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긍정일기2016. 8. 28. 20:00

 

 

 

오늘도 맑고 푸르렀던 하늘

 

 

똑같은 시간인데도 평일처럼 시간을 썼더니 훨씬 집중도 잘 되고 넉넉하게 보낸 것 같아 흐뭇하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좋아하는 드라마도 보고, 오랜만에 반찬거리도 사고, 운동도 나가고.

아주 충분한 휴식이 되었다.

그저 마음대로 몸이 가는대로 행동하는게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요, 게으름이며, 무거움이고, 어두움이며, 흐림과 정신의 빼앗김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평일에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내 마음을 끝없이 주시하고,

주말에는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생각하고 실천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 참회

모두 다 같은 부처님인데 귀찮아하고 어리석게 본 무지무명을 마음 깊이 참회합니다. _()_

 

 

* 감사

부처님 가르침을 바르고 온전하게 배울 수 있는 진리의 인연을 맺은 것에 감사합니다. _()_

 

 

* 원력

일체 중생에게 해를 끼치는 마음이 아닌 오직 자비의 마음만을 쓸 것을 발원합니다.

청정법신의 자리를 명확하게 볼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마음을 스스로 확고히 결정하기를 발원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지혜로운 자이기를 발원합니다.

 

 

* 회향

모든 선근 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합니다.

모든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깨달음을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옴 마니 반메 훔 _()_ _()_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8. 27. 23:08

 

 

 

맑은 가을하늘, 짠- 하고 날씨 선물을 받은 기분

 

 

 

어제 마음먹었던 대로 평일과 같은 시간에 일어났다.

다만 늦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은 없어서

밥을 서둘러 먹거나 준비를 서둘러서 할 필요가 없다보니 준비는 20분 정도 늦어졌다.

여느때 같았다면 아마도 가능한 최대치까지 잠을 잔 다음 외출 준비를 했을텐데.

이만큼 자도 덜 잤다기 보단 오히려 그대로 신체리듬을 유지할 수 있어

효율적인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멀리 이동하기 전에 남는 시간 동안 카페에 앉아

<열려있는 참된 깨달음>을 찬찬히 보았는데

그 시간이 정말 가치 있고 좋았다. 내일도 이어가야지!

 

대학시절에 만난 언니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라 서울 부근까지 다녀와서 피곤한지

하루종일 불편했던 옷을 벗고 나니 두드러기처럼 살이 붉어져 오른다.

오늘 하루동안 고생 많이 한 몸아, 토닥토닥.

 

요 일주일 사이 두 명의 낯선 사람들이 말을 걸며 직업, 나이, 사는 곳 등의 사적인 질문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왜 그런게 궁금한걸까 싶다.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상 있는 그대로 말을 해주기가 싫다.

난 처음 보는 사람들의 그런 부분들이 전혀 궁금하지가 않은데.

그러면서 결혼에 대한 조언이나, 어이없는 말들을 하기도 하는데 끙, 싫다.

 

오늘 하루는 오고 가며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서 길 위에서 쓴 시간들이 많다.

고로 또 걷기 운동을 못했는데, 그게 참 아쉽다. 오늘 같은 날에!

내일은 꼭 해야지:-)

 

그리고

예식장에서 마늘과 파가 들어간 김치와 버섯요리와 재료가 불분명한 소스가 묻은 음식을 먹은 것을 참회합니다. _()_

밥만 먹거나 물에 헹궈서 먹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무오신채 채식(청구비건)을 하시는 문성희 선생님께선 그럴 땐 아예 반찬을 두어가지 싸가지고 다니신다던데.

나도 그럴 수 있을까. 오늘 같은 마음가짐으론 반찬을 챙겼다 한들 꺼낼 용기조차 못 냈을 것 같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못할 일만도 아니다.

다시 한번 마음을 단단히 먹고 좀더 온전히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오늘 하루 동안 지은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께 회향하오며,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모든 깨우침에대한 공덕을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_()_

옴아훔..... _()_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8. 26. 23:01

 


 

가을로 넘어가는 밤

 

 

 

 

누군가에게 공감을 구하며 어떤 이야기를 꺼냈을때 그 상대가 '~ 한가보지'라며 내가 아닌 상대의 마음을 이해해줘버릴때

순간적으로 얼마나 서운하고 싫은 마음이 들었는지가 떠올랐다.

