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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30 1만 시간 동안의 남미 3 8
  2. 2009.07.24 채링크로스 84번지 4
  3. 2009.07.24 세상에서 내가 꼭 해야 할 일 천명 2
  4. 2009.07.24 그건, 사랑이었네 2
  5. 2009.07.15 이제야 보이네 4
책 읽기2009. 7. 30. 12:39



 누가 나에게 여행하는 동안 무엇이 달라졌느냐고 묻는다면 절망에 파묻히지 않고 기쁨에 점령당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고 말하겠다. 내 앞에 있는 고통에 절망은 하되, 과장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죽을 것같이 아파도 밥을 하고, 친구들에게 메일을 보낼 것이다. 한국에 돌아가도 여전히 돈도 직업도 없늘 테지만, 먹고사는 문제는 돌아가서 고민할 것이다. 기쁨도 마찬가지다. 내일 당장 누군가 나에게 1억을 준다고 해도 그 1억이 결국은 사라진다는 것을 알기에 딱 하루만 기뻐할 것이다. 삶의 무게를 짓누르는 고통은 피할 수는 없겠지만, 짓눌리는 무게 이상으로 고통 받지는 않으리라. 딱 아플 만큼만 아프겠다는 것이다.

 

 

 

*

박민우

 

 아르헨티나, 페루, 쿠바, 볼리비아 등등 그다지 잘 아는 것도 없지만 느낌만으로 가고 싶은 남미. 그래서 남미 여행기를 골라 보았다. 1,2,3 권인데 3권이 제일 재밌어 보여서 마무리 부터 보게됐네. ㅎ

 표지에 달라 붙은 사람들의 칭찬이 좀 과하다 싶었다. '유쾌하다', '재밌다', '탁월한 선택이다', '뜬눈으로 봐야한다' 며 지은이를 너무 치켜세우는 것 같아서. 처음엔 괜히 '끌림'과 비교하며 경계했지만, 이 사람 말하는 거 정말 웃긴다. 그래서 나도 곧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보는 것 만으로 즐거운데 내 눈으로 보고, 만지고, 느낀다면 어떤 기분일까? 소매치기에게 털린다거나 강도를 만난다거나 하는 두려움도 있겠지만 요런 것 때문에 포기하기에는 그들이 배우고 겪는 것들이 너무도 매력적이다. 나처럼 말로만 잘 하는 사람은 직접 경험하고 느껴 보아야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아아

 자신의 약한 면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이 멋지다. 또 포장하지 않는 솔직함도 *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09. 7. 24. 18:56


헬렌 한프

 

 뉴욕에 사는 가난한 작가와 런던의 중고 서점 주인(과 그 주변인물들)이 주고 받는 편지 이야기. 흔치 않은 책을 약간은 까탈스럽게(?) 요구하고 또 잘 찾아서 보내주는 사고 파는 관계이지만 그 사이엔 따뜻한 정이 오고 간다. 20여년 동안 한 쪽에선 오라고 다른 한 쪽에선 다음해에나 갈까 하다가 결국 보지 못하고 끝이 난다. 아쉬우면서도 뭔가 낭만적인거 같은

 실제 편지를 서점 주인이 죽은 후에 출판했다. 프렝크 도엘을 그리며.. 작가는 생전 다른 작품 활동에선 빛을 발하지 못하다가 이 책을 출판하면서 인기를 얻는다. 아이러니

 '사랑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마법의 도서관', '사랑을 주세요' 또 이 책처럼 편지를 주고 받는 형식의 글이 좋다.

 설렘과 정성이 있어서 낭만적이야. 얼굴을 몰라서 더 그럴것도 같고 보고싶으면서도 보면 안 될것 같고. 흐흐

 

* 궁리 출판사 좋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09. 7. 24. 10:59


데구치 히카루

 

*

 

궁극적으로는 같지만 서로 다른 모양들.

'천명'이라 하면 너무 거창하고 약간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걸 알 수만 있다면 아마 거의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단박에 알수 있는 건 아니지만 자신의 신념이나 어떤 가치관을 세우는 데는 도움을 준다. 또 다른 사람의 방향까지도 알수 있도록 알려주는데 나는 아직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장점 찾기가 왜 그렇게 어려운지도 알려준다. 흐


7/23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09. 7. 24. 10:57

 



한비야 에세이


 책이 나온 걸 언제 알았더라.. 오늘 아침에 안것 같기도 하고. 아니 책 목록에 있는 걸 봐선 이 전에 알았다. 암튼 오늘은 더 잠을 자다가 괜히 힘이 나서 힘차게 청소기도 돌리고 책을 사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쉽게 읽히고 편한 마음인 것 같아서 왠지 어렵지 않게 글을 쓸것 같았는데 엄청 고뇌를 하면서 글을 쓰신다. 몰랐네;;

 나도 따뜻한 맘을 실천하면서 사는 사람이 됐으면. 매번 흔들릴 때마다 이를 망각하는 사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또 다른 공부를 시작하시며 새로운 문을 같은 맘으로 열릴 때까지 두드리자는 언니가 참 멋지다. 인간 한비야가 멋있다.

