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진 것에 연연해 하지 않을 것.
나는 지금이 마치 영원할 것 처럼, 그렇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순간들이건만, 헤어짐의 순간이 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영원히 반복될 것 처럼 그렇게 지루하게도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하여 그 무게는 가볍지 않다. 무거운 발걸음을 한 발자국씩 옮기며 마음 한켠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언제부터 이토록 익숙해 졌을까?  

잠시 내 곁에 있을 뿐인 모든 것들에게 가벼운 인사를 해야지. 가볍게 안녕.

가볍게. 가볍게.

딱지를 붙여 놓은 것들로부터 멀어질수록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 모든 무거움의 근원이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다시 되돌아 간다면 가벼워질 수 있을까? 다시 처음부터 하나씩 겪어보고 느껴봐야할 것 같다. 어떻게 흘러가려는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뭔가를 다 잊어버린 기분이다.

아무것도 아닌 나. 아무것도 아니므로 아무렇지 않게 가볍게 살고 싶다.

휴.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