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쉬고 아침운동. 저쪽 먼 하늘에 붉은 기운. 맑은 하늘. 차가운 공기. 닭 우는 소리, 개 짖는 소리. 졸졸졸졸졸졸졸졸 쉼없이 흐르는 물소리. 졸졸졸졸졸졸. 저수지 위엔 뿌연 안개가 내리고, 풀잎 위엔 하얀 서리가 내리고. 비를 맞고 한층 더 짙어진 단풍. 맑은 물이 가득 차 한 층 더 건널 맛이 나는 돌다리. '와 정말 깨끗하다'. 우물물 개봉박두! 안그래도 물이 가득 차면 바가지가 묶이 이 긴 끈에 있는 때가 물에 섞이지 않을까 했는데, 누군가 끈을 밖으로 빼놓았다. 물이 한가득. 하늘색 바가지에 담긴 물이 시원~하다. 쉼터에 잠시 쉬고 있으려니 금새 몸이 추워진다. 손이 시려. 엄마도 손이 꽁꽁. 나는 이런날 혼자 운동 못 나오겠다고 했더니 엄마 왈 "습관이 되면 그런 생각 안들어. 추울땐 좀 심난해도". 돌아오는 환한 길. 아침은 왜 이리 일찍 오는가. 여름엔 얼마나 일찍 올까? 산을 반 가린 산의 그림자. 동치미 위에 얹을 대나무 똑똑. 향기가 좋네. 오늘은 몸이 무겁지만 내일은 가볍겠지!
이틀 쉬고 아침운동. 저쪽 먼 하늘에 붉은 기운. 맑은 하늘. 차가운 공기. 닭 우는 소리, 개 짖는 소리. 졸졸졸졸졸졸졸졸 쉼없이 흐르는 물소리. 졸졸졸졸졸졸. 저수지 위엔 뿌연 안개가 내리고, 풀잎 위엔 하얀 서리가 내리고. 비를 맞고 한층 더 짙어진 단풍. 맑은 물이 가득 차 한 층 더 건널 맛이 나는 돌다리. '와 정말 깨끗하다'. 우물물 개봉박두! 안그래도 물이 가득 차면 바가지가 묶이 이 긴 끈에 있는 때가 물에 섞이지 않을까 했는데, 누군가 끈을 밖으로 빼놓았다. 물이 한가득. 하늘색 바가지에 담긴 물이 시원~하다. 쉼터에 잠시 쉬고 있으려니 금새 몸이 추워진다. 손이 시려. 엄마도 손이 꽁꽁. 나는 이런날 혼자 운동 못 나오겠다고 했더니 엄마 왈 "습관이 되면 그런 생각 안들어. 추울땐 좀 심난해도". 돌아오는 환한 길. 아침은 왜 이리 일찍 오는가. 여름엔 얼마나 일찍 올까? 산을 반 가린 산의 그림자. 동치미 위에 얹을 대나무 똑똑. 향기가 좋네. 오늘은 몸이 무겁지만 내일은 가볍겠지!
툐요일, 쉬기로 지정한 날이다. 하. 지. 만. 이번 주는 운동을 수요일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쉬기에는 조금 꺼림직한 감이 있었다. 게다가 어제는 비가 많이 내려서 비내린 금강골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어젯밤 잠들기 전에 엄마가 "내일 비 안오면 운동 할거냐"고 하셨을때 "한다"고 대답하고는 잠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아침이 오니 몸은 굼벵이처럼 일어나고 싶지 않아했다. 어제도 늦게 잠들었기 때문이다. 겨우 눈을 부비고 일어나 보니 눈이 부어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있고 집을 나섰다.
시간은 여섯시 반인데 꼭 한 밤같다. 캄캄했다. 골목을 돌아서자 여기저기(?)서 '꼭끼오'하고 닭들이 울어대는 소리가 들렸다. 자연 알람. 지나가면 항상 들리길래 엄마한테 "닭은 몇시부터 몇시까지 울어?"하고 물었더니 엄마는 "닭 마음이겠지"했다.
멀리서 뭔가 거대하면서도 시원한 소리가 들려왔다. 평소에는 메말라 있던 곳곳에 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 여기도 물줄기가 있었구나'. 엄마랑 운동을 같이 다니다가 이제는 헬스장에 다니는 아주머니들이 있는데, 예전에 그 분들은 비가 오고 나면 '물구경 가자'며 운동을 갔다고 한다. 물구경이라니. 뭔가 순수하게 느껴진다. 눈이 내리면 눈구경.
얼마 안가 나는 물 웅덩이를 밟고 말았다. 덕분에 발 앞꿈치가 젖어버렸다. 눈도 잘 안보이는데 어둡기까지 해서 바짝 긴장하고 걷다가 낙엽이 수북한 곳을 밟았더니 그리 됐다.
