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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22 귀한 사람들 (2)
vegetus2015.03.22 20:53

 

 

히 - 미세먼지 그득한 일요일. 뿌연 봄이라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봄이다.

간만에, 정말 간만에 만난 사람들. 

한 시간에 한 번 다니는 187번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산길을 지나 도착한 담양. 완전 좋다.♥

이번엔 몰라서 더 멀리 돌아 갔지만 담엔 225번 버스를 타고 가봐야지.

이렇게 저렴하게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니! :D

 

 


 

ㅋㅋㅋ 두 사람은 어찌 나오든 상관하지 않고 나 혼자 셀카.

근데 나도 찐빵 ㅋㅋㅋㅋㅋㅋ 

 

 

정말 오랜만에... 담양의 '소쇄원채식뷔페'에 들렀다.

흔히 찾을 수 없는 귀한 음식점. 귀하디 귀한 곳.

그곳에서 귀한 분들과 만났다.

 

 







 

정말 오랜만에 이뤄진 '자연호흡팀'의 만남.
'에너지 사용양 줄이기, 물질 문명 속에서 당당하기, 어려움 없이 자라면 남을 배려하기 힘들다, 책임감은 곧 인내심, 생각을 바꿔야 행복해진다.' 나눴던 대화 속에서 기억에 남는 것과 내 생각을 메모.  

 

교수님과 가족이 된다는 부러운 분이 한명 더 있었는데 가방만 나왔다.

내가 "가족이 되신거예요?" 했더니 교수님은, "너희도 다 가족이야." 하셨다.

 

 

 

 

그토록 좋아했으면서 1년이 넘도록 연락 한번 제대로 하지 않고 매정하게 돌아섰던 나.

나는 당당하지 못했다. 부끄러워서 얼굴을 마주할 용기가 나질 않았다.

그렇게도 예쁘게 봐주셨는데, 그에 부응할 자신이 없었다.

그랬는데도 교수님은 말없이 기다리고 계셨나 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함께했던 두 사람을 배신하고 (미안) 몸 편히 교수님 차를 얻어 타고 갔다.

우리 집까지 데려다 달라고 할 생각은 없었는데 집 부근까지 데려다 주셨다.

돌아가는 길에 "내가 정아를 만났네" 하는 교수님께 그간의 일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라,

대략 '서운'하다는 뜻을 담은 두 글자로 된 단어의 기분이셨냐고 물었는데 (정확한 단어가 기억 나질 않는다.)

"엄청"이라셨다.

 

연락을 드릴걸 그랬다는 하나마나 한 대답을 하고서 차마 죄송하다는 말씀은 드리지 못했다.

 

내가 아는 살아있는 사람들 중에 가장 존경하는 분. 보잘것 없는 나를 처음으로 귀하게 여겨주신 분.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한동안 가만히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길 만큼 긴 여운이 남는 만남이었다.

 

그간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빠져들기만 하는 바람에 긴 여백이 있었지만, 이제는 어떤 바람이나 기대를 담지 않고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기쁘다.

 

 

 

 

Posted by 정아(正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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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전의 흰돌고래님의 모습들과, 그리고 그 속의 다짐들과 그 후로 느꼈을 감정들이,
    짧은 시간동안 물밀듯이 가슴속으로 여과없이 들어왔을 것 같은 만남이었겠네요.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가치들을 잊고 있었음에 현재에 대한 후회들이 있었겠지만,
    또한 예전의 서툴렀던 모습들에 웃음을 짓기도 했었을 것 같네요.

    무엇보다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기억하고 연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
    그 모습이 참 좋아요. 아 더불어 짧게 자른 머리와 트렌치 코트도 잘 어울려요.

    2015.03.22 21: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실은 예전의 제가 어땠는지 잘 기억나지 않아요. 제 추측으론 지금의 저와 많이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데, 주변 사람들의 반응으로 볼 땐 비슷했나 싶기도 하구요. 그래도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요. :)

      하하 맞아요. 후회도 있고, 아쉬움도 있어요. 죄송한 마음도요. 그러면서도 오랜만에 정말 좋았어요. 웃기도 하고요.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까 연을 이어나간다는게 더 소중하게 느껴져요.
      억지로 질질 끌며 기르던 머리를 잘라버리니까 이렇게 시원하고 좋네요. 키키. 고맙습니다. >_<

      2015.03.22 22:4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