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 스콧 니어링 부부
pp. 216-217
낭비한다고 관대한 게 아니듯, 절약한다고 해서 인색한 것은 아니다. 경제적이라고 해서, 음식의 양도 적고 다양성도 부족하다는 뜻은 아니다. 알뜰한 것은 현명하게 구입하고, 잘 만들고, 남은 재료가 보기 좋게 식탁에 다시 나오는 것을 뜻한다.
크리스틴 터훈 헤릭, <살림을 쉽게>, 1888
미국 가정에서 낭비하는 것을 가지고, 같은 환경이라면 프랑스에서는 유복하게 살 수 있다고들 한다. 지나친 비약은 아닌 것 같다. 내 어머니는 네덜란드 인인데 절약 정신이 대단했다. 절약하는 태도는 어머니에게 배웠다. (반면 호화롭게 사는 여동생은 어머니가 치즈 껍지를 벗기는 데서 낭비하는 것을 배웠다.) 껍질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는 사람이 감자나 사과 깎는 것을 보고 살림하는 태도(일반적으로 성격까지)를 가늠한다. 사과 씨 부분을 많이 도려내거나, 껍질을 두껍게 깎는다면 낭비와 사치가 심한 사람이다. 나는 그런 사람은 낭비하는 부류로 분류해서 부엌일을 도와준다고 해도 사양한다. 나처럼 껍질을 얇게 깎는다면, 여러 면에서 신중하고 절약하는 부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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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이 오래된 책들에서 모아놓은 주옥같은 글귀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멀게는 2~3백년도 더 된 이야기들.
지금이야 지나친 육식 과잉의 시대라 채식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지만
그땐 그렇지도 않았을텐데 그럼에도 채식에 관해 깊이 사유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인간은 다른 동물이 먹는 양을 다 합한 것보다 많은 고기를 게걸스레 소비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가장 큰 파괴자이며, 필요 이상으로 남용한다.
-조르주 루이 레클레르 드 뷔퐁, <자연사>, 1749
채식을 하게 되서 다행이다.
마음이 다잡아졌다.
교수님 생각도 나고.. 기분이 좋아졌다.
완벽하진 못해도 더 열심해 해야지.
내가 기른 채소들로 맛있고 간소한 식탁을 차리고 싶다.
조금은 우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