 수 있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는 거죠. 칠면조들은 이제 1년에 알을 120개 낳고, 암탉은 300개를 낳습니다. 자연 상태에서보다 두배 내지는 세 배까지도 많은 양이지요. 그렇게 첫해를 보내고 나면 다음 해에는 새들이 그만큼 알을 많이 낳지 못하기 때문에 도축당합니다. 산업은 알을 적게 낳는 새들을 먹이고 돌보느니 죽여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편이 더 싸게 먹힌다는 사실을 발견한 거지요. 이러한 관행 덕분에 새고기가 오늘날 그렇게 싼 값에 나오게 되었지만, 새들은 그로 인해 고통 받고 있어요.


p. 100~101
 현실보다 감정에 가치를 두는 것, 감상은 흔히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순진함이나 나약함으로 간주된다. 가축들이 사육되는 조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혹은 관심만 보여도) 감상주의자라고 무시를 당하기 일쑤다. 하지만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누가 감상주의자이고 누가 현실주의자인지 질문을 던져 보는 것이 좋겠다.
 농장 동물들이 어떻게 취급되는지 안다면 동물과 우리 자신에 대한 사실을 대면하거나 회피하는 데 도움이 될까? 더 값싼 햄버거(아니면 햄버거를 먹는 행위 자체)보다 동정의 감정에 더 큰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은 감정과 충동에서 나온 표현인가 아니면 현실과 우리의 도덕적 직관을 연결시킨 것인가? 
두 친구가 점심 식사를 주문한다 치자. 한 명이 "햄버거가 먹고 싶은 기분인데."이렇게 말하고 햄버거를 주문한다. 또 한 명도 "햄버거를 먹고 싶은 기분이야."라고 말하지만, 어느 순간 무엇을 하고 싶은 기분인지보다 자신에게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다른 것을 주문한다. 누가 감상주의자인가?


p.103
 크누트를 보러 갔다가 배가 고파지면, 그 우리에서 바로 몇 발짝 떨어진 곳에 공장식 사육으로 키운 돼지고기로 만든 '크누트 소시지'를 파는 매점이 있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 돼지들은 적어도 크누트 못지않게 영리하고, 우리의 관심을 받을 가치가 있다. 이것이 종간 장벽이다.


p.125
 미성년자 노동법이 생기기 이전에도 열 살짜리 노동자들한테 잘해 주는 업체들이 있었지요. 사회가 미성년자 노동을 금지한 이유는 어린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못 해서가 아니라, 힘없는 개인들을 지배할 힘을 기업체에 너무 많이 주면 사회가 부패하기 때문이에요. 동물이 고통 받지 않고 살아갈 권리보다 우리가 동물을 먹을 권리가 더 중요하다가 생각한다면, 사회가 썩어 들어가는 거예요. 그냥 짐작으로 하는 말이 아니에요. 그게 우리의 현실이에요. 공장식 축산업이 어떤 모습인지 보세요. 기술적인 힘이 우리 손에 들어오자마자, 우리가 하나의 사회로서 동물들에게 무슨 짓을 해 왔는지 한 번 보시라고요. '동물 복지'니 '인도적'이니 하는 명목하에 우리가 실제로 무슨 짓을 하는지 보세요. 그런 다음에 여전히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믿을지 결단을 내리세요.


p.129
 농부들한테 무엇을 재배할지 요구하는 쪽은 바로 소비자인데, 정작 소비자들이 마치 농부들이 원해서 그렇게 했다는 식으로 나올 때가 제일 불쾌합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먹을거리를 원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그것을 키운 겁니다. 방목으로 키운 닭이 낳은 계란을 원한다며, 훨씬 더 많은 돈을 내야 합니다. 더 말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어요. 닭장에서 닭을 키우는 거대한 축사에서 계란을 생산하는 쪽이 더 싸게 먹힙니다. 그게 더 효율적이에요. 다시 말하면, 더 지속 가능하다는 뜻도 되지요. 예, 그 단어가 산업에 반대하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는 건 알지만, 저는 공장식 축산이 더 지속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중국에서 인도, 브라질까지 육류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 가고 있어요. 그것도 빠른 속도로. 가족농으로 전 세게 백억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까?


