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2017. 1. 3. 22:43

 

 

어제는 제것의 얼룩덜룩함에 흠칫 놀라 그리도 창피하더니만,

그런 시간이 지나고 나니 한결 밝고 부드러운 시간이 찾아왔다.

 

틀림 없이 예전과 같은 상황임에도,

당황하거나 자책하지 않고 (부딪히거나 소리를 내지 않으며), 그대로 수용하고 흐를 수가 있었다.

아 - 비어있음이란, 이토록 오묘하고 심오한 것이었구나.

내가 텅 비어있으면 무엇도 문제 될 것이 없는 것 이었구나.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만 상을 내었습니다... _()_

 

 

 

아침.

수수를 넣은 현미밥에, 시금치를 넣어 끓인 김치찌개.

모두 유기농 또는 무농약 재료로 만들었습니다.

(시금치를 한봉다리 사다 두었더니 너무도 요긴하다!!)

 

 

웬만해선 이런 사진 잘 찍지 않지만, 너무 맛있어가지고요... :P

이름하야 포항초김치찌개. 시금치김치찌개. 무오신채 비건 음식. :)

 

주변 사람들에게도 올해엔 '칼같이' 채식하고 말거라고 당당하게 선언하구요.

쇼핑도 안 한다고 선언하구요.

(물론 입방정이 심한 탓에 다들 믿어주진 않는 눈치지만... 이정도 결정심은 있어줘야, 뭐라도 나아지는 거니까요.)

 

 

짜잔~ 간만에 내사진 ㅋㅋㅋ

스님께 화장이 좋지 않다는 말씀을 듣고서 처음엔 차마 엄두도 내지 못했었지만,

조금씩 하나씩 화장을 지워간다. (본격적으론 지난 여름부터)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눈썹 그리는 펜슬, 립스틱, 파우더, 파운데이션, 썬크림, 로션 ...

이리 적고 보니 엄청 바르고 그리고 다녔구나. 그래도 나 정도면 거의 화장하지 않는 편인데... ^^;

특별한 날이 아니면 눈화장 같은 건 안하긴 했지만 그걸 빼도 많네. 

이젠 얼굴에 화장품은 딱 유기농비비크림 한가지만 바르게 되었다. (엄마가 만들어주신 어성초 스킨이랑.)

요것도 실은 사회생활만 아니면 없애버리면 좋을진데,

어찌 되었건 직장을 다니면서는 아예 빼기가 어려워 임시 방편으로 택했다.

방학 동안 화장하지 않고 다녔더니 저녁에 세수할때 너무 편하고 좋았다.

아침에 번거롭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고. 영영 그렇게 살기를.

 

 

화장 중독자(?) 였을땐 맨얼굴은 어딘지 아파보여서 영 기분이 안 좋았는데,

완전한 채식을 하고, 마음 기운이 밝아지면서부터는 그런 어둠(!)이 점차 옅어짐을 느낀다.

 

 

아 오늘의 감동 덩어리.

 

 

선물이란 정말 마음이었구나, 깨닫게 된 '선물 사건'.

엉엉.

 

 

 

드디어 차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

茶란 '처음부터 끝까지의 모든 시간'

'환하고 밝은 것에서 부터 새까만 어두움 까지'

'그저 전부인 것'

'온전히 끌어 안는 자비로움...'

차 한잔 마시다가 그만 시인이 되어버렸다. ^^;

 

 

올해는 내가 태어나 살아온 시간 중에 가장 아름다울 수 있을 것만 같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름답지 않은 적이 없었을 테지만. 단지 내가 몰랐던 것 뿐이었을 테지만.

 

 

이 모든 것은 오직 부처님 덕분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올바르게 가르쳐 주시는 선지식 스승님 덕분입니다.

이분법의 세계를 벗어나 원만하고 항상하며 걸림없이 통하는 세상으로 건너갈때까지.

오직 나무 불법승_()_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삼보에 귀의합니다.