그게 그거였구나 싶다. 바로 내 모습이 그렇기 때문에 그런 소리가 싫었던 것.

오랫동안 맞장구를 쳐주지 못했던 사람에게 오늘따라 유독 폭풍 맞장구가 나왔다.

똑같이(?) 느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주말에도 평일과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로 결심했다.

지금껏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마음이다.

항상 금요일은 늦게 자는 날,

그리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늘어지게 게으름을 피우는 날이었는데

이젠 좀 변화를 줘야겠다. 

마찬가지로 가족들을 보러 집에 내려갔을 때도 평일과 같이 생활해 봐야지.

집만 바뀌었을 뿐이니까.

뒷산에 가서 산책도 좀 하고, 카페나 도서관에 나가서 책을 읽고 마음공부도 하면서.

그리고 동생도 같이 데리고 나가야지.

 

비가 내리기도 했고 사람들과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내느라 걷기 운동은 못했는데

쉬어가는 것도 좋다. 아침에 외출을 시작했을때 다리에 살짝 힘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는데,

무리하게 집착하면서 늘씬해지기를 기대하거나 몸무게에 너무 마음 쓰지 말아야지.

또 하루도 빼먹지 않고 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하지도 말아야지.

다만 홈트레이닝은 매일 해보고 싶다. 한번도 써본적 없는 듯한 근육들을 써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근육이 길러지면, 어쩐지 마음의 근육도 함께 길러져서 좀 더 꾸준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꾸준함.

올해는 여러모로 꾸준함을 지속시킨 것들이 많다.

오래 전부터 해왔으면서도 이제야 매일 실천하고 있는 일일기도문의 꾸준함,

(싫다는 생각 안하며)

비건 채식을 이랬다 저랬다 바꿔가지 않으며 실천하는 꾸준함,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단순하고 편안해졌다)

수업 계획안을 빠트리지 않고 쓰는 꾸준함,

(일에 허덕허덕 치이지 않고 쓴다)

108배의 꾸준함,

(요건 여전히 하기 싫다는 생각이 종종 올라오는데, 이걸 이겨내야지 싶은게,

뭔가를 꾸준히 실천하는 힘이 어쩌면 108배를 100일동안 해냈던 노력 덕분이 아니었나 싶어서) 

매일 일기 쓰기의 꾸준함,

(스스로의 마음을 살피는 것에 큰 도움이 되는)

그리고 새롭게 시작한 걷기와 홈트도 가을, 겨울, 봄 그리고 다시 여름까지 쭉쭉 이어가고 싶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8. 25. 21:32

 

 

간밤에 마음에 깊은 울림이 있었고,

아침까지도 그 여운이 남아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에 확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전히 어리석고, 바보같다.

다만 확실한 것은 그런 자신을 보다 세밀하게 알아차리기 시작했다는 것.

이게 중요하다.

 

3자 구도로 대화를 나눌때, 나는 앞에 있는 사람보다 보이지 않는 3자의 시선에 맞추어

대화를 나누는 것이 거의 자동이다 싶이 습관화 되어있었다.

그간 나와 대화를 나눴던 사람들은 얼마나 마음이 답답하고 불편했을까.

무지무명의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_()_

 

직장 동료와 어제 오늘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불교적인 시선으로 이야기를 나누니

뭔가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는 기분과 동시에 통하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하루 중에 눈에 띄게 좋았던 부분은 아이들과의 관계에서였다.

매주 목요일은 수업 일정이 아주 빡빡해서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때가 많았는데

오늘처럼 유하고 부드럽게 보낸 때가 있었던가.

수업 중에도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면 더 효과적이고 나의 상은 줄어들게 되는지가

눈에 확연히 보였다. 분명 처음이지만은 않은건데 이런 기분이 참 오랜만이다.

 

어제는 못나고 부족하게만 보이고 화가 났던 부분들도,

오늘 다시 보니 그대로 충분했고 아주 훌륭했다.