저수지에도 물이 가득 올라 있었다. 사실 나는 평소와 큰 차이가 있는지 몰랐는데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셨다. "넘치지는 않네"하시면서. 장마철에는 넘쳐서 아주 '시윈하게' 물이 흐른다고 한다.
숲에서는 촉촉하고 달콤한 향기가 났다. 모든 구간에서 그런건 아니고 어딜 지날때 그래서 "엄마 좋은 냄새가 나" 했더니 엄마는, "저 집에서 나나?"라고 대답하셨다. '아니 꽃향기같은거...'
오늘은 물소리가 듣기 좋아 듣는 것에만 집중해볼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살구나무집 아주머니와 만났다. 아주머니는 물길을 뚫고 계셨다. 물이 흘러야 할 곳에 낙엽이 쌓여 물이 고이니 거기를 나뭇가지로 긁어내고 계셨던 거다. 그래서 엄마와 나와 아주머니 셋이 같이 갔다. 아주머니와 엄마 둘이 나란히 그리고 나는 뒤에서 걸었다. 드디어 첫 번째 돌다리를 건너야 하는 곳 까지 왔는데 돌 다리 두 개가 물에 잠겨서 건너지 못했다. 양말 벗고 건너면 가능했지만 그렇게 하진 않았다. 우리는 돌아서 내려갔다.
뭔가 무척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평소보다 짧게 걸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나는 우물에 물이 얼마나 고여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마음 속으로 상상만 했다. 양말을 벗고 맨발로 돌다리를 건넌 다음, 수건이 없으니 계속 맨발로 쉼터까지 가서 우물 뚜껑을 열어보는 상상. 물이 얼마나 고여있을까? 가득가득? 어쩌면 옆에 흐르는 계곡 물처럼 넘쳐버렸을까? 계곡 물은 공기방울이 많아서 하얗게 흐르고 있었는데...
돌아가고 있는데 나도 모르고 엄마도 모르는 아주머니만 아는 어떤 아저씨와 마주쳤다. 그래서 아저씨, 아줌마, 엄마 이렇게 셋이서 앞서 가고 나는 그 뒤에서 걸었다. 순간 내 입모양이 :( 이렇게 됐다. 뭔가 소외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어제 꿈에서도 그랬다. 꼭 크리스탈 같은 느낌의 애들이 나만 따돌리고 지들끼리 놀았다. 속으로 '이럴려고 그런 꿈을 꿨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크크
운동 중간 지점에서 색다른 곳으로 갔다. 몇 일 전에 자전거로 산책을 한 적이 있는 곳인데 그때 생각하기를 '자전거가 있으니 망정이지 걸어서는 절대 못가겠다'했는데 막상 걸어보니까 그리 먼 거리가 아니였다. 체육공원에도 들려서 간단히 몸도 풀었다. 거기에 '하늘 걷기'라는 운동기구가 있었는데 쉽고 재미있었다. 배와 다리를 탄력적으로 만들어준다니 더욱 하고 싶은 운동이었다. 쉽기도 하고. 이름을 보기 전에는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 이럴까 했다. 근데 발바닥은 묵직하다. 어쨌든 딛고 있으니까.
남동생이랑 갔던 길로 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중간에 뽀삐같은 강아지를 만났는데 살구나무집 아주머니를 보고 짖을 때는 언제고 어느새 쫄랑쫄랑 따라갔다. 그러더니 내 뒤에도 쫓아와서 순간 화들짝 놀랐지만 귀엽다고 생각했다. 뽀삐좀 더 많이 예뻐해 줄걸 하는 생각이 또 들었다. 역시 나는 지난 생각을 많이 하는 과거형 인간인가 보다.
이번주 운동 끄읕~
국화얼굴5, 2011/11/06
'비가 내리겠거니'하고 평소보다 늦게 잠들었는데, 비가 오지 않았다. 엄마가 날 깨우며 자고싶냐고 물어서 멍한 상태로 "운동할까, 운동할까"하다가 결국 운동을 나왔다.
새벽달이 밝게 비추었다. 하현달이 떴는데 달 주변이 푸르게 물들어 있었다. 하늘은 맑았지만 저 먼 곳은 먹구름들이 시꺼멓게 몰려 있었다. "엄마 구름 무서워"
붉은 국화, 2011/11/06
어제 남동생이 와서 오늘은 엄마, 나, 동생 이렇게 셋이서 운동을 했다. 동생은 아침에 일어나기를 무척 싫어했다. 엄마랑 나는 동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준비를 하더니 자기 먼저 휭 나가버렸다. 그리고는 우리가 평소 다니는 산쪽 코스가 아닌 집들이 있는 평지 코스로(내가
모르는)갔다. 엄마가 그럴 거라고 미리 말씀하셨는데 정말 그랬다. 동생은 산의 오르막길이 싫어서 그리로 간다고 했다. 왠지 운동을 날로 먹는
기분이 들었다.
