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2012. 7. 8. 15:18

 

2012/07/07, 우리집 자두 ♥



운명이란 정해져있을까? 아니면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일까? 내가 보기엔 둘 다인 것 같다. 확실히 어느정도 정해져있는 운명이 있고, 그 운명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변화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절대적인 운명은 없는 것.

미즈노 남보쿠는 불우한 어린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이다. 그는 18세에 감옥에 들어가 반 년동안 있으면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과 밖에서 본 사람들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관상가를 찾아가 자신의 운명을 묻는다. 그런데 관상가 曰:

"1년안에 칼에 맞아 죽을 관상이니, 이 길로 속히 절에 가서 출가하기를 청하시오."

충격을 받은 그는 그 길로 가까운 절에 가서 출가를 청하였으나, 주지 스님께선 쉽게 맞아주시지 않는다. 대신 1년 동안 보리와 흰콩으로만 식사를 하면 그때 받아주겠다고 하신다. 그는 스님의 말씀대로 보리와 흰콩만을 먹으며 1년을 버텨낸다. 
1년 후 그는 다시 관상가에게 찾아가는데, 그 관상가는 깜짝 놀란다. 관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하며 어디서 큰 덕을 쌓았느냐고 물으니, 그는 흰콩과 보리만을 먹고 1년을 살았다고 답한다. 

"식사를 절제한 것이 큰 음덕을 쌓았구려. 그것이 당신을 구했소.!"

운명이 바뀐 남보쿠는 출가 대신 관상가가 되기를 결심한다. 그는 사람의 얼굴 모양 3년, 몸 3년, 죽은 사람의 골격 3년, 총 9년의 연구를 마치고 관상가로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여기까지 보면 이 책은 운명이나 관상에 대한 책일 것 같다. 그러나 반전이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음식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그것도 음식의 절제에 관한 이야기로!

초반의 그는 관상에 초점을 맞추어 운명을 알아보았으나, 후에는 음식의 중요성을 깨달아 음식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고 한다. 관상가로서 자신의 견해가 틀렸을 때 그 원인을 연구한 결과 음식에서 답을 찾았기 때문이다. 책에는 이미 흰콩과 보리쌀로 운명이 변한 사실이 나와 있으나, 관상이 바뀌었을 당시에 그는 음식보다는 관상을 중요하게 생각했었나 보다.


p. 19
 사소한 일 하나를 쉽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성공의 길이오. 

 

아주 단순하고 명확한 문장이다.
'사소한 일을 중요하게 여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작가의 역할이다' 와 비슷한 문장을 어제 내 블로그에서 봤는데,
헤르만 헤세가 했던 말인지, 에머슨이 했던 말인지... 도무지 기억이 안난다. 검색을 해봐도 못찾겠고. 그런데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까 이와 비슷한 말들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Q. 새로운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 직업에서 크게 성공하는 길을 알려주십시오.
: 항상 선배나 윗사람을 공경으로 대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선배의 덕을 중히 여기는 것이 정도(正道)입니다. 새로 시작한 사람은 열심히 배우는 것이 본분입니다.  


너무 당연한 말일까? 어쩌면 우리는 너무 당연한 것들을 쉽게 생각하는 바람에 자꾸 엇나가는게 아닐까?


p.32
 부귀뿐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이 미천함을 근본으로 합니다. 


부귀란 사방의 가난이 모여서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가난이 근본이라고...

이 문장은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p.46 
백성을 자식같이 사랑하는 것이 임금의 도리입니다. 자신에게 속한 물건은 자신의 백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걸인이라 할지라도 밥그릇이나 누더기가 자신의 백성입니다. 그러므로 백성을 거느리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가진 것들, 사소한 것 하나하나를 소중히 아끼고 보살펴야 하는 거구나. 지금 있는 곳에서 주변을 아름답게 가꿔 나가는 것.


p.51
착한 일을 한다는 것은 오직 그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섬긴다는 것이지, 남들이 보기에 착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오. 


p.65
과식하는 것은 밥을 그대로 변소에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많이 먹고 싶을 때, 밥을 변소에 버리는 상상을 해보세요. 만약 그런 상상을 해도 진짜 음식을 참기 힘들면 진짜 변소의 똥 위에 밥을 한번 버려보세요. 만약 당신이 사람이라면 차마 그런 짓은 못할 것입니다.  


아... 부끄럽다. 사실 나는 음식을 남기고 버리는 것만 흉인 줄 알았지, 음식에 대한 욕심을 이렇게까지 생각해보진 못했다. 


p.70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하늘과 부모로부터 받은 생명입니다. 이 생명을 기르고 지키는 것이 음식입니다. 어찌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겠습니까? 


T.T... 교수님께서 항상 하시던 말씀이 이제야 더 와닿는다. 

귀한 생명. 귀한 생명을 유지시켜주므로 귀한 음식. 그리고 그 음식의 재료가 되는 식물들. 식물을 가꾸고 길러주는 햇살, 바람, 비. 그리고 이렇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자연의 모든 존재들. 그래서 아끼고 아껴야 한다.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가 주는 메세지와도 일맥상통한다.

p.73
큰일이 닥쳐서 마음이 흐트러지면 식사가 자연스럽게 난잡해집니다. 마음에 여러 번민이 있으면 식사를 하지 않거나, 한꺼번에 많이 먹게 됩니다. 


