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운동'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11.11.22 아침운동 열하나 6
  2. 2011.11.19 아침운동 열흘째 6
  3. 2011.11.18 아침운동 구일째 2
  4. 2011.11.17 아침운동 팔일째 4
  5. 2011.11.09 아침운동 사일째 4
느낌과 기억의 기록2011. 11. 22. 08:51







 이틀 쉬고 아침운동. 저쪽 먼 하늘에 붉은 기운. 맑은 하늘. 차가운 공기. 닭 우는 소리, 개 짖는 소리. 졸졸졸졸졸졸졸졸 쉼없이 흐르는 물소리. 졸졸졸졸졸졸. 저수지 위엔 뿌연 안개가 내리고, 풀잎 위엔 하얀 서리가 내리고. 비를 맞고 한층 더 짙어진 단풍. 맑은 물이 가득 차 한 층 더 건널 맛이 나는 돌다리. '와 정말 깨끗하다'. 우물물 개봉박두! 안그래도 물이 가득 차면 바가지가 묶이 이 긴 끈에 있는 때가 물에 섞이지 않을까 했는데, 누군가 끈을 밖으로 빼놓았다. 물이 한가득. 하늘색 바가지에 담긴 물이 시원~하다. 쉼터에 잠시 쉬고 있으려니 금새 몸이 추워진다. 손이 시려. 엄마도 손이 꽁꽁. 나는 이런날 혼자 운동 못 나오겠다고 했더니 엄마 왈 "습관이 되면 그런 생각 안들어. 추울땐 좀 심난해도". 돌아오는 환한 길. 아침은 왜 이리 일찍 오는가. 여름엔 얼마나 일찍 올까? 산을 반 가린 산의 그림자. 동치미 위에 얹을 대나무 똑똑. 향기가 좋네. 오늘은 몸이 무겁지만 내일은 가볍겠지! 



 
Posted by 보리바라봄
느낌과 기억의 기록2011. 11. 19. 08:37




마른꽃잎과 펜드로잉, 백은하





 툐요일, 쉬기로 지정한 날이다. 하. 지. 만. 이번 주는 운동을 수요일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쉬기에는 조금 꺼림직한 감이 있었다. 게다가 어제는 비가 많이 내려서 비내린 금강골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어젯밤 잠들기 전에 엄마가 "내일 비 안오면 운동 할거냐"고 하셨을때 "한다"고 대답하고는 잠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아침이 오니 몸은 굼벵이처럼 일어나고 싶지 않아했다. 어제도 늦게 잠들었기 때문이다. 겨우 눈을 부비고 일어나 보니 눈이 부어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있고 집을 나섰다.

 시간은 여섯시 반인데 꼭 한 밤같다. 캄캄했다. 골목을 돌아서자 여기저기(?)서 '꼭끼오'하고 닭들이 울어대는 소리가 들렸다. 자연 알람. 지나가면 항상 들리길래 엄마한테 "닭은 몇시부터 몇시까지 울어?"하고 물었더니 엄마는 "닭 마음이겠지"했다.
 멀리서 뭔가 거대하면서도 시원한 소리가 들려왔다. 평소에는 메말라 있던 곳곳에 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 여기도 물줄기가 있었구나'. 엄마랑 운동을 같이 다니다가 이제는 헬스장에 다니는 아주머니들이 있는데, 예전에 그 분들은 비가 오고 나면 '물구경 가자'며 운동을 갔다고 한다. 물구경이라니. 뭔가 순수하게 느껴진다. 눈이 내리면 눈구경.

 얼마 안가 나는 물 웅덩이를 밟고 말았다. 덕분에 발 앞꿈치가 젖어버렸다. 눈도 잘 안보이는데 어둡기까지 해서 바짝 긴장하고 걷다가 낙엽이 수북한 곳을 밟았더니 그리 됐다.
 저수지에도 물이 가득 올라 있었다. 사실 나는 평소와 큰 차이가 있는지 몰랐는데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셨다. "넘치지는 않네"하시면서. 장마철에는 넘쳐서 아주 '시윈하게' 물이 흐른다고 한다.
 숲에서는 촉촉하고 달콤한 향기가 났다. 모든 구간에서 그런건 아니고 어딜 지날때 그래서 "엄마 좋은 냄새가 나" 했더니 엄마는, "저 집에서 나나?"라고 대답하셨다. '아니 꽃향기같은거...'

