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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긍정일기2016. 12. 18. 20:22

 

타라 브랙, <받아들임> 中 

 

 

 

 

타인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보편적인 감정이나 정서를 함께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일은 참 가치 있다.

이런 일은 보통 책읽기에서 체험한다.

그래서 방황하고, 목마르고, 흔들리고, 중심 잡기가 필요할 땐

인생의 선배들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지금의 내 능력으론 직진 할 수 있는 가파른 길을 오르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과정을 통해 완곡히 돌아갈 수 있는 오솔길을 안내 받기도 한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습관적인 자동 반응이 흘러나오면

'나'라는 건 거의 조건 반사적인 기계처럼 느껴진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어떤 욕망이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무력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

고정된 습관을 인식하는 건 어찌 보면 앞으로 변화할 가능성 없음을 확인하는 일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러한 인식하는 과정, 즉 알아차림과 그것을 부정하지 않고 수용하는 힘만으로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어떤 행동을 취하거나 의지를 가지고 변화를 모색한 것도 아닌데 무슨 힘이 있을까 싶지만,

그래서 아무런 힘도 없는 작고 사소한 일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또 그래서 그정도의 노력이나 꾸준함은 별볼일 없이 여겨져서 스스로 아무런 일도 해내지 못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러한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 언젠가는 반드시 큰 바다를 이룰 것이다.

 

작고 큰 사건들과 부딪히면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할 때마다

자책하고, 회피하고, 문제가 있다고 여기고, 이유를 분석하는 행위들은 얼마나 부질 없었나.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런 경험들을 했기 때문에 새로운 길을 찾는 계기가 되었고,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대로 알아차리고 수용하며 직시하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하다.

그 직시의 대상이 고통일 경우엔 적지 않은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그러한 바라봄 자체가 참 대단한 일이다.

(피하지 않는 시선의 힘! 자비로운 눈빛의 힘!) 

 

어쩌면 이런 선견지명으로 '바라봄'이란 닉네임을 지었을까. ㅋㅋㅋㅋㅋ

헤.

 

엄마가 나를 '개똥이'라고 불렀다.

이번 겨울방학은 책만 볼거라고 했더니,

'그럴거면 오지 말라며, 언제 방학을 하느냐고 와서 김장을 도우라'고 했다.

나는 '싫다'고 했지만 그러면서도 날이 맞아 떨어졌다면 아마 김장을 도왔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김장하는 날은 내가 근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도울 수가 없다.

그런데 왜 슬며시 웃음이 날까... ;)

그리고 애초에 나는 책만 볼 장소를 엄마 아빠가 있는 집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면 보나마나 게을러져서 종일 누워있기만 할텐데.

그래서 '응 안갈거야 여기 있을거야'라고 했더니,

엄마가 "개똥이네" 했다.

개똥이...ㅋㅋ 왜 이렇게 이 말이 맘에 들지?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고 껴안으며 용서하는 것.

내 잘못이라 여겼던 모든 것에 '내 잘못이 아니야' 위로하는 것.

이 부분이 좀 헷갈리긴 하지만, 아마도 진짜의 잘못과 착각 속의 잘못을 구분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강박적으로 스스로를 몰아 붙이고, 높은 수준의 완벽성을 요구하며

때로는 그게 타인을 향하기도 했던 모든 착오들.

그런 욕구 속에는 결국엔 사랑받고자 하는 마음들이 숨어있었다는 걸 이해하라는 얘기인 것 같다.

 

여전히 외로워하고, 사랑받고 싶다.

나와 너로 구분되어진 물질적 세계에서,

충분한 친밀감을 느끼며 믿음을 갖고 싶다.

깨달음을 얻기 전까진.

깨닫고 나면 무아를 알수 있을테니까.

그러면 더이상 그런 바람들은 의미도 없어지게 될테니까.

 

냉장고에 먹을것이 가득 들어서 터지려고 한다.

내가 산 것보단 누군가로부터 얻은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런 풍요로움이 감사하면서도 불편하다.

작은 공간에 물건들이 너무 많으면 움직이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다.

차근차근 먹고, 나눌 수 있는 것은 나눠야지. 부지런히!

 

지금 이대로 만족하는 삶,

부처님 가르침에 한발 더 나아가는 삶,

스승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고 싶다.

 

옴아훔 _()_

 

 

*

반복해서 들어도 여전히 좋은 노래들이 좋다.

오늘은 이랑의 <삐이삐이>와 언니네 이발관의 <산들산들>이 그렇다.

♡♡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