p.148
 여기 이 녀석들은 혹한, 눈, 얼음에도 끄떡없어요. 현대 산업의 칠면조들이라면 어림도 없지요. 그런 놈들은 살아남을 수가 없을 거요. 우리 집 애들은 눈이 한 자씩 쌓여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잘 헤쳐 나갈 수 있다오. 그리고 내 칠면조들은 모두 발톱이 있어요. 날개와 부리도 다 있고, 아무것도 잘라내지 않았소.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어요. 예방접정도 하지 않고, 항생제도 안 먹여요. 그럴 필요가 없지. 우리 새들은 매일 운동을 하거든. 그리고 이 녀석들 유전자는 함부로 손을 댄 적이 없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강한 면역 체계를 갖고 있지요. 나는 새들을 잃은 적이 없다오. 전 세계 어디에서건 이보다 더 건강한 녀석들을 찾아낼 수 있다면 한 번 내 앞에 데려와 보시구려. 그러면 내 믿어 줄 테니. 산업이 알아낸 것, 이거야말로 진짜배기 혁명인데, 수익을 내려면 건강한 동물은 필요 없다는 거요. 병든 동물이 더 돈이 돼. 아주 적은 돈으로 쓸모 있는 것들은 전부 다 갖고 싶어 하는 우리의 욕심에 동물들이 대가를 치러 온 거요.


p.149~150
 왜 공장의 새들이 한 번에 몽땅 죽는지 아시오? 그리고 사람들이 그 새들을 먹는 건 또 어떻고? 일전에 동네 소아과 의사 한 명이 말하기를, 전에는 본 적도 없는 별의별 병들을 다 보고 있다더군요. 소아 당뇨병은 물론이고 의사들이 뭐라고 불러야 할지조차 모르는 염증이랑 자가 면역 질환들이 생겼다더군요. 그리고 여자아이들은 훨씬 더 이른 시기에 사춘기를 맞고, 아이들은 모든 것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천식은 어떻게 손쓸 수가 없을 지경이라지 뭐요. 다들 그게 우리가 먹는 음식 때문인 줄 알아요. 동물들의 유전자를 함부로 망쳐 놓고 성장 호르몬이니 뭐니 실은 우리도 제대로 잘 모르는 온갖 약들을 먹이지 않소. 그러고는 그 동물들을 먹지. 요즘 아이들은 이런 것을 먹고 자란 첫 세대예요. 아이들을 상대로 과학 실험을 하고 있는 거요. 야구 선수들 열댓 명이 성장 호르몬을 먹었다고 하면 그 난리를 치면서, 정작 우리가 먹는 동물들한테는 그런 짓을 하고 그걸 또 우리 아이들한테 먹이다니 이상하지 않소?


p.187~188
스페인 독감이 전 세계를 휩쓸기 직전인 1917년, 제1차 세계대전이 유럽을 유린하는 동안, 전시에 미국의 식량 자원을 최대한 이용할 것을 주창하고 나선 한 여성 단체가 오늘날 식량과 영양에 관한 미국 최고의 전문가들 단체인 미국 영양학회(ADA)의 전신이 되었다. 1990년대 이후 ADA는 건강한 채식주의 식단의 개요를 발표했는데, 이제는 누구나 기본적으로 숙지하는 기준이 되었다. ADA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기 때문에 동물 제품의 소비를 줄였을 때 얻는 건강상 이점이 문서상으로 충분히 입증되었는데도 이는 배제시켰다. ADA의 관련 과학 논문 요약문을 요약한 세 가지 핵심 문장이 있다. 첫 번째는 다음과 같다.

 잘 짜인 채식주의 식단은 임신기, 수유기,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를 포함한 모든 단계의 인생 주기 동안 모든 개인이게, 그리고 운동 선수에게 적합하다.

 두 번째.

채식주의 식단은 포화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식이 섬유, 마그네슘, 포타슘, 비타민 C와 E. 폴산, 카로티노이드, 플라보노이드, 기타 식물성 화학 물질을 다량으로 함유한다.
 
