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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07 찬란한 아침 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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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우면 짜증이 난다. ㅠ0ㅠ 덜덜덜 떨면서 걷는 길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는지... 추위를 만만히 봤다가 큰 코 다친 날이면 단단히 무장하겠다 다짐을 한다. 그러고나서 집을 나서면 기분도 좋고.

이런 나에게... 추위를 많이 탄다며 익숙해지라고 면박을 주던 너는.

진짜 많이 나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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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너무 오랜만에 요가를 했더니 아주 처음 하는 사람처럼 힘들었다.

온 몸 마디마디가 기름칠이 덜 된 깡통나무꾼처럼 삐걱거린다. 

장례식에 방학에 대략 20일은 쉰 것 같다. 중간에 한 번 가긴 했지만 그때도 힘들긴 마찬가지.

잘 하던 동작까지도 힘들게 느껴지니 다시 돌아가려면 2-3주는 걸리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오늘은 어제 하루 했다고 한결 수월했다. 주 3회 할때의 컨디션과 비교할때 90% 이상 회복된 느낌.

기특하게도 몸이 기억하고 있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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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은 부드러움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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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의심이 관계를 피폐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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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노래 한곡이 자장가처럼 들리던 밤. 자고 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최면을 걸었더니 정말 그랬다.

부드러운 꿈도 꾸었다. 생생히 기억 나는 꿈은 아니지만 스치는 화면처럼 각인된 장면이 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이 고스란히 남았다.

꿈 속에서 몸의 감각을 느끼는 일은 드물어도 감정이나 느낌같은 것이 남아 있을 때면

비현실로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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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라는 말. 버티라는 말을 종종 보게 된다. 재미있게 본 드라마 미생에서도 그랬고, 그 분도 그랬고, 허지웅은 <버티는 삶에 관하여>라는 책까지 썼다.

나는 이 말이 편치가 않았다. 그저 버티기만 한다고 뭐가 달라지는 건가 싶고. 하지만 인내로 본다면 어느 정도는 필요한 듯 싶다. 조금 힘들다고 포기하고, 그 포기가 반복되다 보면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하나도 없을테니까. 다만 버티는 것도 정도껏 해야 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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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내는 자리. 관심을 보이는 자리. 시야를 넓히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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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상상화를 그리라는 숙제를 할때면 우주정거장이나 길거리에서도 에스컬레이터 같은 걸 타고다니는 그림이나 그렸던 것 같다. 때문에 '상상력'이란 단어는 굉장히 막연했다. '허무맹랑'과 같은 의미처럼 여겨지기도 하면서. 그러다 오늘은 문득, 상상력이란 제한하지 말라는 뜻처럼 보였다. 단지 내가 가지고 있는 '자'만 없으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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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본 귤빛 하늘이 어찌나 찬란하던지!

예전에 은하수를 처음 보고서 참 감동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 함께 있던 사람들도 하나같이 감동 받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때 느꼈던 것이,

사람들은 저마다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을거라는 사실이었다. 그러니 그런 것도 느낄 수 있는 거라고.

오늘도 마찬가지다. 내가 그보다 못할 것이 없기에 찬란함을 느낄 수 있는거다. 다만 하늘과 같은 농도로 실감을 하지는 못하지만은 ㅋㅋㅋㅋ

어쨌거나.

내가 그렇다면 너도 그렇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