 오늘은 물소리가 듣기 좋아 듣는 것에만 집중해볼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살구나무집 아주머니와 만났다. 아주머니는 물길을 뚫고 계셨다. 물이 흘러야 할 곳에 낙엽이 쌓여 물이 고이니 거기를 나뭇가지로 긁어내고 계셨던 거다. 그래서 엄마와 나와 아주머니 셋이 같이 갔다. 아주머니와 엄마 둘이 나란히 그리고 나는 뒤에서 걸었다. 드디어 첫 번째 돌다리를 건너야 하는 곳 까지 왔는데 돌 다리 두 개가 물에 잠겨서 건너지 못했다. 양말 벗고 건너면 가능했지만 그렇게 하진 않았다. 우리는 돌아서 내려갔다.
 뭔가 무척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평소보다 짧게 걸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나는 우물에 물이 얼마나 고여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마음 속으로 상상만 했다. 양말을 벗고 맨발로 돌다리를 건넌 다음, 수건이 없으니 계속 맨발로 쉼터까지 가서 우물 뚜껑을 열어보는 상상. 물이 얼마나 고여있을까? 가득가득? 어쩌면 옆에 흐르는 계곡 물처럼 넘쳐버렸을까? 계곡 물은 공기방울이 많아서 하얗게 흐르고 있었는데...

 돌아가고 있는데 나도 모르고 엄마도 모르는 아주머니만 아는 어떤 아저씨와 마주쳤다. 그래서 아저씨, 아줌마, 엄마 이렇게 셋이서 앞서 가고 나는 그 뒤에서 걸었다. 순간 내 입모양이 :( 이렇게 됐다. 뭔가 소외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어제 꿈에서도 그랬다. 꼭 크리스탈 같은 느낌의 애들이 나만 따돌리고 지들끼리 놀았다. 속으로  '이럴려고 그런 꿈을 꿨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크크
 운동 중간 지점에서 색다른 곳으로 갔다. 몇 일 전에 자전거로 산책을 한 적이 있는 곳인데 그때 생각하기를 '자전거가 있으니 망정이지 걸어서는 절대 못가겠다'했는데 막상 걸어보니까 그리 먼 거리가 아니였다. 체육공원에도 들려서 간단히 몸도 풀었다. 거기에 '하늘 걷기'라는 운동기구가 있었는데 쉽고 재미있었다. 배와 다리를 탄력적으로 만들어준다니 더욱 하고 싶은 운동이었다. 쉽기도 하고. 이름을 보기 전에는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 이럴까 했다. 근데 발바닥은 묵직하다. 어쨌든 딛고 있으니까. 

 남동생이랑 갔던 길로 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중간에 뽀삐같은 강아지를 만났는데 살구나무집 아주머니를 보고 짖을 때는 언제고 어느새 쫄랑쫄랑 따라갔다. 그러더니 내 뒤에도 쫓아와서 순간 화들짝 놀랐지만 귀엽다고 생각했다. 뽀삐좀 더 많이 예뻐해 줄걸 하는 생각이 또 들었다. 역시 나는 지난 생각을 많이 하는 과거형 인간인가 보다. 

이번주 운동 끄읕~



 
Posted by 보리바라봄
느낌과 기억의 기록2011. 11. 18. 10:15



                                                                                                                     국화얼굴5, 2011/11/06


 '비가 내리겠거니'하고 평소보다 늦게 잠들었는데, 비가 오지 않았다. 엄마가 날 깨우며 자고싶냐고 물어서 멍한 상태로 "운동할까, 운동할까"하다가 결국 운동을 나왔다. 

 새벽달이 밝게 비추었다. 하현달이 떴는데 달 주변이 푸르게 물들어 있었다. 하늘은 맑았지만 저 먼 곳은 먹구름들이 시꺼멓게 몰려 있었다. "엄마 구름 무서워" 

 

