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2016. 11. 2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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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도 짜증이 날때 좀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 상황을 가볍게 받아들일 수만 있어도 그게 가능할텐데.

왕 짜증이 나는 상황을 가볍게 받아들이면 그게 짜증인가 싶기도 하고.

어쨌거나, 그 짜증을 그저 꾹 참고 누르는 건 능사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똑같이 왕 짜증을 내는 건 곤란하고.

하지만 적어도, 그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는 분명하게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

상대도 상대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라고 추측하고 참고 또 참다가는...

그 불똥이 엄한 곳으로 튄다.

으~~~ 담엔 꼭 꼭 꼭 표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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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

'맞다 너네들 이런 힘이 있는 아이들인데' 싶어진다.

조용히, 차분히, 얌전히 ... 이런게 어울릴 나이가 아닌데 자꾸 부당하게 요구하게 되고.

그렇게 잠재되어 있던 힘들이 한꺼번에 분출되어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나 역시도 그럴거란 생각이 들었다.

무한한 가능성 속에서 별 보잘것 없는 능력들만 쬐금씩 꺼내다 쓰는 건 얼마나 바보같은 짓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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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으로 상대만 피해를 입고 나는 괜찮다고 여기는 생각은 대단한 망상이다.

일방적인 피해는 없다.

겉으로는 일방적으로 보일지라도 결국엔 나 자신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과 같다.

완벽하게 분리된 나라는 건 없을 뿐더러,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그러니까 나를 위해서라도 피해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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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에 낀 때를 맨손으로 꺼냈더니,

손에서 시궁창 냄새가 났다.

비누로 씻으면 되겠지 했는데,

한 번, 두 번 씻어도 그 냄새가 남았다.

단지 손에 닿은 것 뿐인데도 오래오래 머물러 있는 냄새를 보며 또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사소한 나쁜 짓도,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일지 내게 오래 머물러 두고두고 나쁜 영향을 줄 것 같다는...

매일매일 스스로를 돌아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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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나쁜 점이 많이 보이는 건,

그것과 똑같은 성질이 내게도 있기 때문이다.

그걸 알면 함부로 흉을 보거나 비판할 수는 없을텐데.

바닥으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내 바닥을 드러내고 확인하는 일밖엔 안된다.

그래도 어디까지 내려가는지 정확히 지켜봐야지. 제일 낮은 곳의 밑바닥까지.

억지로 누른다고 되는 일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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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리 하고 싶은 말이 많은지.

다다다다다 말하고 싶어진다.

나도 모르게 억누르고 참고 있는게 많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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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조만간 요가를 시작할 계획이다.

겨울이 되고 보니 추워서 걷기 운동을 할 자신도,

집 안에서 꾸준히 홈트를 할 자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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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사이에 완연했던 가을이 끝나고 겨울로 접어들었다.

꽃 피는 것만 순간인 줄 알았는데,

고운 단풍도 순간이란 걸 30년 만에 알게 되었다.

(그간 눈을 감고 산 것도 아닌데...)

아 겨울이다.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참회합니다.

모나고 비뚤어진 마음, 억지로 억누르는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좀 더 상황을 가볍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꾸준히 해나갈 것을 발원합니다.

부족한 것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온전함에 감사합니다.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옴아훔 _()_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