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에 해당되는 글 1024건

  1. 2016.11.16 대긍정일기 184, 일상
  2. 2016.11.15 대긍정일기 183, 관계
  3. 2016.11.14 대긍정일기 182, 가볍게 톡
  4. 2016.11.13 대긍정일기 181, 마음
  5. 2016.11.12 대긍정일기 180, 옴아훔
대긍정일기2016. 11. 16. 22:30

 

대긍정일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냥 평범한 일기가 되어버린 느낌이지만,

무엇보다 중여한 건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일이기 때문에 일단 꾸준히 적어본다.

또 쓰다보면 자연스레 감사한 일, 참회할 일, 앞으로의 다짐 등이 나오기도 하고.

 

간밤에 앞머리를 가위로 싹둑 잘라버렸다가

아침에 머리를 감고 나서야 너무 짧아져버린 머리를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모자를 썼다 벗었다를 반복하며 그냥 그대로 나갔다.

시간낭비!

 

악몽을 꾸면서도 엄마 품인 것을 아는 '안심임명처'와,

깨달음과 동시에 중생들의 완전한 아픔이 자리하는 것 사이에서 두려워 하고 있다.

요즘은 어딘지 끄달려 다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아침 출근길에 혼자서 차를 마시면서 동료들 것을 같이 사지 않은 것에

혼자 굉장히 찔려했다.  

 

저녁에 오랜만에 사람들과 놀 생각을 하니 들떠서 즐거워 했지만

별거 없었다.

 

지금의 나를 받아들일 것.

요즘 잠이 많다.

 

옴아훔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11. 15. 20:42

 

 

순간 순간 아이들로부터 치유받는다는 느낌,

관계 맺는 법을 새로 배운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모든 아이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그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길이라고 여겼는데)

생각이 달라졌다.

지금처럼 무서우면 무서운대로, 편하면 편한대로, 재밌으면 재밌는대로

그대로 두어야지.

 

애들이 벌써부터 헤어질 걱정을 하고 있다.

덕분에 나도 그런 마음이 들고...

보나마나 그때만 잠시 슬픈 마음이 들고, 또 각자 새로 주워진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갈테지만

다가올 이별에 벌써부터 슬퍼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라면 끊기는 실패했다.

실패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해두자.

긍정적으로다가. 휴=3

지금 이정도 실천하고 있는 것도 대단한거니까! (짝짝짝)

 

요즘 좀 외로움을 타는 것 같다.

계절을 타는 건가?

고질적인 문제는 나 자신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이건 아마도 평생 가지고 갈 과제가 될테지만.

 

사람들이랑 같이 있는 시간이 좋다.

내게 이런 날이 오다니!

 

마음이 넓어지는 건,

자신의 밑바닥까지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지만이 가능해지는게 아닐까.

그런 자신을 알기에 다른 사람들의 부족함도 받아들이고 수용할 줄 알게 되는.

내가 잘난 줄로만 알면 다른 사람들의 실수도 도무지 용납이 되지 않을테니까.

못난 마음을 알아차리고 난 뒤에야 마음이 더 커진다는 건 재미있다.

 

 

지극한 마음으로 불법승 삼보에 귀의합니다.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앞으로는 부처님 가르침 따라 세세생생 대자비로 중생을 이익되게 하겠습니다.

옴아훔 _()_

 

참,

말조심, 입조심 해야지.

무심코 던진 말을 100개의 귀가 듣고 있다.

어린 관세음보살님들이.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11. 14. 20:26

 

어제 일기를 비공개로 했다가 다시 공개로 돌린다.

진짜 하고 싶은 말을 끙끙 참으면 병 밖에 더 되겠나, 싶어서. 

 

그리고 오늘은 출근하자 마자 직장 동료에게

내가 느끼는 마음들을 꺼내보았는데, 예상보다 훨씬 담백한 반응이 돌아와서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

 

스스로가 만든 틀 안에 갖혀서 무겁고 심각해지던 것들이

타인의 도움을 받으며 가볍게 '톡'.

아무 것도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종종 있다.

 

나는,

내가 받은 감동이나 상대의 좋은 점을 표현하는 것에 대단히 인색하다.

이건 아주 큰 단점이다.

내딴엔 좋아서 그런건데,

'왜', '왜' 하는 식으로 물었더니 예상치도 못하게 엄말 의심하는 거냔 식의 소리나 들었고.

남들은 다 잘한다고 좋다고 하는데, 어째서 내 눈엔 그렇게 비치지 않는건지.

항상 기대치가 너무 높은걸까 싶다.

 

잘 안되더라도 자꾸만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마음이 확 안열리고 부끄럽더라도, 사람들에게 연락하며 톡톡 건드리는 연습도 필요하고.

 

정말이지 두려움도 걱정도 많은 착각 덩어리다.  

아닌게 확실히 아닌 걸 알기 전까진,

좀 사이좋게 지내보자. 힘!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옴아훔.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11. 13. 19:51

 


​엄마랑 화엄사엘 다녀왔다.

그리고 화엄사에서부터 지리산 '노고단고개'까지 등산을 다녀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거리가 그정도 인줄 알았으면 아마 못 올랐을 것 같은데.

아무것도 몰랐기에 가능했던 등반.

처음엔 지리산은 참 넓어서 좋다고, 오르기도 완만(?)하다며 기쁨에 들떠 있었다.