이건 누구나 다 경험해봤을 듯 싶다.


p.144
귀천을 떠나 식사를 절제하지 않고는 운명이 제대로 자리잡기 힘들어집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만물의 법칙을 아는 것이 삶의 근본입니다. 그러나 알기만 해서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행동에 옮겨야만 합니다. 




짧고 단순한 책이지만 그 속에 삶의 지혜가 오묘하게 어울어진 멋진 책이다.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 싶다면 가장 근본이 되는 음식에서부터 시작하기를!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2. 6. 23. 18:54





p.21
음식 중에는 욕심을 부추기는 음식이 있고 마음을 맑게 하는 음식이 있다. 화를 돋우는 음식, 어리석음을 지향하는 음식, 중심을 잃게 하는 음식,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음식, 마음을 울적하게 하는 음식, 몸을 덥데 하는 음식, 몸을 차게 하는 음식… ….
 이렇게 입을 통하여 몸 안으로 들어오는 먹고 마시는 음식들이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을 다스린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아주 적다. 대개의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입맛이 당기는 대로 주어진 음식을 즐기고 남들이 좋다는 대로 따라 먹으며 배를 채운다.

: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게 된다고 해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식생활을 바꾸는 사람도 매우 적은 듯 하다. 또한 바꾸려고 노력해도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아 언행일치의 길이여... ㅋㅋ


p.23
치유란 새로운 소생을 위하여 공간을 마련하고 비우는 과정이다.
,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도 놓아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삶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애착심을 일으키는 것일수록 그것을 마음에서 내려놓아야 한다. 그것은 욕구 그 자체에 불과하다.

:나의 비열한 욕망.  


p.83
 그것은 음식이 단순히 몸을 건강하게 하고 치유한다는 관념을 뛰어넘어 중추신경의 안정을 도모하여 투명한 의식을 촉진함으로써 깨어 있는 높은 의식의 삶으로 변화하는 데 기본적인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투명한 의식을 장려하는 식이요법이 바로 명상이나 선을 하는 승려나 수행자들에게 필요한 사찰음식의 기본이 된다.


p.87
 그토록 우리의 기억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남아 있는 음식의 맛들은 먹을 때마다 우리를 훈훈한 행복감에 젖게 하지만 간혹 본의 아니게 그로 인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그런 메모리 음식들이 현란한 가공식품들인 경우에는 더욱 문제가 심각하게 마련이다. 그 때문에 아주 어렸을 적부터 식습관을 바로잡아주는 것은 훗날 그 사람의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위하여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귀한 자식 매 한 대 더 주라는 말이 곧 그런 뜻의 말이 아닌가 싶다. 어린 자식이 더 없이 귀하게 느껴질 때마다 아이스크림이나 콜라처럼 쉽고 달콤한 것들로 사랑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몇 쪽의 과일이나 길게 자른 오이나 당근으로 그것을 대치하는 것이 진정한 뜻의 매 한 대란 말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음식은 배부름이나 맛의 차원을 넘어 '어떤 정서적인 만족감'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다. 함께 먹는 사람들과의 추억, 그날의 분위기, 느낌, 기분 등이 머릿속 어딘가에 생생히 저장된다.


p.131
 하타요가를 시작해서 꾸준히 연습을 하는 경우 처음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가장 커다란 변화가 몸에서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동안 깊숙이 넣어두고 참고 있던 화가 예상치 않게 폭발을 하듯 터져 나오는 경우도 있고, 갇혀 있던 갖은 감정들이 복받쳐 올라 이유도 알 수 없는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기도 한다. 게다라 하루 종일 자고 난 듯 몸이 개운해지면서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끼기도 하며 눈이 유난히 선명해져서 평상시에 무심코 지나치던 작은 것들이 자세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차분히 가슴이 가라앉으면서 눈망울이 열리고 자연스럽게 마음 문이 열리는 것을 차음 느끼게 된다.

: 언제 날잡아서 대성통곡을 하고 싶다. 그런데 그런 것은 쉬이 나올 것이 아니겠지.
딱히 슬프거나 힘든 일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도 모르게 곪아 있을 상처들과 아픈 줄도 모르고 있는 것들을 자극해서 다 터뜨리고 치유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요가를 배우고 싶다.



p.143
 우리의 몸은 영혼이 깃들어 살고 있는 작고 성스러운 보금자리다. 우리가 열심히 벌어 장만한 집은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가꾸며 정기적으로 수리를 하기도 하지만, 영혼이 머무는 우리의 몸은 대수롭지 않게 마구 섭취하는 온갖 음식물들과 아직 배설되지 않은 오물들로 가득 차서 쓰레기통과 같이 방치되어 있다. 그리고 온갖 것에 신경을 쓰느라 바쁘게 뛰어다니는 통에 악취로 가득 차 있는 그 영혼의 성전은 늘 주인 없이 비어 있기가 일쑤다. 우리의 작은 몸이 없으면 우리의 영혼 또한 머무를 곳이 없어진다. 게다가 우리의 몸이 깨끗하지 않거나 병들어 있으면 영혼의 맑은 체험 또한 기대할 수가 없다. 




멋진 책이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느낌과 기억의 기록2010. 10. 17. 16:10


팀원들과 의견을 모아 지난번에 만들었던 걸 조금 수정했다.

'더불어 살다' 대신 '책'으로 ㅎㅎ

내가 보기에도 이게 더 좋다. 

그림은.. 펜 드로잉 꽃 그림 작가 '백은하'님 것을 어설프게 카피했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카테고리 없음2010. 10. 13. 23:45



저희 클럽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마인드맵으로 표현했어요 :)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