세세생생 대자대비로 보살도의 삶을 살겠습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11. 29. 21:09


새송이버섯이랑 당근을 넣은 무오신채김치볶음밥 + 청국장 + 무농약 귤

아침 챙겨먹는 재미.

 

 

 

운동을 시작한 첫날 '목표는 근육'이라 해놓고선,

바로 다음주 두번째로 다녀온 날엔 곧바로 근육운동을 포기하는 나를 보면서

또다시 '이렇게 생겨먹었다'는 자기비하에 빠져들고 있었는데,

이런 얘기를 HJ에게 했더니, 그럴 수도 있는거라고, 그런 걸 통해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울수 있지 않느냐고 해서 참 큰 힘이 되었다.

휴 =3 툭 하면 건강한 자기 반성이 아닌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   

바람에 나부끼는 빨랫줄의 옷가지같은 내 귀와, 조금도 오래 고민해보지 않고 쉽게 판단해버리는 얕은 마음.

앞으론 좀 더 신중히 고민하고 내뱉고 결정해야겠다.

 

이런 성향은 쉽게 기뻐하고 쉽게 좌절하는 성격에서도 드러난다.

조그마한 것 하나가지고 크~~~게 부풀려서 방방 들뜨고,

마찬가지로 아주 사소한 것 하나가지고 또 크~~~게 부풀려서 낙담하고 우울해한다.

아아 정말이지, 더이상 이러고 싶지 않다.

항상 그 자리에서 그저 바라보는 자로 남을 수 있었으면.

충분히 느끼되 흔들리지 않았으면.

 

그래도, 나날이 성장해 나가는거니까.

현재의 내 위치에서 정확히 출발해야지.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

그 누구도 이해해주지 못한다면 스스로 이해해주라는 말,

그런 말들에 눈물이 날것같다.

 

 

무지무명의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_()_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고 다른 모든 중생들 역시 깊이 사랑하지 못한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앞으로는 건강한 자기반성으로 꾸준히 나아가며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해서 용기를 북돋우는 삶을 살도록 하겠습니다.

뿌리 깊은 부정의 사고를 긍정의 사고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부처님 가르침 따라 꾸준히 나아가겠습니다.

옴아훔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8. 7. 20:25

 

 

 

 ☞ 홍서원에서 점심공양

 

 

 

 

 

* 참회

 

- 마음에 조금이라도 찔리는 게 있다면, 그게 참인 듯 하다.

모르는 척 외면해 보지만 '아니야, 괜찮아' 했던 마음들은 사소한 물음들과 말들 속에 모두 걸려 넘어진다.

'찝찝'한 건 모두의 마음이고, '괜찮아' 했던건 에고의 마음.

으이구... 엉뚱한 데다 조언 구하지 말고, 제대로 알려줄 곳을 찾아서 조언을 구해야지.

 

 

-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한다.

저 멀리 이상과 지금의 나를 비교하면 끝없는 자괴감에 빠지게 되니

지금의 내 정도를 알고 나아가자 했건만,

그러다 보면 또 현실에 물들어 되려 뒤로 가는 수가 있게 된다.

중심을 잡는 일이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그동안은 마음에 맞는 책을 읽는게 참 많은 위로게 되었었는데,

이제는 뒤로 가게 만드는 장애물이 되었다.

어렵더라도, 지금의 나보단 한 걸음 앞서간 분들의 가르침들을 따르도록 노력해야겠다.

 

 

- 이미 찔리고 있던 마음이었는데,

스님께서 예불 전에 '마음을 편안하게 하라'는 말씀 한 마디에 마음이 누그러졌다.

마음 찔릴 짓은 하지 말아야지. ㅜ_ㅜ

 

 

-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는 동안 지나가버리는 순간들이 아쉽다.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 감사

 

- 이리 저리 불러주신 보살님들 덕에 마음이 참 편하고 따뜻했다.

이런 나를 보면 얼마나 의존적이고 찌질한가 싶기도 하고.