나는,

이리 저리 둘러보고 머무르며 오랫동안 보고 있는 걸 좋아하는데

(애초에 등산 같은 건 관심이 없달까...)

엄만,

해찰(딴짓)하지 않고 끝까지 오르는 것, 그것이 중요한 타입이다.

 

 

아침의 화엄사.

고즈넉한 풍경. 사람도 얼마 없고...

이런게 화엄 세계일까, 싶을 정도로 화려하게 장엄된 풍경에 깜짝 놀랐다.

 

 

알록달록 가을 산.

가을의 산이 이제야 처음으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노고단을 향해 오르다 보면 화엄사의 원찰인 연기암이 있고,

그곳엔 문수보살님이 모셔져 있다.

맑고 깨끗하고 쨍-하니, 참 좋았던 풍경. 마음 속 먼지 찌꺼기들이 구석구석 깨끗하게 씻겨 나가는 기분이다.

 

노고단 고개.

오르는 동안 군말 없이 떨어져있는 작은 쓰레기들을 주워 모았는데,

(스님께서 법문 중에 깨끗한 곳에 쓰레기가 떨어진 걸 알아차리고 줍는 사람을 칭찬하신 후론 더욱 열심히)

이쯤 오르게 되자 떨어진 쓰레기들을 보니 화가 올라왔다.

이런 곳까지 와서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의 심리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처)먹었을까.

궁시렁 궁시렁...

그러고는 곧바로 참회. _()_

이렇게 생색낼 거면 줍질 말든지.

상 없이 줍는 것은 되지도 않으니, 

차라리 선업을 쌓으려 줍는거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엄마는 여기까지 왔으니 저 위쪽 노고단까지 가자고 했지만,

나는 더 못올라 간다며 밥을 먹자고 떼를 썼다. 벌써 한시 반인데! 다리도 아파 죽겠는데!!

그래서 결국 밥을 먹었다.

 

 

 

 

간밤에 재료를 준비해 두고 아침 다섯시 반에 일어나 말아 온 채식 김밥.

그리고 엄마가 말려온 감과 고구마, 찐 밤.

새로 담가주신 무오신채 채식 김치.

더할나위 없이 맛있고 풍요롭지만,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면 어느 것 하나 내가 공감하거나 나눌 수 있는 풍경이 없다.

이럴 땐 참 세상과 나 사이에서 큰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

 

하산.

해가 벌써 지기 시작한다.

 

 

밤엔 다리가 아려서 가만히 누워 있어도 아팠다.

매일 뒷산으로 운동을 다니는 엄마는 나보다 나았다.

엄마 다리좀 주물러 드릴까 마음을 먹었었는데,

내 몸 하나 뒤치닥거리 하는 것도 힘든 걸 보고 그만두었다. 또 그만 부끄러워진다.

 

 

 

​이건 오늘 아침.

 

 

 

요건 오늘 점심. 바삭바삭 통밀가루로 만든 김치전.

 

 

 

 

혼자 있을땐 언제까지고 혼자 있을 수 있을 만큼 잘 있는데.

누구라도 함께 있다보면 계-속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든다.

엄마랑 겨우 이틀 같이 있었을 뿐인데 이렇게 또 누군가와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들다니.

 

TV를 켜는 일이 매우 드물기 때문에 당연히 코드는 뽑혀있었고,

엄마는 코드를 꽂아 TV를 본다.

그러면 나는 그게 싫은게 아니고 또 같이 옆에서 열심히 본다.

(이런걸 보면 좀 웃기고 창피하기도 하고.)

드라마도 재미있고, 뉴스도 흥미롭다.

 

나라가 온통 시끄러운 가운데 사람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 '대통령 하야'를 외친다.

엄마도 그들을 욕하고, 관련 소식들을 스마트폰을 통해 '밴드'씩이나 하며 접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게도 알려주었다.

동생은 직장 동료들과 그 자리에 참여해서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온다.

나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민들의 분노가 고조되어 촛불이라도 들고 거리로 나가 행동해야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는) 이런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이상하게도 화가 안난다.

사람들이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건 그렇게 화가 나면서도 어째서 이러는지 나도 잘 모른다.

독재자의 딸에게 애초에 아무런 기대를 걸지 않기도 했고, (생각했던 수준보다 더 이하이긴 했지만..)

저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들을 보며 '사람 보는 눈이 고작 그 정도밖에 안됐던 걸 누구 탓을 하냐'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 하야를 외치더라도 사람 보는 눈이 없었던 스스로를 지극히 반성하는 것부터 우선해야하지 않나 싶은.

또 이런 생각도 든다.

'대통령이란 사람도 저토록 보잘것 없구나. 그렇게 강해보이고 잘나보이는 사람마저도

나약하고 비루하기 짝이 없구나. 열심히 뛰어서 만들어낸 결과가 고작 저런 것이라니. 부질없어라.'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느덧 '나'라는 틀에 같혀 폐쇄적인 마음으로 치닫게 된다.

'알아차렸으니 그정돈 아니야'하고 위안해 보지만,

어쩔 수 없이 철저히 혼자인 것만 같은 상념에 빠져든다.

이쪽도 저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회색인간이 된듯 한.

 

 

 

깨끗하게 살고 싶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앞으로는 부처님 가르침 따라 세세생생 대자비로 중생을 이익되게 하겠습니다.

옴아훔.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11. 12. 20:14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일체 중생의 자비로움에 감사합니다.
세세생생 대자비로 중생을 이익되게 하겠습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