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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8.12 베지테리안, 세상을 들다 - 쯔루다 시즈카 (4)
책 읽기2012.08.12 22:34

L'Angelus - Jean-François Millet
L'Angelus - Jean-François Millet by il_baro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p.25
 베지테리안의 번역어로서 '채식주의자'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과연 적절한 것일까? 채식주의자가 '식물성 식품만을 먹는 것'과 베지테리안이 '고기와 생선 등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 사이에는 언뜻 보기에 똑같아 보이지만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실제로는 베지테리안이 먹고 있는 것은 식물성 식품만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 계란이며 유제품을 먹는다. (때로는 약간의 생선을 먹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베지테리안'으로 호칭하는 것은 '생명을 직접 파괴함으로써 얻어지는 음식물을 취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의미에 비중을 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베지테리안이란 "베지테리안의 어원인 '건강'의 의미를 인간의 육체뿐만 아니라 마음과 정신의 건강이자 동·식물에 대한 사랑이며 또 사회와 지구의 건강으로 확장시켜 이를 실천하기 위해 자신들의 식생활에 육류를 포함시키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p.62
 생각하면 남자들은 몇 십만년 동안 동물의 고기를 획득하기 위하여 쓸데없는 노동을 소비하고 불필요한 싸움을 벌여왔다. 거기에서 생긴 지배욕과 독점욕은 먼저 여성에 대해, 나아가 점차 토지와 다른 민족과 나라들로 확대되어 나갔다. 마지막 도착점은 언제나 전쟁과 살상이었다. 그리고 그 희생물이 된 것은 여성과 어린이들이었다.
 여성은 2개의 유방을 갖고 태어난다. 하나는 페미니즘이며 또 하나는 베지테리아니즘이다. 지금까지 인류는 이 부드럽고 따뜻한 유방에서 흘러나오는 젖으로 키워져 온 것은 아닐까.


p.67
 비육식의 사상과 동물애호사상이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다.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고 애완동물을 기르며, 파리와 모기를 잡는 일조차 망설이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알고 보면 육식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또 나처럼 파리나 모기를 싫어하면서 때로는 자기 손으로 잡아 죽이기조차 하는 베지테리안이 있는가 하면 동물의 고기뿐 아니라 동물 그 자체를 싫어하는 베지테리안도 있다.


p.73
 "… 제군들은 바그너가 현대의 수많은 문화적 퇴폐현상이 육식문화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본다는 걸 알고 있나?…. 나 자신이 오늘날 육식을 거부하는 것은 주로 바그너가 이 문제에 대해서 말한 발언에 근거하고 있지. 그리고 난 그의 발언이 전적으로 옳다고 보네. 현대의 수많은 문화적 퇴폐는 아랫배에서 오는 거야. 만성 변비, 고기 중독, 폭음 때문이지. 육류, 알코올, 담배 피우는 불결한 습관을 자제하고 있는 것은 건강상의 이유에서가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신념의 문제라네. "
-H. 라우슈닝『히틀러의 대화』


p.113
 현대 과학자는 종교(힌두교 계율)와 과학(물리학 열역학 제2법칙)이 통합된 견해에 근접하고 있다. 사실 엔트로피(☜)는 2천년 전의 먼 옛날부터 이미 지적되어 왔다. 기원전 4세기, 플라톤은 미래사회에는 엔트로피가 끊임없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그의 저서 『국가』를 요약해 보자.
 사람이 생존하고 생활하기 위한 모든 식량을 개인이 자급자족하는 방법은 언젠가는 반드시 한계에 직면한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공동작업'의 필요성애 대두되고 이에 따라 국가와 사회가 형성되는 것이다. 평화롭고 건전한 국가에서 사는 사람들의 식탁에는, 보리가루로 만든 빵과 밀가루 과자, 소금과 올리브와 치즈를 사용해서 쪄낸 근채류와 야채, 무화과와 완두콩이 올라간다.
 그러나 국가가 사치스러워지면 이 같은 소박한 식사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되고 동물의 고기를 요구하게 된다. 이어서 사냥꾼이 등장하고 돼지를 사육하는 사람이 생겨나면서 본격적으로 가축사육이 시작된다. 인간의 욕망과 사치에 비례하여, 국가와 사회가 커지고 마침내 물욕으로 인한 인간과 인간간의 전쟁이 터진다.
 이런 나라를 플라톤은 한마디로 '염병에 걸려 괴로워하는 국가'라고 이름 붙였다. 역사는 플라톤의 예언대로 진행되었다. 지금 선진 여러 나라에서는 육식의 비중이 매년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동물 사료를 둘러싸고 '곡물전쟁'까지 일어나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동물의 사료에 불과한 옥수수 한 알조차 구하지 못해 굶어 죽는 수만 명의 기아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p. 175
 원주민 사람들은 대지를 대지라고 말하지 않고, 어머니라 말하고 푸른 안개에 감싸인 할머니로 표현한다. 죽은 사람은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결코 대지를 파 헤지는 일따위를 하지 않았다. 포피족과 디네족이 3천년 전부터 살고 있던 땅, 미국 정부가 그곳에서 그들을 강제 이주시킨 이유는 그들의 채굴사업때문이었다. 예로부터 광물질과 더불어 석탄, 석유, 우라늄은 현대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에너지 자원이다. 이로 인해 땅 속은 더욱더 깊이 파헤쳐진다.


