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기억의 기록2016. 5. 13. 21:49

 

 

 

대체 내 어디가 무서운걸까? 라고 말하기엔 내가 한게 있긴 한데

그래도 맘 속 깊은 곳은 안 무섭다 뭐.

누가 더 좋느냐는 물음에 진저리가 난 새우는 묻기도 전에 "(선생님들) 다 좋아요" 하곤 하는데,

이번엔 무서운지 그렇지 않은지를 물으니 무섭단다. 어디가 무섭냐고 물으니 "얼굴이"란다.

아아 -.-

그래서 부러 이상한 표정을 지어 보이니까 "그렇게 하면 웃겨요"랜다. 푸헤.

 

 

요 몇일 전 한 꼬마는 자기 담임샘이 나를 불러오겠다는 소리만 듣고도 눈물샘이 터져서

엉엉 울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보고 나니 도대체 평소 나의 이미지가 어땠던 걸까 싶다. 도깨비 같은가.

급 자기 반성이 되기도 하고... 혼내기만 하고 예뻐해 주는건 부족했나 싶기도 하고.

점심 식사를 마친 다음 아이를 불러다가 상황 설명을 해주며 꼭 안아주었는데, 몸집이 너무 작았다.

아직 어린 아이인데 7세 아이들을 데리고 있다보니 내가 좀 엄하게 굴었나보다. T_T

 

 

4년째 일을 하니 능률이 많이 올랐다.

같은 일을 해도 이전보다 힘을 덜 쓰기 때문에 일의 양은 늘었지만 더 빨리 해낸다.

도저히 못할 듯 해서 주말까지 미뤄뒀던 일들도 이제는 시간 안에 딱딱.

물론 그간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일의 군더더기를 줄여낸 덕도 있다.

 

 

하지만,

일이 끝나고 나서 여력이 남지 않을 정도의 힘을 써버리지는 않을테다.

내겐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이렇게 다짐을 한다고 해도 저녁이면 기운이 빠질 때가 많다.

 

 

이렇게 되는게 시간이 다 해결하며 쉽게 이뤄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나는 느리고 느린 편이다.

다 같이 수업을 하는 날이면 긴장한 탓에 수업 전엔 뭘 먹지도 못했다. 2년 동안이나.

주임을 맡게 되면서부턴 더 애를 쓰게 되었는데,

공동의 일에 있어서 동료들과 분배해서 하기 보다는, 대부분 혼자서 해버리곤 했었다.

그게 겉으로는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상은 싫은 소리를 듣기 싫은 마음이 더 컸다.

함께 또는 같이 하는 사람들이라 생각지 않고, 나 혼자서만 책임을 지려는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제는 조금 달라졌다. 함께 그리고 같이 나아가고 있다.

 

 

 

 

 

저 '모타지만' 글자를 보는 순간 웃음이 빵 터져버릴 것만 같아서 입술을 앙 다물었는데, 결국 '풉'  터져 나오고 말았다. 내 웃는 얼굴을 보고 아이들이 웃는다. 왜 웃었는지는 비밀.

 

 

 

 

 

'노여움'의 사전적 의미를 보니 '분하고 섭섭하여 화가 치미는 감정'이라고 나오는데,

내가 느끼는 '노여움'의 정의는 아이들 보단 어른들의 감정에 어울리는 표현, 그리고 화보다 더 큰 화가 바로 노여움이다. 그래서 노여움의 의미를 묻는 아이에게 그런 식으로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 이 단어를 사용해서 문장을 지어보자고 하니 글쎄 저런 문장을. 그래 JW이는 엄마가 화가 나면 노여웠구나. 엄마보다 더 화가 나는구나. 그런데 왜 귀엽지. :)

 

 

 

 

 

모처럼 일찍 일어나서 아침의 독서를. 어스름한 빛이 참 좋았다. 이런 순간을 위해서라도 좀 더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할텐데. SNS나 인터넷 쇼핑 같은 것에 정신 팔지 말고 말이지.

 

  

 

 

 

아침의 야채죽. 그간 먹어온 밥들 사진도 날 잡아서 올려야지.

어쩌다보니 몇일 지나버린 밥에 물을 붓고 팔팔 끓인 다음 느타리버섯, 당근, 적양배추를 쫑쫑 썰어 넣는다.

좀 더 익힌 다음 소금과 들기름을 샥 돌리고 깨소금을 솔솔 뿌려 마무리!

나무수저로 밥을 먹으니 질감이 색다르고, 숟가락 들기가 가벼워 좋다.

 

 

 

 

 

예쁜 꽃을 선물 받아 책상 한 켠에 두었다.

감사합니다. ♡

 

 

 

 

 

저번엔 친절하게 대해준다며 상장을 만들어 주더니,

요번엔 예쁜 눈으로 보니까 천사같댄다. 엉엉.

너희 아님 내가 어디서 이런 소릴 들어보겠니?

툭툭 말을 내뱉고 잔뜩 눈을 흘겨 뜨던 것이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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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마음엔 쉴새 없이 울리는 카톡은 어울리지 않는다.

고요했던 마음에 흙탕물이 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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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를 2주 넘게 이어오고 있다.

기왕이면 100일 1000인 꾸준히 해 나가고 싶은 마음.

108 이란 숫자가 부담이 되어 계속해 나간다는 건 엄두조차 나질 않았는데

아침에 54배, 저녁에 54배 나누어서 하니 할만 하다. 각각 10분씩 걸린다.

처음에 하루 이틀은 등 근육이 뻐근해 지고, 늦은 날엔 급히 하다 등이 결리기도 했었다.

삼주차에 접어드니 어느 정도 몸에 익은 듯도 하지만 아직은 가뿐한 마음으로 해내지는 못한다.

할수록 더 나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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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를 전하는 일. 상대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

그 시선 하나만으로 정말 그렇게 움직여지는 걸 보면, 보는 것의 힘이란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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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틈틈이 질투를 하며 끝없이 커지는 욕심을 보았다.

날마다 부끄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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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아훔. _()_

내일은 1년에 한번 뿐인 부처님 오신날! 엄마랑 홍서원에 간다. 야호.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