 간밤에 바람이 얼마나 불었는지 길가에 수북했던 낙엽들이 길 가장자리로 몰려있었다. 누가 일부러 비질이라도 한 듯 말끔하게. 엄마는 "깨끗하긴 한데 낙엽 밟는 재미가 없다"고 하셨다.
 운동 중간 지점에는 단풍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엄마는 그걸 보고 "저 나무는 안 마르고 단풍잎이 예쁘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아침 운동을 하면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스쳐 지나가게 된다. 나는 전부 모르는 사람인데 엄마가 인사하는 분들에게만 따라서 인사를 한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사람에게 인사하고 싶지만 왠지 쑥스럽다. 언제쯤 그렇게 될려나... 어쨌든, 종종 내게 "엄마 따라 잘 다닌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는데 오늘 따라 그 말이 내 귀에 쏙 박혔다. '따라' 다닌다는 말이 딱 맞다. 가끔 엄마보다 앞서 갈 때도 있지만 대부분 엄마 뒤를 졸졸 쫓아다닌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엄마 덕에 더 잘 일어나게 되고. 오늘도 엄마 아니었음 잠을 자고 있었겠지. 

 엄마는 쉼터에서 항상 똑같은 몸풀기 운동을 하시는데 오늘은 추가로 팔운동도 하셨다. 나이 50먹으면 오십견이 온다고 하시며 어떤 사람은 팔이 아파서 움직이지도 못 한다고.
 나는 엄마에 비해 슬렁슬렁 몸을 푼다. 윗몸일으키기 하는 의자에  누우면 얼마나 편하고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 살랑살랑 바람부는 소리도 더 시원하게 들린다. 간만에 윗몸일으키기를 했는데 몇 번 했다고 실력이 늘었는지 10개를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돌아서 내려가는 길에 엄마는 남동생이 초등학교에 다닐때 같이 운동다닌 이야기를 했다. 억지로 운동을 시키려니 속 터질 정도로 느렸다고 한다. 가다가 나뭇가지 하나 주워보고, 분질러보고, 휘휘 저어보고. 물놀이를 좋아해서 기분 맞춰주려고 계곡쪽으로 내려가면 신이나서 내려가다가 물에 빠지고 했다고. 그 말을 듣고 어린 남동생을 떠올리니 무척 귀여웠던 얼굴이 생각났다. 얼마나 귀여웠을까! 어릴 때 더 많이 예뻐해주지 못한게 아쉽다. 물론 지금도 늦지 않았지만 ㅋㅋ

 

 엄마는 일정한 속도로 걷다가 갑자기 경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가 보다. 종종 걸음(?)으로 팔을 앞뒤로 저으며 걸을때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엄마 키가 아담해서 더 그런 것 같다. 누가 내 뒤에서 보면 나도 그럴려나?
 오늘도 걷기 명상을 한답시고 몇번 주의를 기울였지만 아주 짧은 시간밖에 하지 못했다. 후각, 촉각, 시각, 청각을 한꺼번에 느끼려고 하니 이게 보통 집중을 요구하는게 아니였다. 나는 속으로 뭘 먹지는 않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을 하다가 '개미취'라는 식물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운동하는 길에 핀 꽃이 꼭 그것 처럼 보여서 한 송이 뽑아왔다. 그리고 붉은 꽃 한 송이도 뽑아서 우리집 마당에 심었다.

 운동을 하고 씻고 난 다음 몸무게를 재고 밥을 먹는데 요즘 몸무게는 거기서 거기를 왔다갔다 한다. 밥이 너무 맛있어서 많이 먹으니까 살이 안빠지나 보다. 좀 줄여야 할텐데 ~ 



Posted by 보리바라봄
느낌과 기억의 기록2011. 11. 17. 09:20



                                                                                                        붉은 국화, 2011/11/06



 어제 남동생이 와서 오늘은 엄마, 나, 동생 이렇게 셋이서 운동을 했다. 동생은 아침에 일어나기를 무척 싫어했다. 엄마랑 나는  동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준비를 하더니 자기 먼저 휭 나가버렸다. 그리고는 우리가 평소 다니는 산쪽 코스가 아닌 집들이 있는 평지 코스로(내가 모르는)갔다. 엄마가 그럴 거라고 미리 말씀하셨는데 정말 그랬다. 동생은 산의 오르막길이 싫어서 그리로 간다고 했다. 왠지 운동을 날로 먹는 기분이 들었다.