 논문 다른 곳에서도 (운동선수를 포함하여) 채식주의자와 완전 채식주의자들이 단백질을 "필요 이상으로 충분히 섭취"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단백질을 충분히 얻지 못할까 봐 염려스러워서 고기를 먹으려는 생각은 전혀 근거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다른 자료에서는 동물 단백질 섭취가 골다공증, 신장 질병, 요로 결석, 몇몇 암과 관련이 있다고 제시한다. 여전히 혼란이 끊이지 않는다 해도, 채식주의자와 완전 채식주의자들이 잡식주의자들보다 더 최적의 단백질 소비를 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세 번째.

 채식주의 식단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미국에서 연간 사망 원인 중 25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심장 질환 위험, 혈압, 고혈압과 2형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등 수많은 건강상 이점을 가져온다. 채식주의자들은 신체 중량 지수(BMI)가 낮고(즉, 뚱뚱하지 않다.) 전체적으로 암 발생률이 낮은 경향이 있다. (미국에서 연간 사망자 중 25퍼센트 가까이가 암으로 죽는다.)
 
 개인의 건강을 위하여 꼭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동물 먹기를 중단해서 건강에 해가 된다면 그것은 물론 채식주의자가 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될 것이다. 물론 내 아들에게 동물을 먹여야 할 이유도 될 것이다.


p.205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이용된 많은 품종들 가운데 하나인 돼지는 적당한 거처와 잠자리만 제공해 주면 1년 내내 야외에서 지냈고, 지내고 있으며, 지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엑손 발데즈 호 기름 유출 사건 같은 생태 재앙을 피할 수 있기도 하지만, 돼지들이 즐겨 하는 활동 중 상당수가 뛰기, 놀기, 햇볕 쬐기, 풀 뜯어 먹기, 진흙과 물 뒤집어쓰고 산들바람 쐬기(돼지들은 코에서만 땀을 흘린다.)처럼 야외에서 하기 제일 좋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공장식 축산업 돼지 품종들은 유전자를 너무 많이 바꾸어 놓아서, 이와는 반대로 보통 실내 온도가 조절되는 건물 안에서 햇빛과 계절의 변화로부터 차단되어 키워져야만 한다. 우리는 가장 인공적인 환경이 아니면 어디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는 생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우리는 현대의 유전학 지식의 가공할 힘을 더 고통 받는 동물을 만들어 내는 데 집중적으로 쓰고 있다.


p.228
 미시건에서 일꾼 한 명이 인공 못을 보수하던 중 그만 냄새에 의식을 잃고 거기에 빠졌다. 열다섯 살 된 조카가 그를 구하려고 뛰어들었으나 빠져나오지 못했고, 일꾼의 사촌이 그 10대 소년을 구하기 위해 들어갔으나 역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일꾼의 형이 그들을 구하려고 뛰어들었다가 나오지 못했고, 그다음에는 일꾼의 아버지가 뛰어들었다. 그들 모두 돼지 똥 속에서 죽었다.


p.230
 EPA가 낸 보수적 통계치에 따르면, 닭, 돼지, 소의 배설물은 이미 22개 주 5만 6000킬로미터의 강을 오염시켰다. (참고 삼아 말하자면, 지구의 둘레가 대략 4만 킬로미터이다.) 수로에 공장식 축산 농장이 배출한 똥을 차단하지 못한 결과, 불과 3년 동안 물고기가 떼죽음한 사건이 200차례나 있었다. 이렇게 기록으로 남은 폐사 사건에서만 1300만 마리 물고기가 문자 그대로 똥에 오염되어 죽었다. 이 죽은 물고기들을 죽 이어 놓으면, 시애틀에서 멕시코 국경선까지 태평양 해안 전체 길이와 맞먹을 것이다.


