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2016. 10. 9. 21:15

 

책을 읽기 전에 목차를 훑으면서 오래오래 시선이 머물렀던 제목.

'사랑 받는 자로서의 자신감 없음'

그래서 늘 지레 겁먹고 도망치며 그렇게 해서라도 스스로를 보호하고 싶었을까.

 

 

강박관념처럼 좋은 것만 보이고 싶은 마음이 항상한데.

이렇게 널부러지고 완벽하지 못한 것이 사실 더 나에게 가깝고.

 

 

자꾸만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밝은 창 아래 앉아 책을 읽다보니 마음이 좋아졌다.

 

그리고 산책.

 

 

노란 꽃들.

 

 

휘날리는 구름들.

노을을 보려고 시간이 흐르길 기다리는데 못 기다리겠다 싶어 발길을 돌린 사이에 노을이 깊어졌다.

어제 오늘 저녁은 겨울의 그것처럼 추웠음. 덜덜.

 

 

 

엄마의 보살핌이 아니라도, 이젠 내 몸은 내가 지켜.

어젠 찬 바람 쐬고 밤새 코가 꽉 막혔으니 오늘은 미리 꿀과 도라지청을 넣은 따뜻한 차를 마셔두어야지.

 

 

 

사람 사귀는 법을 배운 적이 없어서 그런건지, 최초의 관계맺기를 실패해서 그런건지.

나는 항상 사람을 깊게 사귀지 못했다.

수없이 많은 친구들이 나를 좋아해줬지만 그때마다 나는 거리를 두었고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마음에 뚫려 있던 그 커다랗고 검은 구멍은

'내 모든걸 알고도 과연 나를 좋아해 줄까'하는 의심 때문에 도저히 메울 수가 없었다.

사랑 받으면서도 사랑 받는 줄 모르고,

관심 받으면서도 관심 받는 줄 모르고,

대접 받으면서도 대접 받는 줄 모르는 머저리 등신.

 

좋은 것만, 밝은 것만, 완벽한 것만 보이고픈 연기 속에

진실된 것은 하나도 없고 겉 껍데기만 남아 결국엔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고 관계는 깨어진다.

 

늘 용기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고.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_()_

작은 용기를 내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음에 감사합니다. _()_

마음의 그늘들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보며 크고 작은 상처들이 환영임을 알고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_()_

모든 선근 공덕을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_()_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