 옷을 따뜻하게 입어서 인지 춥지 않았다. 동생은 춥다고 했다. 얇은 반팔에 얇은 잠바만 걸쳤기 때문이다. 왜 이런걸 줬냐며 엄마에게 투정을 부렸다. 나는 반팔에 후드에 조끼에 잠바까지 입어서 하나도 춥지 않았다.
 얼마 안가 동생은 뒤쳐지기 시작했다. 한 쪽 귀엔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세월아 내월아 걸었다. 나는 앞서 걷고 엄마는 동생과 보조를 맞추느라 좀 더 떨어져 걷고, 동생은 그 만큼 더 멀리 뒤에서 걸어왔다. 얼마 후에는 그냥 나랑 엄마랑 맞춰 걷고 동생은 동생대로 느릿느릿 걸었다.

 엄마는 가던 중에 누군가 돌탑 위에 분홍 바구니 조화를 놓아둔 걸 보고 "자연 그대로 둬야지 저런거 싫더라"고 하셨다.

 쉼터에 먼저 도착해서 나는 평소처럼 물 뚜껑을 열고 물을 마신 뒤 몸을 풀었다. 몸을 풀고 있는데 얼마 안가 동생이 와서 목이 마르다고 했다. 물을 마시라고 했더니 싫다고 했다. 집에가서 먹겠다며서 열쇠를 달라고 했다. 그러고는 열쇠를 가지고 먼저 가버렸다. 엄마와 나는 몸을 마저 풀고 이어서 출발했다. 머지 않아 동생을 따라 잡았다. 내 그럴 줄 알았지.

 운동을 하면서 감각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팔을 스칠때 나는 소리, 돌이 발바닥에 밟힐 때의 느낌, 종아리가 당기는 느낌 등등. 비가 오려는지 바람이 세게 불었다. 머리카락이 볼을 부벼서 간지러웠다. 손끝에 스치는 바람이 시원하면서 부드러웠다.

 돌아가는 코스는 평소대로 갔다. 오늘은 운동하는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Sense of wonder

 

 

Posted by 보리바라봄
느낌과 기억의 기록2011. 11. 9. 09:22



                                                                                                                         국화산, 2011/11/06




여전히 아침에 출발하는 것은 힘들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 일찍 잤음에도 불구, 또 자고 싶다. 힘겹게 옷을 입고 집을 나서면 오늘도 꾸물꾸물한 날씨... 산뜻한 새벽날씨가 아닌 것이 못내 아쉽지만 이런 날도 그럭저럭 지낼만 하다. 어두운 동굴같은 숲길을 지나고 나면 날이 밝은 것이 느껴진다. 해는 보이지 않지만~ 오늘은 우리집 윗쪽 살구나무집 아주머니와 마주쳤다. 그 아주머니께선 내가 짧은 옷차림을 한 것을 보고 '젊다'고 하셨다. 나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 운동을 하면 땀이 나서 이런 옷도 괜찮다. 근데 내일부턴 다시 긴 옷을 입을거다. 샤워를 하고 나면 왜 이렇게 추운지, 덜덜.
쉼터에 도착해서 물을 마시려고 했는데 물이 얼마 없어서인지 먼지가 일어서 마시지 못했다. 자세히 보니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 음.... 뭐 당연한거지. 윗몸일으키기를 11개 했는데 어제 조금 했다고 배가 당긴다. 지금은 더 당긴다. 내일은 12개를 할 수 있을까? 배에 지방 말고 근육이 생겼으면 좋겠다. ㅋㅋ 어제 살이 좀 빠졌다고 좋아했는데 다시 달아보니까0.2kg이 늘어있다. ㅜㅜ
운동을 할때는 '지금 여기'라는 생각으로 온전히 달리는 동작과 땅에 발이 닿는 느낌과 숨쉬는 것에만 집중하고 싶은데 나는 잠시를 참지 못하고 딴 생각을 한다. 자꾸자꾸 딴생각이 든다. 하고 있는 일에 집중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도 달리기를 하면서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네번 쯤은 든 것 같다. 근데 어제보다는 달리는 구간이 빨리 끝난 느낌이라 기분이 좋았다. 계속 하다보면 그 정도 쯤이야 엄청 간단하게 느껴질 날도 오겠지. 운동이 끝날때쯤이면 '내일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힘힘!
오늘 오후엔 엄마랑 등산복을 알아보러 가기로 했다. 흐헤. 내가 '사람들이 다 등산복을 입네'했더니 엄마가 '왜 너도 입고 싶냐'하셔서 끄덕끄덕 했다. 흐흐^^*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