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2011. 5. 4. 10:05


2007.01.09 11:48


 
"저, 와타나베, 정말 날 좋아해?"

"물론이지."

"그럼 내 부탁 두 가지만 들어줄래?"

"세 가지라도 들어주지."

그녀는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두 가지면 돼. 두가지면 충분해. 하나는 자기가 이렇게 날 만나러 와줘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하는 것. 정말 기쁘고, 정말 구제받은 것 같애. 혹시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해도 말이야."

"또 만나러 올 거야. 다른 하나는 뭐지?"

"나를 꼭 기억해 줬으면 하는 것. 내가 존재했고, 이렇게 와타나베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언제까지라도 기억해 줄래?"

"물론 언제까지라도 기억하지" 하고 나는 대답했다.

나오코는 아무 말 없이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나뭇가지 사이로 새어드는 가을 햇살이 그녀의 어깨 위에서 하늘하늘 춤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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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타오르는 순진 무구한 동경을 벌써 까마득한 옛날에 어딘가에 잊어버리고 왔기에, 그런 것이 한때 내 속에 존재했다는 것조차도 오랫동안 생각해 내지 못한 채 살아온 것이다. 하쓰미 씨가 뒤흔들어 놓은 것은 내 속에 오랫동안 잠자고 있었던 '나 자신의 일부'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나는 거의 울어버릴 것 같은 슬픔을 느꼈다.

 

 


 

'노르웨이의 숲'

끝없이 잃고 잃는다.

잃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채.

내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야지(...)

부디 내가 잊더라도,

언젠가는 기억할 수 있도록

작게나마 남아있어줘!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