애들 앞에선 그렇게 큰소리를 치면서, 못났다 참. 급 또 반성...

마음을 화아아아아아아알짝 열-어 버 리 고 싶 다 !

 

 

-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속세에서 만난 사람들, 또 진리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

누굴 따라가야 할지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금방 답이 나온다.

 

 

-

혼자 지내며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자꾸 뒤떨어지니,

폰 바탕화면 에라도 사진을 띄워두고 매일 보며 기억하고 자각해야지.

좋은 사진이다 ~ ♡ 이힉 ~

 

 

-

누군가의 응원 한마디가 참 와닿고 진짜로 힘이 난다.

화이팅!!! *^^*

 

 

 

 

* 원력

꾸준히 꾸준히 뒤로 물러서지 않으며 부처님 가르침을 따라 오직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겠습니다.

옴아훔 _()_

 

 

 

 

* 회향

작은 선한 일의 공덕이라도 일체 중생께 회향하오며,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모든 깨우침을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옴아훔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7. 24. 17:43

 

 

 

 

 

 

 

* 참회

- 셋이 누워 자는 동안 친구들은 모기에 물렸는데 나만 물리지 않았고,

두 마리의 모기가 친구의 손에 잡혀 죽었다.

_()_

 

-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신 하루. 이러다 나쁜 습관 될라. _()_

 

- 실은 용기가 없었던 내 잘못이었는데.

불편해 할까봐, 싫은 소리를 할까봐 솔직하지 못했던 내 어리석음 때문이었는데.

친구들 탓을 했던 못난 마음.

나는 많이 변했으니까 하며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과 나를 분리시키고

친구들은 나보다 못하다고 여겼던 어리석은 마음.

솔직하지 못했을 땐 나 잘난 마음에 겨우 버티다가,

솔직해지고 나니 서로가 평등해지면서 갑자기 많이 미안해진다.

 

 

 

* 감사

- 아침에 눈을 떴다가 문득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채식과 무오신채를 실천하려는 것은

내 고집이 아니라 부처님 가르침 대로 따르려는 노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노력은 '내'가 하는게 아니라 '전체의 마음'이 하는 일이렷다! :)

그걸 알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 솔직하게 표현하고 내가 할수 있는 선에서 노력을 하다보니,

친구들과의 관계도 겉도는 형식이 아니라 예전처럼 친근감이 느껴졌다.

내가 편한 만큼 친구들도 편하게 여겨준다.

직접 차린 밥상에 은근히 감동을 받은 듯 하고, 사랑채의 발우공양 정식도 맛있게 먹어준 친구들.

또 술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그다지 핀잔도 주지 않은 (ㅋㅋ) 고마운 친구들.

어떤 걸 함께 먹을 수 있을까 얘기 하다가

이것도 저것도 다 안되고 겨우 콩국수를 먹는다고 하니

친구 한명이 "너 어려운 선택을 한거니까 끝까지 채식해야해. 고기 먹기만 해봐."하고 말했는데,

그말이 참 고맙겨 여겨졌다.

또 다른 친구는 내가 차려준 밥상을 자기 남자친구에게 보여주며 '채식 밥상'이라고 하니

그 사람 왈 채식하면 건강하지 않다고 했단다. 그래서 친구는 "얘는 그런걸로 채식을 하는게 아니야. 가치관이 그래!"하며

욱 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귀엽다.

채식을 하면 건강하지 않다는 정보 자체는 잘못됐지만,

어쨌거나 친구는 내가 채식을 하는 이유를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고, 고마웠다.

 

- 솔직해지면서 당당해지기도 하는건지, 내 말투가 세단다. -_-

애들한테만 그러는게 아니라 나 자체가 변한건가,

아니 그동안 감춰져 있던게 드러나는 건가 싶다.

