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2016. 9. 5. 23:44

 

 

 

 

 

하루종일 마음이 참 잔잔했던 날.

1분 1초에도 민감했던 마음이 많이 느슨해지고,

'그러면 안돼!'에서 '그럴 수도 있지'로 바뀌니 불편할 일이 없었다.

몇 년동안 바뀌지 않았던 부분인데, 스스로 알아차리게 되니 이리도 쉽게 고쳐지는구나.

 

먹는 것에 있어서도 드디어 결정하는 마음이 섰다.

여전히 모든것이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근 한달간 커피에 붙었던 착이 설탕과 대두로 된 음료로 옮겨갔는데

이제는 그만 먹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에서도 서로의 입장을 고집하면 할수록

탁탁 튀긴다는 사실을 좀 더 확고히 느끼게 된다.

일단 내 생각은 없애고 들어간다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지.

 

퇴근길,

그간 '보자 보자' 이야기만 하고 보지 못했던 지인을 오랜만에 우연히 만났다.

항상 먼저 내게 연락을 해오던 차였는데

사실 나는 봐도 안봐도 그만인 마음이라 선뜻 언제 어디서 보자는 말이 나오지 않았었다.

매일 보는 사이일땐 자꾸 마음이 쓰이고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그게 잘 통하지 않다보니 '여기까지 인가 보다' 했었다.

몇 걸음 같이 걸으며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평소처럼 걷기 운동을 나가면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운동도 빼먹고 책도 안읽고 그러면 안되지' 했다.

'내 앞가림이나 잘 하자'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느낌... 뭔가를 외면하는 것 같기도 했고.

그렇게 얼굴 좀 보자는데 선뜻 먼저 만나자는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그 마음을 뻔히 알면서도 아무런 입장을 취하지 않는 게, 그게 바른 행동일까? 싶어졌다.

그러다가 일단 마음을 내려놓고,

아름답게 지는 노을과 그 옆에 아름답게 뜬 초승달을 바라보며 걸었다.

그러고는,

운동을 다 하고 나서 만나면 되겠다 싶은거다.

혹여 상대방이 싫다고 한다면 안만나면 그만인거고. 이렇게 간단한 걸.

 

집으로 돌아와서는 곧바로 연락을 했고, 만나기로 했다.

 

두 시간이 넘도록 들은 이야기는...

말하자면 '고통' 그 자체였다.

저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까 싶어지는... 상대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고 도움이 되려 만나려던 건데

되려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이 내가 느낀 것 이상으로 행복이었구나 하고 얻어지는 시간이 되고 말았다.

또 동시에 누가 누굴 돕는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구나 했고,

내 수준에서는 아직 멀었구나 싶기도 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상대의 이야기를 온전히 내 이야기처럼 여기지는 못했다.

한걸음 떨어져 왜 '그런데 살고 있어, 어서 나와'하는 마음이 들었다.

저런 고통 속에 사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하는 고민들은 참 작고 사소한 것들이었구나 싶기도 하고.

 

 

 

* 참회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나의 상에서 비롯한 모든 분별들과 미워하는 마음들을 참회합니다.

 

 

* 감사

하루의 수많은 찰나 속에서도 아름다운 것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음에 감사합니다.

지금 여기의 자리가 얼마나 정확하며 충분한지를 알게 되었음에 감사합니다.

사람들을 나만의 상으로 판단하고 분별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착각인지 깨달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  원력

두개가 아닌 하나의 세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스스로 무르익을 때까지 조바심을 내지 않으며 온전한 믿음으로 정진하기를 발원합니다.

내가 아닌 우주 전체라는 자각을 놓치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온 존재계에 이익되는 일만 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소극적인 보살행에서 적극적인 보살행으로 전환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 회향

오늘 하루동안 지은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부처님과 중생께 회향합니다.

옴아훔 _()_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