 매일 감사하는 마음을 의도적으로라도 써야 겠다. 그렇지 않으면 아주 행복할 때를 제외하고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으니까. 또 성경을 구해야지 싶다. 그리고 비야언니가 추천해 준 스물 네 권의 책도 보려고 노력해야지.

 책 앞쪽에 '당신을 사랑합니다!'란 문구와 함께 언니의 싸인이 있는데 이거 정말인지 복사본인지 궁금하다. 진짜 같은데..


7/23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09. 7. 15. 20:28


*

나의 꿈은 어차피 꿈도 아니었다.

어릴 적 나의 꿈은 차마 말할 수 없네
이제는 말라버린 꽃이여
푸르른 하늘 위에 눈송이처럼 날던
흔적도 볼 수 없는 나비여
이 골목 저 골목 노랫소리
빠밤빠바 빠밤빠바
힘겨운 어깨에 떨어지네
.....

어른들이 아이를 볼 수 있는 눈은 뱁새눈의 반이요,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은 좁쌀 반쪽만하다. 어린 날 나의 꿈은 그렇게 마룻바닥 나무 판때기 이음새에 낀 참외 씨처럼 틀어 박혔다.


*

 "'자유'에 대하여 자유롭게 쓰세요"
 "그러면 '책상'에 관하여 책상같이 쓰라는 건데……. 야, 그거 골때린다. '자유'에 대하여 자유롭게 쓰라는 게 자유를 주는 거냐 뺏는거냐?"

(..)

 고장난 시계는 하루에 딱 두 번 이 세상 어느 시계보다도 정확하게 시간을 가리킨다. 자유를 찾아 떠도는 우리는 어쩌면 느리거나 빠른 시계처럼 언제나 틀린 시간을 가리키는지도 모른다.


*

 온 동네 아이들이 똑같은지라 귀가 소쿠리만해져서 뉘집 대문 열리는 소리만 나면 누구 나왔나보다 누구 나왔나보다 하면서 다들 기어나오기 바빴다. 그런 우리들을 보고 어른들은 "뻔질거리며 돌아친다."라든지 "눈이 빨개서 놀 궁리만 한다."든지 하는 모욕적인 언사를 개의치 않고 해댔다. 우리는 정순네 마루 밑에 농약 먹고 눈이 새파래져 들어가 있는 메리한테도 가봐야 하고 필성이네 초가지붕에 새끼 깐 참새가 쥐한테 안 잡혀먹었나도 확인해야 하고, 동칠이가 귀신 봤다는 변소도 가봐야 하는데 무심한 어른들은 불 끄고 자라고 악만 썼지 누구 하나 근심하는 사람이 없었다. 말이 좋아 어른 아이지 사실은 별개의 세상 사람이 한 동네에서 서로 부대끼며 사는 꼴이었다.




 김창완 산문집

 어디서 보고 이 책을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야 보이네'라는 제목에서 '뭐'가 보이는지 궁금했던거 같다. 그물을 손질하며 꿈꾸던 물고기, 놓쳐버린 물고기, 그 꿈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들이 여기 놓여있다. 근데 난 아직 '뭐'가 보이는지 잘 모르겠다.
 글쎄, 김창완씨의 노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쩜 들었어도 그게 '산울림'의 노래인 줄 몰랐을 것도 같고 . . 산울림이 삼형제로 이뤄진 팀인 줄도 몰랐다. 부록이 딸린 책인데 받아올 걸 후회가 된다. 노랠 들어보고 싶은데
 예전에 봤던 어떤 드라마에서 김창완씨가 '미친 왕' 역할을 했던 것이 엄청 인상 깊었다. 눈빛이 정말 미친 사람 같아서.. 무서울 정도로.
 외모만 보면 인상 좋은 동네 아저씨 같은데 그 속은 또 다르다. 산문집 곳곳에 실린 옛 사진들이 마치 내가 아는 이들의 사진인 것 마냥 정겹다. 오랜만에 가볍게(?) 술술 읽히는 책을 만나니 덩달아 기분마져 좋아진다.

 '이름을 얻기 전의 나무와 이름을 얻기 전의 하늘, 이름을 얻기 전의 어둠과 밝음을 보아야 한다. 달팽이가 부르는 노래는 제목이 없다. 되도록 그런 노래를 불러라.'

 어린이들에게 고하는 이 말은 무슨 뜻일까? 이름이 없을 적의 순수한 세상을, 덧씌워진 이미지가 아닌 본질적인 모습을 보라는 뜻인지..
 멀리서 찾아 헤맸던 나의 어른들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가까이에, 이 나라 안에서도, 과거 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숨쉬며 살고 있다.  

언젠가 나도 이런 산문집을 써 낼수 있을까?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