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일기는 큼직큼직한 화면으로 컴퓨터로 써야지 제맛.
핸드폰으로 쓰면 세세히 쓰기가 힘들 뿐더러 화면도 작아서 쓸 맛이 덜한다.
냉이를 넣어 말아 먹은 김밥. 우엉은 넣을 생각이 없었는데 엄마가 넣으라고 해서 넣었고,
10% 세일 하는 걸로 샀더니 상태가 좀 안좋았다.
찬바람 맞으며 엄마 아빠랑 캔 냉이는,
'이거 먹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까칠하고 색도 자주빛 비슷한게 영 맛이 안나게 생겼는데
끓여보니 왠걸, 엄청 보드랍고 향긋한 냉이국이 되었다.
김밥도 괜찮았고.
향긋한 냉이 냉이! 냉이 김밥.
냉이 뿌리에 코를 가까이 대고 킁킁 향기를 맡다보면 그만 코를 박고 싶을 정도로 향이 좋다.
씁쓸하면서도 향기로운 흙냄새.
동백나무 숲은 또 가고 싶은데. :) 이달 말에 다시 한 번 가보기로!
그땐 꽃이 피어있겠지.
2시간 걸리는 장거리 주행을 혼자서 성공했다.
물론, 약간의 멘붕 상태는 있었지만...
(네비게이션을 잘못 보고 방향을 엉뚱하게 가거나,
앞 차 뒷꽁무늬를 쫓다가 엉뚱하게 가버린다거나 하는 등의)
위험한 상황 없이 안전하게 잘 도착할 수 있었다.
언제부터 차가 있었다고,
마음이 살짝 들뜨니 이 밤중에 차를 끌고 나가 객기를 부리고 싶어진다.
다행히도 오늘은 그런 들뜬 감정에 놀아나지 않았고,
단지 예전에 사두었던 시와의 '소요' CD를 플레이어 안에 쏙 꽂아 두었더니
마음이 좋아졌다.
요가를 하면서 놀라게 되는 점 중에 하나는,
미처 알지 못했던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몸이 쭉쭉 편안하게 늘어나며 이완되고 안심되는 날이 있는가 하면,
뻣뻣하게 굳은 상태에서 영 불안정한 감정이 드러나기도 한다.
오늘은 두번째에 해당하는 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집에만 다녀오면 이상스레 울적한 감정이 생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에 이슬이 내리는 것 같다.
물-론,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좋아진 건 두 말할 것도 없지만
부모님에 대한 감정은 알 수 없이 묘하게 슬프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뭐든 다 못나게 보고, 부족하게 보고, 내가 아닌 모든 것에 탓을 하게 되는...
그런 기계적으로 습관화 된 생각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아픈 걸 보면 슬프고, 아픈 마음을 보는 것도 슬프다.
이럴 때 필요한 자세는
'그래서 어쩌라고.'
그래 어쩔거야. 이렇게 생긴걸.
부정할 수도, 거부할 수도, 그렇다고 어떻게 바꿔 버릴 수도 없는 걸.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동일시 하지 않는 게 최선의 선택.
그리고 삶과 죽음을 넘어선 자리로 어서 건너가야지.
내일 올라오려다가 비소식이 있어서 오늘 올라왔는데,
비소식이 사라졌다.
내일은 어딜 또 가볼까... :)
자연 속에 푹 담겨 살고 싶다. 소란스런 도시 말고 다정한 고향 같은 곳에서.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스스로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바른 가르침을 주신 선지식 스승님께 감사합니다.
모든 중생들이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영원한 평안에 안주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마음 아픈 중생들께 회향합니다.
옴 아 훔 . . .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