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기억의 기록2014. 11. 17. 20:34


영화 her - 테오도르 회상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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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만 되면 몸이 왜이리도 삐걱대는지 모르겠다.
없던 연골이라도 생겨난 듯 하다.
평소엔 느끼지 못하고 연체동물처럼 지내다가
느낌이 오니까 '내 몸에 이런게 있었구나' 하는거다.
탄력적이지 않은 두꺼운 고무줄같은게 말이다.

그나마 다행은 복근운동을 하는 시점부터 몸에 살짝 땀이 나면서
유연해진다는 점. 이건 언제나 신기하다.
드러누워서 다리좀 올렸다 내린다고 땀이 나다니.
열이 나는게 느껴지고 그때부터 기운이 조금 난다.
주에 겨우 3회 하는둥 마는둥 해서 그런가
여전히 배에 힘이 없는게 미스테리긴 하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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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문이 아니라 너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나 때문일까,
애꿎은 의심과 조바심을 낸다.
어리석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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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방어와 남탓으로부터 벗어나 깨끗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
까짓 욕 먹고 털어버리면 그뿐인데.
그 욕 먹는게 싫어서 요리조리 도망칠 궁리를 하다가 결국 상처만 받는다.
내가 모자라다는 걸 인정하기가 싫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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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는 '안녕 헤이즐'이란 포스터를 보고 샀던 책인데
기대치보다 훨씬 못한다.
늘어지게 읽어서 이제 절반 가량 읽었는데 재미없다...어떡하지.
더 읽어봐야 지금 이 느낌 이상은 없을거라는 예감이 드는데
표지에 적힌 홍보성 멘트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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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진짜 열등덩어리다.
아무리 생각을 하고 결심을 해봐야 '순간'이 오면 다시 잊는 덕분이다.
그 '잊음'과 '어리석음'으로 열등하다는 걸 잊지 않을 수가 있다.
한편으론 단번에 바뀔수 없으니 당연하다고 여기면서도 이런 마음을 품는 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일거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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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하르트 톨레를 읽는다. 조금씩 야금야금.
한참을 '마음'이라든지 '고요함'이니 '지혜'니 하는 것들이 거들떠 보기도 싫었는데
요즘은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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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과 관념을 붙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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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분석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다 저항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 궁극적으로는 저항하지 않기 위해,
그러한 것일 뿐임을 받아들이기 위한 것이라면.
그렇다 해도 이런 머리씀은 가까운 길 놔두고 멀리 돌아가는 기분이다.
사고의 틀 안에서 맴돌기만 하고 벗어나질 못하는거지.

나는 옷이 아니라 옷걸이고, 음식이 아니라 그릇이고, 연필이 아니라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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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고 나쁨을 분별 말라는 말은
모든 것을 좋게 받아들이라는 뜻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라는 뜻이었구나, 했다.
톨레의 글을 읽으면서.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