옷을 따뜻하게 입어서 인지 춥지 않았다. 동생은 춥다고 했다. 얇은 반팔에 얇은 잠바만 걸쳤기 때문이다. 왜 이런걸
줬냐며 엄마에게 투정을 부렸다. 나는 반팔에 후드에 조끼에 잠바까지 입어서 하나도 춥지 않았다.
얼마 안가 동생은 뒤쳐지기 시작했다.
한 쪽 귀엔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세월아 내월아 걸었다. 나는 앞서 걷고 엄마는 동생과 보조를 맞추느라 좀 더 떨어져 걷고, 동생은 그 만큼 더 멀리 뒤에서 걸어왔다. 얼마 후에는 그냥 나랑 엄마랑 맞춰 걷고 동생은 동생대로 느릿느릿 걸었다.
엄마는 가던 중에 누군가 돌탑 위에 분홍 바구니 조화를 놓아둔 걸 보고 "자연 그대로 둬야지 저런거 싫더라"고 하셨다.
쉼터에 먼저 도착해서 나는 평소처럼 물 뚜껑을 열고 물을 마신 뒤 몸을 풀었다. 몸을 풀고 있는데 얼마 안가 동생이 와서 목이 마르다고 했다. 물을 마시라고 했더니 싫다고 했다. 집에가서 먹겠다며서 열쇠를 달라고 했다. 그러고는 열쇠를 가지고 먼저 가버렸다. 엄마와 나는 몸을 마저 풀고 이어서 출발했다. 머지 않아 동생을 따라 잡았다. 내 그럴 줄 알았지.
운동을 하면서 감각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팔을 스칠때 나는 소리, 돌이 발바닥에 밟힐 때의 느낌, 종아리가 당기는 느낌 등등. 비가 오려는지 바람이 세게 불었다. 머리카락이 볼을 부벼서 간지러웠다. 손끝에 스치는 바람이 시원하면서 부드러웠다.
돌아가는 코스는 평소대로 갔다. 오늘은 운동하는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Sense of wonder
여전히 아침에 출발하는 것은 힘들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 일찍 잤음에도 불구, 또 자고 싶다. 힘겹게 옷을 입고 집을 나서면 오늘도 꾸물꾸물한 날씨... 산뜻한 새벽날씨가 아닌 것이 못내 아쉽지만 이런 날도 그럭저럭 지낼만 하다. 어두운 동굴같은 숲길을 지나고 나면 날이 밝은 것이 느껴진다. 해는 보이지 않지만~ 오늘은 우리집 윗쪽 살구나무집 아주머니와 마주쳤다. 그 아주머니께선 내가 짧은 옷차림을 한 것을 보고 '젊다'고 하셨다. 나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 운동을 하면 땀이 나서 이런 옷도 괜찮다. 근데 내일부턴 다시 긴 옷을 입을거다. 샤워를 하고 나면 왜 이렇게 추운지, 덜덜.
쉼터에 도착해서 물을 마시려고 했는데 물이 얼마 없어서인지 먼지가 일어서 마시지 못했다. 자세히 보니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 음.... 뭐 당연한거지. 윗몸일으키기를 11개 했는데 어제 조금 했다고 배가 당긴다. 지금은 더 당긴다. 내일은 12개를 할 수 있을까? 배에 지방 말고 근육이 생겼으면 좋겠다. ㅋㅋ 어제 살이 좀 빠졌다고 좋아했는데 다시 달아보니까0.2kg이 늘어있다. ㅜㅜ
운동을 할때는 '지금 여기'라는 생각으로 온전히 달리는 동작과 땅에 발이 닿는 느낌과 숨쉬는 것에만 집중하고 싶은데 나는 잠시를 참지 못하고 딴 생각을 한다. 자꾸자꾸 딴생각이 든다. 하고 있는 일에 집중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도 달리기를 하면서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네번 쯤은 든 것 같다. 근데 어제보다는 달리는 구간이 빨리 끝난 느낌이라 기분이 좋았다. 계속 하다보면 그 정도 쯤이야 엄청 간단하게 느껴질 날도 오겠지. 운동이 끝날때쯤이면 '내일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힘힘!
오늘 오후엔 엄마랑 등산복을 알아보러 가기로 했다. 흐헤. 내가 '사람들이 다 등산복을 입네'했더니 엄마가 '왜 너도 입고 싶냐'하셔서 끄덕끄덕 했다.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