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2016. 6. 15. 23:41

 

 

 

이제는 아이스 발효차. 냉욕 중인 티몽. 

날씨가 더워지니 뜨뜻한 차는 좀 덜 맛있었는데, 얼음을 동동 띄워 먹으니 좋다.

마음이 놓아지는 잠깐의 휴식시간 이야말로 꿀.

 

 

 

 

아침의 버섯 김치죽. 간편하고 맛있고 든든한 식사. 으음 :P

 

 

 

* 참회

- 스스로 생각하고 깨달을 시간을 주지 않고 먼저 말해버리는 섣부른 판단을 참회합니다.

이제껏 이런 식으로 행했던 모든 구업들을 참회합니다. _()_

 

 

- 미술대회에 보낼 그림을 지도하며 내 욕심에 미치지 않자 실망스러워 하고는

어떤 기대도 하지 않았던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과반수 이상이 상을 받으며 나 자신을 돌이켜 볼 기회가 주어지고

아이들을 좀 더 가능성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 (참회이자 감사)

연초에 엄마에게 마음에 담아두었던 편지를 쓴 후로, 마음 한켠이 편해지고 맺혀있던 부분이 풀어지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 후론 (아니 그 전부터) 나는 어릴때부터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꼈다'는 부분을 친한 사람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하곤 했었다.

그리고 이번주엔 가족끼리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여행 얘길 하면서 가족끼리 가는건 어릴적 사진으로 본 것 이후엔 처음이라며,

엄마가 앨범에다가 '정아 3세, 4세 **에서' 하는 식으로 적어두어서 기억한다는 말을 했다.

그랬더니, 말을 들은 샘이 '엄마가 그렇게 해주셨는데도 사랑을 못받은거냐' 되묻는다.

앨범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아주 아기때 깨복쟁이 차림으로 목욕을 하고 있고,

엄마는 나를 받쳐 안으며 환하게 웃고 계신 사진이 있다. 엄마도 나도 서로 마주보며 웃고 있다.

참 좋아하는 사진인데... 어째서 그런 사랑들을 까맣게 잊은걸까.

 

오늘은 갑자기 먹고 싶은 엄마 음식들이 떠오르면서 엄마한테

'감자들깨국'이랑 '호박잎된장수제비'가 먹고 싶다는 얘길 한다는 걸 샘들과의 단톡방에 잘못 올렸다.

그러면서 내가 엄마한테 그런 얘길 한다는걸 알게된 샘이 이번에는

'그런걸 엄마한테 보내냐'며 그러면 '엄마가 뭐라고 하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나는 자랑스레 '그러냐고, 집에 오면 해준다'고 했다고 하니,

'뭘 모르네', 하고는 본인은 뭐가 먹고 싶다는 얘기는 하지도 못한다며 '그러고도 사랑을 못받았냐'며 웃는다.

그래서 나는

'아 그렇구나 내가 배은망덕 한거였구나'하며 우스갯소릴 했다.

그렇다.

사랑에 대한 내 관념은 늘 동생들이 받는 것과 비교하며 사실 그대로를 보지 못하게 했다.

지금에 와서 보면 그렇게 느끼지 않았어도 됐던건데,

그런 관념들이 사실일까봐 차마 물어볼 용기도 못냈던 어린 날들이 가엾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온 존재로부터 자비로운 마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그것이 사실이어서가 아니라, 순전히 내 마음에 자비의 구멍이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온 존재계가 자비라는 말씀을 새겨듣고 감사를 느껴볼 일이다. 

 

 

 

* 감사

- 일하는 중간 스트레스 게이지가 점점 올라갈 무렵,

오랜만에 쏟아져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 속까지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물이란, 어쩌면 그리 다정하고, 깨끗하고, 차별이 없을까. 게다가 생명을 기르고 살려낸다.

게다가 절대로 스스로를 더럽히는 일이 없다. 오히려 더러워진 것까지 정화시킬 줄 아는 순수함을 지녔다.

물의 자비로움에 감사합니다. _()_

 

- 감사한 마음을 품다가도 결정적인 가치관이 부딪치는 순간엔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이 밀려든다.

아무리 말로 해봤자 들릴리 없고 통할리 없는 한계가 가로 막는다.

어쨌든 지금은 때가 아니므로 단지 열심인 부분만 보기로 하지만, 끝에 느껴지는 감정은 슬픔이다.

 

- 아무 문제 없는 자리를 지켜보려고 해도 때때로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불안감이 찾아온다.

'불안'이란 오랜 습관이 떠오르면 '뭐가 잘못됐는지' 곰곰히 생각하며 자책을 하게 된다.

그러다 스님께서 대만 불자들에게 해주신 법문 동영상을 보게 됐는데,

'번뇌망상이 깨달음의 재료'라고 말씀하신다.

그렇지, 망상마저도 포용하고 수용하는 마음이 중요한건데.

내 본래성품의 자리를 보기 전까지는 번뇌망상과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문제가 있는데 어쩌지요?' 할때마다

'아무 문제 없으니 괜찮다'고 자상히 알려주시니 마음에 잔잔한 위로가 된다.

'망상이 깨달음의 재료요 명백한 증거'라는 말씀을 분명 이전에도 들었었는데 어쩌면 이리 다시도 새롭게 들리는지.

불편한 마음이 솟을 때마다 강제로 억누를게 아니라 스스로 다독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큰스님의 자비로운 가르침에 감사합니다. _()_

 

 

 

* 원력

본래의 성품 자리를 보기 전까지 번뇌망상과 사이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망상을 보며 깨달음 자리의 증거라 여기는 마음을 항상 유지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일체를 자비의 발현으로 볼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내가 옳다'는 에고가 솟을 때마다 분별하는 마음 대신 텅텅 비어있는 원만함으로 볼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적당히 괴로움을 느낄 때 고통스러워 하기 보다 깨우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기며 기뻐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 회향

의식적으로 지은 자비이지만 조금의 공덕이라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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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념이 자신감을 빼앗는다.

관념은 어리석은 습관일 뿐이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