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돋아난 연두빛 새싹을 좋아하지만
망상 속에 사로잡혀 있다 보니 봄이 오는 소리를 조금도 듣지 못했다.
아래는 여수 영취산의 봄.
이제 막 돋아난 새잎들이 보이고,
벌써 제법 자라난 잎들도 보인다.
가득했던 진달래.
진즉 지기 시작했지만... 하늘하늘 부드럽고 예쁜 꽃.
꽃바람 부는 소리에 마음까지 시원했다. :-)
어쩜 이리 말하기는 쉽고 행동하기는 어려울까...T_T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기 때문이지... ;(
기대도 못했던 벚꽃들을 가득 만나기도 했다.
불어오는 바람결에 하나 둘 허공 속으로 흩날리는 꽃잎들이 아름다워서 마음이 환희로웠다.
이럴 때... 바깥 경계에 끄달리지 말고 자기 자신의 마음을 보라시던 말씀을 떠올렸다.
'내 마음은 이렇게 청정하고 아름다운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이걸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어렵기만 하다.
이미 마음의 주인이 된 것 마냥 착각을 해버린 잘못으로 (오만으로 T_T),
뒤늦게 밀려든 괴로움 속에서 허우적 허우적...
요건 산책길에 만난 벚꽃들.
아침에 보는 벚꽃은 햇볕 물이 들어서 부끄러웠고... 그래서 더 예뻤다.
꽃을 보고 있으면 '언제부터 이렇게 아름다웠을까' 희안한 생각이 든다.
왜 난 여지껏 그것도 모르고...
늘 부족하고, 갈구하면서... 미워하고만 살았을까?
아쉽다.
쏟아지는 햇빛 사이로 걸아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고,
동그란 배가 볼록한 참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었다.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을 온전하게 사랑할 수 있는지,
지난 과거의 후회들을 껴안을 수 있는지,
(후회할수록 미워지는데... 그러다 보면 '그래도 예쁘기도 했는데'라는 생각도 든다.)
끝없는 '나쁨'이 발견되는 스스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생각했다.
용기 내어 드러낸 온전한 말들 뒤에 남은 침묵을 늘 두려워 했다.
소리 없음의 소리가 내 마음의 소리였다는 걸 이해하기까지
너무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비어있는 동안 다시 받아들이기 위해 들어야만 하는 소리들이 아팠다.
그래서 그 모든 소리들을 끌어 안지 못했고 모든 날들을 미워했다.
텅 비어 있는 그곳을... 맑은 소리들로 가득 채울 수 있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요샌 예쁘게 보이기를 포기하고 최대한 단조롭게 조리한다.
채소와 버섯을 듬뿍 넣고 간단하게 끓인 국이랑
김치현미밥전.
잔뜩 쉬어버린 김치랑, 찬밥 해결용. :P
그리고 딸기도 조금.
뿌리 깊은 믿음은 어디서 오는 걸까... 생각해 봤는데.
아마도 그건 '선함'에서 오는 것 같다.
무슨 일이 있어도 뒤바뀔리 없는 착한 마음을 분명하게 보고 느낄 수 있어야지...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내 믿음이 이다지도 약한 건...
착하지가 않아서 착한 걸 못 보기 때문이다. ㅠㅠㅠㅠ....
아 나는 하늘인데!
하늘이면, 하늘답게, 하늘 같은 행동을 해야 하는데.
부드럽게 이해하고, 감싸주고, 안아주는 마음 대신에
툭하면 자비로운 듯 포장된 잘난 마음이 올라온다.
그래서 쉴새없이 흔들리고 괴로웠다.
잘못이 너무 많다.
T_T
방법은 마음을 더 맑히고 맑히는 것 뿐... _()_
구정물 그득한 걸 알았으면... 가리거나 포장하지 말고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옴 마니 반메 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