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으로라도 뭔가 표출을 해야지 이대로 잠을 자기에는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알수가 없다. 대체 뭐가 문제인건지. 생각을 하면 할수록 꼬여만 가고 끝내는 어디가 생각이고 이게 제대로 된 생각인 건지 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다. 복잡하다. 자책하게 된다. 피해의식에 휩싸여 있는 것도 싶다. 그 이면엔 오만함이 자리하고 있겠지. 좀 더 나아지고 착하고 당당하게 살고 싶은데. 마음 한 구석엔 그늘이 있고 피하고 싶고 오직 나만 생각하면서 살고 싶다. 적당한 중심은 늘 옮겨다니니 균형을 맞출 수가 없다. 후... 두근두근 마음 설레던 일도 일단 무거워지기 시작하면 더이상 즐겁지가 않다. 벗어자고 싶다. 이 무게감으로부터. 예전에 종종 들렀던 블로그가 있는데 더이상 업뎃이 되지 않는다는게 참 서운하다. 읽는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글인데... 그래도 아쉬운 대로 예전의 글이라도 본다. 그가 추천하는 책들을 유심히 살펴보게 되고. 그 중에 시선이 가는 책이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다. 아 생각해보 니 이 책은 읽던 책에서 발견하게 된거고 그래서 그 블로그에서 찾아본거구나. 그 블로그엔 자세한 리뷰가 없지만 어쨌든. 그도 아주 인상 깊게 읽었다는 책이다. 지금 집에 있는 책도 밀려 있는 상태고 읽던 책마저 있어서 또 다시 새로운 책에 관심을 갖는다는게 어리석게 느껴지지만서도, 눈이 간다. 특히 이 대목 때문에. 

< 저는 누구에게나 상냥하게 대했지만 '우정'이라는 것을 한 번도 실감해 본 적이 없었고 모든 교제는 그저 고통스럽기만 할 뿐이어서 그 고통을 누그러뜨리려고 열심히 익살을 연기하느라 오히려 기진맥진해지곤 했습니다. 조금 아는 사람의 얼굴이나 그 비슷한 얼굴이라도 길거리에서 보게 되면 움찔하면서 일순 현기증이 날 정도로 불쾌한 전율이 엄습할 지경이어서, 남들한테 호감을 살 줄은 알았지만 남을 사랑하는 능력에는 결함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디서 이런 글이 나온 건지. 지난 날의 내가 떠오른다. 마치 고등학교 시절의 내 모습을 표현해 놓은 것 같다. 사실 이런 사람이라고 고백하는 것 자체가 민망하다.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고 지금도 그때와 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타인을 대할 때의 불편함과 마음 우러러 깊이 사랑하지 못한다는 점은 여전한 것 같다.
작가가 다섯 번이나 자살 시도를 하고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 마음 한켠을 우울하게 한다.
지금 상태를 최대한 솔직하게 튀어나오는 대로 쓰자니 지저분하고 너저분하다. 이런 감정들이 사라진 후에 돌아보면 싸버린 똥처럼 느껴질테지만. 사실 이렇게 무겁다고 느끼는 감정은 잠깐의 생각에 지날 것인 지도 모르겠다. 무겁다고 느끼면서도 어린양은 아닌지 자꾸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사랑이 아닌 것들은 저리로 가버렸으면!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