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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27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2 - 현각
책 읽기2015.06.27 16:57

 

 

오딜롱 르동, 감은 눈, 1890년 캔버스 유채, 오르세 미술관

 

 

 

 

*

누구든지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아내와 자녀와 형제 자매, 심지어 자기 생명보다 나를 더 사랑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누가복음 14장 26절 ~ 28절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역경을 참아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 때를 조심하라. 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 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니라.

- 잠보장경 제3:4-436상

 

 

 

 

p. 24

 나는 가족들 생각이 날 때마다 예수님 생전의 일화를 상기했다.

 예수님은 늘 사람들에 둘러싸여 아주 바쁜 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창 강연을 하시는데 어머니와 형제들이 밖에 와서 사람을 시켜 예수님을 불렀다. "선생님, 어머니와 형제분들이 밖에서 선생님을 찾고 계십니다." 그때 예수님은 일말의 주저도 없이 "내 어머니와 형제가 누구냐?"하고 되물으셨다. 그리고 둘러앉은 사람들을 보시며 "보아라, 이들이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다. 누구든지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는 사람이 내 형제와 자매이며 어머니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바로 그렇다. 이 땅에 부모, 형제, 자매 아닌 이가 누가 있는가. 이 세상에 고통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 보스턴 지하철 역에서 신문지 한 장 깔아놓고 잠자는 사람들, 거리의 거지들, 삶의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아 방황하는 혼란에 빠진 남녀들, 거리의 택시 기사들, 뉴욕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동안 내 능력으로는 도무지 도울 수 없었던 그 수많은 노동자들, 식당 웨이터들, 배달부들, 그리고 변호사 자신들. 이 모든 사람들이 내 부모이고 형제들이었다. 내 어머니이고 아버지였다.

 그것이 바로 부처님과 예수님 가르침 아닌가. 그것이 바로 쇼펜하우어, 에머슨, 키르케고르, 파스칼, 워즈워스, 셸리, 키츠, 휘터먼 등등 그 수많은 성인들의 가르침 아닌가. 그것이 바로 음악의 성인 베토벤, 구스타프 말러의 가르침 아닌가.

 나에게는 오직 하나의 길만 있을 뿐이다. 그것은 바로 깨달음을 얻어 다른 사람들을 고통에서 건져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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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지 조금 된 책인데 미루고 미루다가 정리해 본다.

스님의 삶은 흔히 '도를 닦는다'고 했을 때 보여지는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르다.

깊은 산중에 머물며 뭔가 하는 일 없이 가만히 앉아 명상만 할듯 한 이미지 … (어쩌면 나만 갖고 있었던 이미지 일지도)

그러나 스님들의 삶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다이나믹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 비해 자는 양과 먹는 양이 훨씬 적음에도 활동양은 많다는 느낌이다. 육체와 지적인 노동량이 대단할 뿐더러 활동 반경도 넓다. (모든 스님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하여튼 간에, 스님이 되고자 확신만 선다면, 스님의 삶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 나오는 스님들이 너무 대단한 분들이 많아서 약간은 주눅이 들기도 했는데, 한편으론 이런 사람들도 삶과 죽음 앞에 서 고통을 느끼는 것은 같구나 싶다.

 

 

 

  

Posted by 정아(正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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