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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04 연결고리로 줄넘기 (18)






 “3 × 9 = 3”

 아미르 칸 감독의 영화 <모든 아이들은 특별한 존재이다>의 주인공인 '이샨'이 풀어낸 수학문제다. 이샨은 '×'를 통해 우주의 문어 외계인을 연상하고는, 태양을 공전하는 3번째 행성인 지구를 9번째 행성인 명왕성 자리에 옮겨 넣는다는 상상을 한다. 자신이 직접 우주선을 운전하면서 말이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아이의 상상력에 감탄 또 감탄을 했다. ‘어떻게 저런 상상을 하는 거지?’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 아이는 난독증에 걸린 아이였고, 같은 증상을 앓았던 미술 선생님을 만나기 전에는 그저 ‘멍청하고 못된 아이’에 불과했다.

 3 × 9 는 당연히 27이 되어야만 하는 세상에서 상상력을 가진 아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학교는 이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부모 또한 다르지 않다. 정해진 답을 알지 못한 그의 시험지에는 빨간 사선(/)이 그어질 뿐이다. 그리고 마치 칼(/)에 베기라도 하듯, 아이의 마음에도 마이너스(-)가 새겨진다.


 창의력이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상상해내는 힘이다. 그러한 사고는 기존의 것을 답습하지 않는 능동적 행위다. 따라서 수동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창의적인 생각이 불가능하다. 이는 머리로 외운 것을 현실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모르는 배움에서는 창의성을 발견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머리로 아는 것을 몸으로 행할 수 없는 이유는 대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알아도 아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물이나 문제를 개인의 선입견으로 바라볼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하고 대상에 생각을 반영해 버린다면, 그는 색안경이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틀을 어떻게 깨야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맴도는 격이다. 그렇다면 이것이야말로 허공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본인은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 거다. 머리와 몸 사이에 연결고리가 부재한다.


 사람은 저마다 고유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본성을 거스르며 살아간다. 자신의 뜻대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끌려 다닌다. 다른 사람의 인생이 마치 자신의 것이라도 되는 양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다. 수동적인 자세는 필연적으로 어떤 대상에 의존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자발적인 힘으로 살아가는 독립과는 멀어지게 되어 자유를 잃게 된다. 내가 나와 다른 타인의 견해를 바탕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불행의 시작이다.

 창의적인 사고는 어떤 체제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더 이상 다른 힘에 끌려 다니지 않을 수 있다. 거기에는 스스로를 끌어가는 힘이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일이 비(非)창의적인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다. 이것이 바로 창의적인 상상력이 필요한 이유다. 

 창의력이란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것들이 모여 다른 모양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서로 다른 것들이 결합하여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윤성호 감독의 ‘인디 +시트콤’처럼. 독립과 시트콤을 잇는 연결고리로 넘지 못할 것만 같았던 줄(-)을 뛰어 넘는다.  





Posted by 정아(正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