 

- 함께 만나 어울리는 게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을텐데도 겉으로만 틱틱댈 뿐

속으로는 응원해주는 친구의 마음이 참 고맙다. ♡ 

 

 

 

* 원력

외로워하고 괴로워하는 친구들이 안쓰럽다.

겉으로 '외롭다', '괴롭다' 하지 않아도 말투와 표정 속에 다 묻어난다.

친구들의 마음 속에 영원한 평화와 안정이 찾아들기를 발원합니다. _()_

 

 

 

* 회향 

모든 선근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모든 깨우침을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옴아훔... _()_

 

  

 

*

- 와 정말 덥다.

매미는 미얌미얌 운다.

아무리 더워도 찬물로 샤워하는 건 잘 못하는데

올 여름 들어 처음으로 찬물 샤워를 했다. 순간적으로 씨-원 하지만,

씻고 나오면 금새 더워진다. =_=;

덥다고 자꾸 에어컨을 틀면 머리가 어지럽다. 그러니 선풍기에 의지하거나

더워도 땀을 흘리고 있어야 한다.

 

- 보통은 아침에 눈뜨자 마자 일일기도문을 외우고 108배를 하는데,

오늘은 친구들이 있어서 저녁에 108배를 했다.

그런데 아침에 할 때보다 훨씬 수월해서 깜짝 놀랐다.

아침에는 막 일어나서 인지 몸이 기름칠이 덜된 기계같은데

오후에는 이런 저런 활동을 하고 난 후라서 비교적 몸이 매끄럽게 움직이나 보다.

흠.

 

Posted by 보리바라봄
느낌과 기억의 기록2016. 4. 26. 20:48

 

 

 

 

사진으로만 봐도 다시 입맛이 다셔지는구나... :P

 

 

 

 

 

/

앞머리 기르는 중. 예전부터 시도는 진짜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좀 더 진지하게 해보는 중.

앞머리를 길러서 이마를 시원하게 드러내고 싶지만, 이마가 너무 넓으니 그럴 수는 없고. ㅋㅋㅋㅋ

그냥 옆으로 넘기며 다닐 생각이다. 앞으로 쭉 내려온 머리는 저녁때 쯤 되면 벌써 기름이 지는대다가

이래 저래 불편한 점이 많다. 그리고 머리카락도 좀 길러볼까 싶다.

단발 머리는 전날 저녁에 머릴 감거나 하면 다음날 머리가 심하게 부시시 하다. 머리카락 모양이 마구 헤집어져 있기도 하고. 머리를 기른다고 해서 매일 아침에 머리를 감는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도전!!

긴 머리로 오래오래 살아본지는 10년도 더 됐다.

 

 

 

/

어떤 사람은 말 한마디에도 따뜻한 마음을 담고 있다.

조금 서운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도, 그 말 한마디에 모두 누그러진다.

 

 

 

/

날씨가 풀리다 보니 종일 실내에만 있는건 힘이 든다.

잠깐이라도 볕을 쬐고 바람을 쐬고 싶은 기분.

밖으로 나가 일을 하는건 번거롭고 귀찮기만 했는데,

그렇게라도 나가고 싶은 걸 보니 다시 어린애로 돌아간 것 같다.

 

 

 

/

사진을 더 잘 찍어주고 정성들여 꾸며주고 싶은 마음이 처음으로 들었다.

마음은 마음 앞에서 움직이나 보다.

 

 

 

/

내가 가진 너무 많은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한다. 생각 또한 그렇다.

 

 

 

/

에고의 장난에 놀아나지 말라는 한마디 말씀을 듣고 순간 '아' 싶더니

그대로 무거운 마음이 달아났다. 하하.

 

 

 

/

감기 3일 째에 목소리가 이상해진 걸 보고서야 사람들은 감기가 심해졌다고 걱정을 해주었지만

정작 나는 1일 2일 째에 따끔거림과 줄줄 나오는 콧물 때문에 더 힘이 들었었다. 