p.206
 과연 먹거리로 인해 죽거나 병에 걸리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먹는 행위는 생명을 유지하고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보전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첨가물을 체내로 받아들이는 것은 '먹는다'는 것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뒤집어놓는 것과 같다.


p.214
 우리들은 당연한 것을 원하는 것이다. 안전한 먹거리를 손에 넣을 수 없다는 사실이 이상하지, 그 때문에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도록 요구하는 것이 이상할 것은 전혀 없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원이 더 보편적인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 이 작은 소원을 '이기심'이라고 말한다면 모두가 나서서 이기심을 발휘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안전한 먹거리는 우리 손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p.238~239
 아이들은 하나같이 인간만이 잘 난 존재가 아님을 느꼈다. 인간에게는 동물을 '죽여서' 먹을 수밖에 달리 살아갈 방도가 없는지 의문이 들었다. 다른 생명을 빼앗아 먹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도축된 돼지(아니면 앞서 이야기한 닭(를 보면 누구나가 한번쯤 "불쌍하다" "기분 나쁘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그 고기와 내장과 간장을 먹어보니 하나같이 아이들은 "맛있다"며 좋아들 했다. 아무도 동물을 '잡아' 먹는 것은 나쁘다, 불쌍하고 잔혹하니까 먹지 말자 라는 도식적인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인간이 살아 있는 것을 잡아서 먹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면 그것에 감사하자. 생명의 소중함, 그것을 쓸데없는 것으로 만들지 말자는 것을 배운 것이다.
 잡아 먹히는 동물을 불쌍하게 생각하는 것도 솔직한 기분이고 동시에 그것을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엄연한 진실이다.
 이 수업을 체험한 아이들은 돼지와 완전히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들 인간과 똑같은 동료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앞으로 그들이 먹는 돼지고기는 그냥 돼지고기가 아니고 그들의 친구의 고기인 것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어린아이들에게 생각하게 만들고, 살아 있는 것을 먹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아이들에게 인식시킨 '돼지수업'의 효과는 굉장했다. 물론 이 수업에서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아이들이 나타나길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수업을 끝낸 다음 인터뷰에서 한 남자 어린이가 말했다.
 "살아 있는 동물을 안 먹더라도 식물을 먹으면 되요."
 그러자 또 한 명의 남자 어린이가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식물도 살아 있잖아?"
 결론과 잘잘못이 가려지지 않는 논쟁의 불이 10살 어린이들에게 불붙은 것이다. 이 토론의 불이 꺼지질 않기를 마음속으로 바란다.

 



: 다양한 책과 인물들을 인용하면서 육식이 인류의 문명에 미친 영향을 풀어낸 책이다, 라고만 설명하기엔 너무 아까운 책이다. 언젠가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엮어서 이런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멋진 책이다. 

중도(中道)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지극히 바르고 선한 길을 뜻하는 것이라면, 베지테리안이 이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채식을 한다고 하면 내편, 혹은 나와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채식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동물애호가는 아니며, 동물애호가라고 해서 반드시 채식을 하는 것도 아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채식을 한다.


p.29
농민을 비롯해 가난한 서민들은 육식을 하지 않았지만(아마 육식을 할 여유가 없어서였겠지만) 여유있는 계급에서도 육식을 거부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도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우리의 시선을 끈다. 피타고라스, 플라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다윈, 랄프 에머슨, 헨리 데이비드 소로, 벤자민 프랭클린, 존 밀턴, 아이작 뉴턴, 토마스 모어, 장 자크 루소, 볼테르, 바그너, 셀리, 세익스피어, 버나드 쇼, 안나 킹스포드, 애니 베전트, 톨스토이, 간디… 그리고 그들과 역사적 정신적으로 이어져 있는 무수한 베지테리안들이 있었다. 


또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엔 존 레논, 마이클 잭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고흐, 톨스토이 등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세고 보니까 채식인들이 꽤 많은 것 처럼 느껴진다. ㅋㅋ
흥미로운 것은 히틀러가 채식을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은하철도999(은하 철도의 밤)의 작가 미야자와 겐지 또한 지극한 베지테리안이었다.

이런 책은 사야햇!




 
Posted by 정아(正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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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흐흠.. 채식주의자 보다는 베지테리안이 좀더 우리에겐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

    역시 '중도'라는 것은 참 멋진 것 같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조화롭게 해 주는 것 같다능.. ㅎㅎ


    2012.08.13 23: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

      네! 저는 사실 딱 가운데가 중도인 줄 알았는데,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여긴 오늘 날씨가 참 선선해요! 비올락 말락 하면서 바람이 부는~:) 거기 날씨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좋은 하루 보내셔용^___________^*

      2012.08.14 09:17 신고 [ ADDR : EDIT/ DEL ]
  2. 비밀댓글입니다

    2012.08.17 00:4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