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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04 초콜릿우체국 - 황경신
책 읽기2011. 5. 4. 10:14



2007.02.01 11:01


 
(초콜릿, 고마워. 아주 먼 곳에서 온 듯한 향기가 났어…….)

 

*

무슨 일이든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을 때 해야 한다는 법칙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세상에 살아 숨쉬는 모든 것들은 언제나 자신을 들어낼 가장 좋은 시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 시기는 평생에 한 번 반드시 오는 법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시기에 그들을 받아들일 용기를 우리는 갖고 있지 못하다. 그것으로 인해 세상의 빛깔은 조금씩 흐려져간다. 나는 얼마나 흐려진 세상에서 살아왔던가. 내가 갖고 싶었을 때 가질 수 있었던 것들, 내가 만나고 싶었을 때 만날 수 있었던 사람들, 내가 가고 싶었을 때 갈 수 있던 곳들, 그들은 이미 내 인생 밖으로 사라졌다. 지금 그들이 내게로 돌아온다고 해도, 나는 그들을 알아볼 수 없을 것이다. 한때 그토록 애타게 갈망했던 것들과 함께, 세상의 빛깔들은 사라져갔다.

 

*

뭔가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린 기분이야, 하고 나는 한숨을 쉬었지만, 골치 아플 게 뭐 있어, 붕어빵 재료와 빵틀이 생겼다면, 그걸로 붕어빵을 구우면 되잖아, 하고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그런가. 그런 건가. 나는 잠시 멍한 기분이 되어, 당신이 한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살아온 적이 없었던 것이다, 나는.

 

 


*

 

나에게도 동화같은, 혹은 마법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게 하는 이야기들. 어쩌면 정말로 그런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잖아.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