그렇다고 일상 생활을 하는데 크게 불편한 점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3일째 부턴 조금씩 좋아지는 중이었다. 기초 체온이 37도를 넘지 않는 편인데 37.4도로 미열이 있었다.

몸에서 온 힘을 다해 나아지려 애쓰는 중이구나 했다.

 

비건 베지테리안으로서 감기에 걸린 것이 그간 야매로 했다는 사실이 들통난 것 같아 좀 창피하지만

앞으론 더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몸도 마음도.

 

겉보기에 멀쩡해 괜찮아 보였어도, '아프다'고 말했을때 그걸 알아봐 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

그저께 저녁부터 우리 방에 모기가 산다. 이번주에 입하가 있더니, 이제는 정말 여름이 시작되려나 보다.

나름 편안해진 마음으로 모기에게 한 두 방쯤 물리는 것을 양보 했다.

보통은 귓가에 윙윙거리는 소리에 엄청 신경이 쓰여서 모기를 밖으로 쫓아내지 않고서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편인데

왠일로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을 좀 견디나 싶었더니, 다섯 군데쯤 물리고는 결국 모기장을 쳤다.

아마 올 여름 내 밤마다 모기장을 치겠지.

 

여름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번 여름엔 꼭 숲속에서 비를 맞아보고 싶다.

도심에서 맞는 건 보기에도 흉하고 느낌도 덜 하다. 풀내음이 한층 짙어진 숲에서 투둑투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면 어떤지, 빗물이 살갗을 타고 흘러내리는 느낌은 어떨지 궁금하다.

 

지금 밖에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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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어나 일을 하니 하루를 알차고 찰지게 보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좋은데?

 

 

 

/

양파 껍질 같이 겹겹이 붙어 있던 내 생각을 한 겹쯤은 벗겨낸 듯하다.

그래서 조금 더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었고 편안했다.

 

 

 

/

우리 교수님은 정말 정말 좋은 사람. 순간 순간이 그림 같은 분.

늘 나보다 한발짝 앞장서 계시니 헤매지 않고 바른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덕분에 이 길이 아닌가, 이 정도면 된건가 싶었던 망설임들을 내려놓고 보다 마음이 향하는 곳 가까이로 다가설 수가 있다. 대학시절 교수님을 나침반 같은 분이라 여겼었는데, 여전히 그렇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

지금 여기에 주어진 나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집착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충분히 일궈내는 삶. 가꿔나가는 삶.

아무런 미련을 남기지 않고 보다 높고 넓은 곳을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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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다. 다만 단 한사람이라도 진실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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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한테 정색을 좀 덜 한다. 그래봐야 좀 있으면 욱 하는게 올라와서 블라블라 하게 되지만,

그래도 나아진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아무리 알려줬던 것이라도 아이들이 잊었다면 반복해서 일려주고, 내 입장에선 아무리 쉽게 설명해 주었다고 해도 나무라지 않고 차분하게 다시 설명해 줄 것. 이게 맘 속 깊은 곳으로부터 가능해진다면 아이들을 진짜 사랑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 자신까지도.

 

 

 

/

당신의 편지를 읽으면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아, 당신이 돗코누마 옆에 있던 그 산막 2층에서 저희가 지나가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니요…… . 그뿐 아니라 다시 돗코누마를 따라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쏟아지는 길로 돌아오는 저희를 몇 시간이나 계속 창가에서 서서 기다렸다니요…… . 저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이 편지에 앞으로 뭘 쓰면 좋을지 저는 짐작도 할 수가 없습니다.

 

<금수>, 미야모토 테루

 

색연필을 챙기지 못해서 제대로 밑줄을 그어가며 읽지 못했지만, 긋고 싶은 문장이 많았던 책. 다시 읽어야지. :)

 

 

 

/

일단 오늘은 아침에 54배 저녁에 54배 해서 108배에 성공 했다. 그리 오랜 시간이 들지는 않지만 은근히 힘들었음.

꾸준히 하다 보면 쉬워지려나.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