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기억의 기록2020. 2. 27. 18:00

 

 

 

오랜만의 일상 소식. :-)

 

 

 

 

오랫동안 자주 화가 났다.

 

 

스트레스를 받느라 영 맥을 못추던 끝에 조금씩 좋아지고 있을 무렵...

 

더이상 내 의지론 어쩔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났으니. 그건 바로 우리나라를 한참 들썩이게 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질환. 코비드19. (covid-19)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내가 사는 지역에 확진자가 나타났을 때까지만 해도

겁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 문제 없다구' 당당하게 마주하면서.

 

그러다 맨얼굴이 드러나는 순간이 찾아왔다.

단조롭기 그지 없는 일상에 더이상 내 힘으론 어쩔 수 없는 타격이 가해졌을때...

걷잡을 수 없는 화가 일어났다.

 

모든 일들이 '기승전-채식'으로 연결되는 사고가 작동했고,

애써 참아온 시간들이 통째로 겹쳐지면서 마음이 배배 꼬였다.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생각들이 눈덩이처럼 커져갔다.

 

 

이러다간 어느 누구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햇살이 내리비치던 아침.

밝음을 쫓는 본능에 의지하면서 길을 걸었다.

 

 

 

꽃들이 잠을 자고 있었다.

 

 

 

 

이미 꽃을 피웠는데도 찬 이슬에 스스로를 보호하느라고

꽃잎을 오므리고 잠을 자고 있었다.

 

 

동병상련.

 

 

'저기요. 동물 좀 그만 드세요. 박쥐도, 돼지도, 닭도, 소도 너무 많이 먹잖아요.

너무 많이 죽잖아요.

그래서 당신도 아프잖아요.'

 

 

쓰러진 동물들의 피와 눈물이 바이러스로 다시 태어났다.

 

 

 

 

세상 일이야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는 듯 하늘은 파랗고 잎은 푸르다.

 

 

 

 

나비 같은 꽃들이 하얗게 피었다.

 

 

 

 

최소한의 힘만 쓰다가는 자꾸만 무력해질 것 같아서 밥을 지었다.

콜라비를 채썰고 식초와 소금물에 담가두었던 연근, 팽이버섯을 넣었다.

 

짭짤한 대저토마토와 달콤 상큼 금귤, 케일을 먹기 좋게 썰었다.

압착 귀리인 오트밀과 아마란스 씨를 뿌리고 핑크솔트로 비벼둔 다음,

발사믹식초를 섞은 올리브유를 끼얹으면 맛있고 싱싱한 샐러드 완성!

 

 

 

밥이랑 같이 먹기가 밋밋하다면 머스타드소스와 간장을 뿌리면 된다.

웬만한 식재료는 아이허브 (kr.iherb.com)나 생협 등에서 질좋은 것으로 구할 수 있다.

모두 무농약/유기농 채식.

 

 

 

 

빵이랑 같이 먹어도 맛있고... :P

 

 

코로나 corona는 왕관, 

일식이나 월식 때 해나 달 둘레에 생기는 광환의 의미가 있다.

 

박쥐가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처럼 바이러스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

잘못은 인간들의 무분별한 탐욕과 어리석음에,

부족한 자비와 연민심에 있다.

 

햇살이 언제고 따스한 것처럼,

볕을 두른 말간 얼굴도 미소 지을 수 있기를.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