p.239
 새끼 돼지들이 단단한 음식을 더 빨리 먹기 시작할수록, 시장에 출시할 몸무게(100~120킬로그램)에 더 빨리 도달한다. 이 경우 '단단한 음식'에는 도축장에서 나온 부산물인 말라붙은 혈장도 종종 포함된다. (이것을 먹으면 정말로 새끼 돼지들의 살이 오른다. 또한 이것은 위장관의 점막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 새끼 돼지들은 그냥 놔두면 대게 15주 정도에 젖을 떼지만, 공장식 축산업에서는 보통 보름만에 젖을 떼는데, 이 기간이 생후 12일까지로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새끼 돼지들은 이렇게 어린 나이에는 단단한 음식을 제대로 소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설사를 예방하기 위해 추가로 약물이 투여된다. 젖을 뗀 돼지들은 '생육실'이라고 하는 두꺼운 철망으로 된 우리에 집어넣어진다. 이 우리들은 차곡차곡 쌓아 두었기 때문에, 위층 우리에서 아래층 동물들 위로 배설물과 소변이 떨어져 내린다. 사육자들은 새끼 돼지들을 최종 목적지인 비좁은 축사로 옮길 때까지 되도록 오래 이런 우리 속에 가두어 둔다. 축사는 어떤 업계 잡지에서 말했듯이 "돼지를 좁은 곳에 잔뜩 밀어 넣어 놓아야 돈이 되기" 때문에 일부러 비좁게 만든다. 움직일 공간도 없어서 동물들은 칼로리를 더 적게 소비하고, 덜 먹고도 살은 더 많이 찌게 된다.


p.291~292
 농담거리로 삼을 만한 것도 없고, 외면할 방법도 없다. 말한 그대로이다. 동물들은 의식이 있는 채로 피를 흘리고, 껍질이 벗겨지고, 절단된다. 이런 일이 항상 일어난다. 업계와 정부도 이를 안다. 살아 있는 동물을 피 흘리게 하나, 껍질을 벗기거나, 절단했다고 거론된 많은 공장들이 자기들의 행동은 업계에서 흔한 일이라고 변명하면서 왜 자기들한테만 그러느냐고 되물었다.


p.325~326
 공장식 축산을 끝장내는 일을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최악의 학대자들에게 돈이 흘러가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공장식 축산 제품을 피하는 결정이 쉬울지도 모른다.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힘든 결정일 수도 있다. 힘겨운 결단으로 느끼는 이들(나 역시 이 집단에 포함되었을 수도 있다.)에게 던질 궁극적인 질문은 불편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 이다. 우리는 적어도 이러한 결정이 삼림 파괴를 막고,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고, 오염을 줄이고, 석유 비축량을 아끼고, 미국 전원에 가하는 부담을 줄이고, 인권 학대를 감소시키고, 공공 보건을 향상시키고, 세계 역사상 가장 체계화된 동물 학대를 근절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을 우리가 빠뜨렸을 수도 있다. 이러한 결정이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p.329
 지금까지 우리의 음식 선택이 지구의 생태와 동물들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에 주로 논의를 한정 지었지만, 마음만 먹으면 책 전체를 공공 보건, 노동자들의 권리, 파괴되어 가는 전원 공동체, 또는 전 지구적 빈곤에 관한 이야기로 만들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공장식 축산에 깊이 영향을 받는다. 공장식 축산이 물론 세계 모든 문제의 원인은 아니지만, 그중 얼마나 많은 문제가 거기에서 서로 만나는지 놀랄 만하다.또한 여러분이나 나 같은 사람들이 공장식 축산업에 실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도 똑같이 놀라우면서 전혀 참말 같지 않게 들린다. 


p.338
 세계의 식탁에 가족과 앉아 있건, 내 양심과 함께 앉아 있건, 나에게 공장식 축산은 그저 불합리해 보이는 정도가 아니다. 공장식 축산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비인간적으로 느껴진다. 공장식 축산을 받아들인다면, 즉 내 가족에게 공장식 축산으로 생산된 음식을 먹이고, 내 돈으로 공장식 축산을 지탱한다면, 나는 덜 자신다워지고, 덜 우리 할머니 손자다워지고, 덜 아버지다워질 것이다.
 "중요한 게 아무것도 없다면, 지켜야 할 것도 없는 법이란다."라는 할머니의 말씀도 바로 이런 의미이다.



* * *
동물을 좋아하거나 채식에 관심이 있거나,
지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권유하고 싶은 책.

엄청나게 옮겨 적었구나.
이로써 해산물도 동물과 다르지 않음을 명확히 알게 됐다.
축산, 어업, 농업 가릴 것 없이 모든게 대량으로 기계화 된 공장식이다.

이런 책을 읽으면 참 슬프다. 우울해지고.
내가 부족한 걸 알아서 더 부끄럽다.
잊지 말아야지. 노력해야지.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