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기억의 기록2015. 12. 6.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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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받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이 한수 위라고 여기지만, 여전히 나는 사랑 받음으로써 내 안의 사랑을 확인한다.

상대를 향해 온 마음을 기울이지 못 한다면 몸이라도 기울이고 싶은데 그 마저도 쉽지가 않다.

상대를 투영하는 눈에는 언제나 내가 있어서 그저 바라보는 일도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흐린 침묵 옆에 어떤 위로도 해줄 수가 없었지만, 적어도 따뜻한 온기 쯤은 전해졌기를.

그리고 당신의 눈 또한 보여지는게 전부는 아니라는 걸 말하고 있다고 얘기해주고 싶었다.   

 

 

 

 

 

 

 

타인의 사랑으로 하여 나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이유는 내가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그게 가능해 진다면, 타인을 향한 내 사랑도 지금보단 훨씬 더 무르익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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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 나뭇잎들이 드넓은 하늘을 가리는 동안, 나는 내내 머물러만 있었다.

웅크리고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은 듯 보였지만 실은 늘 그리고, 그리워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야 비로소 다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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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차오를 때면 말랑말랑해진다. 민감한 더듬이를 달고 소리를 듣는다.

소리에도 마음이 있어 마음 길이 보인다. 예쁜 말을 하다 보면 눈물이 날 것 같다.

어쩔땐 감정 과잉 상태 같기도 하다만.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