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기억의 기록2010. 9. 16. 21:59


                                                                                                                  - 경주에서 찍은 꽃밭 (10/08/28)



어제에 이어 오늘 두 번째 독서멘토링을 했다. 
내 수준에 누군가에게 멘토가 된다니 말도 안되지만,
이름이 거창해서 '멘토'지 그냥 그림책 보면서 같이 놀다가 왔다. 

상대는 4살 여자아이 승미. ^^ 
(같이 멘토링 활동을 하는 학생들 중에는 멘티가 어른이거나 청소년인 경우도 있다)
인후염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있는 꼬마다. 어제는 열이 있었는데 오늘은 많이 내렸다.
낯가림도 없고 막내라 그런지 애교도 넘치는데다가 아주 적극적이라서 딱 '사랑받겠구나' 싶은 아이다.
얼굴도 귀염성이 있고 예쁘다 *

아직 글씨를 몰라 그냥 그림만 보여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승미는 그림책도 '읽을 줄 안다'
내가 읽어주러 갔는데 되려 내게 읽어준다고 해서 어떻게 읽나 봤더니,
가령 노란 뱀 그림이 있으면

"뱀이 꼬불꼬불 해요"
한다.

아이구 귀여워 ㅋㅋㅋㅋ

또 내가 홍학 네 마리가 그려진 그림을 보고

"이게 뭘까?"했더니,

 '엄마, 아빠, 오빠, 애기 가족'이란다.
내 눈엔 그냥 똑같은 새 네 마리로 보였는데...
그림을 보면서 '스토리'(?)를 생각하는 걸 보면서
역시 어린아이들은 상상력(창의력)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승미를 관찰하면서 또 한 가지 느낀 것이 있다.

글쎄, 옆에 같이 입원해 있는 남자아이가 엄마한테 혼나며 울고 있는데
승미는 그걸 보면서 웃는게 아닌가?
그것도 아주 해맑게!
처음엔 속으로
'친구가 우는데 보고 웃다니.. '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승미는 아직 울고 웃는 것의 차이를 잘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는

웃음 = 기쁨 = 행복
울음 = 슬픔 = 불행 (기쁠때 우는 것은 예외)

이라는 '이분법'이 존재하지만
어린 승미에게는 아직 그런 것이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승미는 방긋방긋 참 많이도 웃는다.

'에코캠프'같다가 웃음 치료를 받으면서 들은 말인데
아이들은 하루에 300~400회 웃는다고 한다.
반면에 나이가 들수록 웃음이 줄어드는데,
성인은 하루 평균 14회 정도 웃는다고 한다.

킁.

어릴 땐 그렇게도 웃을 일이 많았는데
왜 어른이 될수록 웃을 일이 줄어드는 걸까?

많이 웃어야지!

어린 아이 눈에 비친 세상을 맘 속에 담고싶다. 그리고 배우고 싶다.
구별 없는 순수한 마음!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흐흐 )



※ 네 살 여자아이(승미)의 특징: 화려한 것을 좋아한다. 그림의 모양보다는 색에 더 집중한다. 같은 색 찾는 것을 좋아한다. 표정을 따라하거나 동물 소리를 내면 좋아한다. 말을 할때 앞 뒤가 안 맞는다. 아무렇지도 않게 '이제 오지마', '모르는 언니야' 했다가도 금방 '가지마', '안녕' 한다. 집중하는 시간이 아주 짧다. 산만하다. 활동적이다. 잘 웃는다. 스티커를 좋아한다. 자기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한다. 낯가림이 없다. 악세사리나 물건에 관심이 많다. 사진을 좋아한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