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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14 울트라 슈퍼 킹 에고이지만... (6)

 

 

 

 

이랑, 삐이삐이

 

 

 

 

 답답함을 느낄 적마다 '뭐가 문제지?' 생각하는 대신에 구멍이 뻥뻥 뚫린 그물을 떠올리기로 했다.

센 바람이든 숨결 처럼 여린 바람이든, 그 어떤 바람도 자유롭다. 자유롭게 구멍과 구멍 사이를 드나들며 그저 바라보는 자이고 싶다.

 

 

 내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대체 생각이란건 있는 건지 싶어 한참을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를 두고 골몰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 '나' 라고 부를 만한 것을 드디어 찾았다 싶어 크게 기뻐하고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좋아하고, 공감하고, 느끼는 바가 있었던 밑줄들이 모두 나 자신을 향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어쩜 그렇게 까맣게 몰랐을까 하면서도 모든게 신기하고 소중해서 눈물이 났다.

 

 

 그러다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이번에는 반대로 '나'라고 부를 만한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어떻게 찾은 자아인데 없다니, 아무 것도 아니라니. 사실 아무 것도 아닌 건 아녔는데 (아닌 동시에 특별했는데), 스스로 그렇게 느끼고 더욱 자신을 피폐하게 만들어 갔다. 보잘것 없으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듯 하여, 내 의지나 공들임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게 여겼다. 뭘 하려는 것 자체가 방해가 될 뿐이구나 했다.

 

 

 어느덧 시간이 흐른 지금, 이젠 노력할 수 있어서 다행인 마음이다. '응무소주 이생기심' 이토록 멋진 표현이 있다는 걸 이찌감치 알았으면서도 그 의미를 자꾸만 잊거나 왜곡한다. 머무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는 것. 기대하거나 욕심을 내거나 무리하지 않고도 최선을 다하는 마음. 더 하고자 하면 열등함에 빠져들고, 안일하게 있다가는 게으름과 무거움에 짓눌린다. 지금 여기에서 이대로 만족하되, 다만 해보는 일. 그대로 노력하는 일. 정말이지 노력해도 되는거라 다행이다.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봐, 이것도 저것도 아니어야 할까봐 걱정이었는데 말이다.

 

 

 실은 꾸준히 무언가를 해보고 '최선을 다했구나' 느껴본 일이 없어서, 죽기 전에 한번 쯤은 그리 살아보고 싶었다.

 

 

 

 

 

*

삐이삐이_ 이랑

 

'하지만 내일을 기다리는 것처럼 내일이 오지 않을 것처럼'

'함께 부르고 싶어 계속 만나고 싶어 함께 춤추고 싶어' 여길 빼먹고 부르다니...T.T...

아쉬워라. 담에 다시 도전!

 

 

 

 

Posted by 정아(正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