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2017. 3. 27. 20:46

 

 

예전에 친구에게 선물 받은 책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결심했다>를 이번에 해남에 간 김에

우연히(?) 발견해서는 읽게 되었다.

읽지 않겠다 마음 먹어서 해남 집으로 보내버렸었는데,

희안하게도 눈에 들어와 다시 가지고 온 책.

책이란 얼마나 신기한지, 마음 상태에 따라 고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뿐더러,

끌려서 읽는 책 속에선 언제나 마음에 깨달음을 주는 구절들을 만날 수가 있다.

이번에도 그랬다.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알아차린다.

스님께서 늘 말씀 하셨던 진실함이 바로 이런 것을 의미하는게 아닐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 자신을 속이고, 이리 저리 포장한 모습만 드러내곤 한다.

 

대학 시절 친구에게 선물 받은 책이라,

받은 김에 친구에게 잘 읽었노라고 안부겸 편지를 써야겠다 마음을 먹으며

머릿 속에 하고 싶은 말들을 떠올렸다.

그러다 문득 발견하게 된 것은,

그토록 꽁꽁 숨어있던 '두려움' 이었다.

애써 억누르며, 내 스스로 선택한 결과라 위로해 왔지만

실은 두려워서 그랬다는 걸.

이토록 단절 시켜버린 인간관계란, 모두 내 잘못이고, 내 탓이었고,

거의 장애 수준으로 마음을 열지 못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과 똑같이 지내고 싶다거나,

그렇게 돌아가고 싶다는 뜻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토록 무정하게 내칠 필요는 없었던 거였는데.

 

 

사람들이 불편을 드러낼 때마다 상처를 받고,

내 잘못이 아닌 것도 내 잘못이라 여기고,

그런 과정에서 점점 마음을 닫고...

그리고 이제서야 다시 용기를 내야겠다 결심이 선다.

 

모든 사람이 같을 수는 없다는 걸,

정확하게 이해해주는 일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그래서 모두 다 틀렸다는 잣대를 들이대는 일은

얼마나 애같이 어리석은 생각이었나.

 

 

안정이 무어냐,

그것은 뱃속부터 차오르는 든든함이다.

열려있는 마음이며,

무한한 자비와 가능성이다.

 

 

어설프고 섣부르게 아는체를 하려는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_()_

억지로 억눌러온 마음을 참회합니다. _()_

무관심한 어리석음,

사람들을 돌보지 못한 어리석음, 무엇보다 스스로를 돌보지 못했던 어리석음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_()_

이런 자신을 알 수 있도록 바른 가르침을 주신 스승님께 감사합니다. _()_

못나고 잘난 것 구분하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를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_()_

모든 선근 공덕을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_()_

 

옴 아 훔. _()_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