마음 따라 이토록 달라지다니...

내 마음 따라 피어난다.

 

오후엔 조금 불편했던 일이 있었는데,

내가 직접적으로 개입된 상황은 아니라 딱히 어떻게 움직여볼 도리가 없었고,

단지 이런 상황이 생기면 늘 우리탓이라 여길 줄 알았는데 이번만큼은 당당히

아닌건 아닌거다 이야기를 하는 모습들이 좋았다. 내 자신감도 같이 올라가는 것 같았고.

다만 '나였다면 안그랬을텐데'라는 상이 올라오는 모습과 '나는 더 낫다'는 상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며

지혜로울거면 이 상황 자체에서도 지혜로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갈 길이 멀다.

 

 

어린아이는 그대로 부처님이다.

찰나생 찰나멸 하는 마음의 미묘한 움직임, 감정들을 그대로 표현해내면서도 집착하지 않는다.

항상 즐거운 얼굴을 하며 방긋 웃고, 쉽게 울면서도, 또다시 방긋 웃는다.

 

오늘 하루동안에도 깊은 참회가 필요하고, 감사할 일들이 많다.

 

타인의 마음 속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며 보다 깊이 들을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평등성의 지혜가 완전히 자리잡기를 발원합니다. 옴아훔 _()_

작은 선근공덕이라도 일체 중생께 회향하오며,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모든 깨우침을 일체 부처님께 회향합니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대긍정일기2016. 8. 24. 21:59

 

 


 

어린 예술가들

 

 

 

 

 

* 유난히도 컨디션이 저조한 아침이었다.

지난 밤 늦게 잔 탓인지,

지난 저녁에 먹었던 정말 맛있긴 했지만 금방 입에 물리던 카레 탓인지,

눈을 뜨기가 힘들어 결국 108배를 할 시간도 없이 쫓기듯 출근을 했다.

100일 기도를 하는 동안은 하나도 안빼먹고,

그 후론 주말엔 빼먹긴 했어도 평일엔 꼬박꼬박 했는데... 이런 난조라니.

 

그렇게 출근을 했고

아침 일을 하다가 동료와 수업 내용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데

서로 소통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내 의견을 묻는데,

내가 내 의견이 아닌 (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다) 제3자의 제시에 대해서

그가 어떤 말을 하려는 건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 동료는 내가 맥을 못 짚는다며 굉장히 답답해 하고,

나로서도 내가 뭘 이해를 못하는 건지,

왜 맥락을 짚질 못하는 건지 (스스로 주제에 대한 핵심을 잘 파악한다 여기는 편인데) 싶어 답답했다.

동료 교사가 이해를 못하니 제 3자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 파악을 해서 도와주려는 건데.

(나로선 조언은 조언으로 듣고 어느 정도 적용해서 아니면 다름엔 안쓰고, 좋으면 수용해서 성장하니 좋은건데 뭐가 그리 힘든걸까 의아했다.) 

그런데 이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올해 들어 종종 일어났던 일이다.

 

내가 상대의 생각에 공감을 못해주는 걸까, 동조를 못해주는 걸까,

내 생각이랑 다른데 그걸 어떡하라고, 별의 별 생각을 다 해봤지만 그 이유를 알기가 어려웠다.

그러면서 어찌 되었건 그건 당신의 몫 이기에 나로서도 어쩔수가 없다고 판단을 내린 상태였다.

그러면서 불편한 마음은 그대로 두는 수밖에 없는거라 스스로를 위로하며.

 

나는 꼬치꼬치 물었다. 대체 무슨 맥락을 못 짚는다는 건지.

그랬더니 '자존감' 이야기를 꺼내는거다.

너는 예전부터 이래왔으니 니 탓을 할수는 없는거라고, 그건 자존감의 문제라면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상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반응을 살피느라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숨긴채 상대가 원하는 말을 한다는거다.

고로 나는 제 3자의 눈치를 보느라 바로 앞의 상대의 말에는 경청과 공감해주는 부분이 부족했고,

그래서 맥락을 못짚은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건 배려일수도 있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배려란 강자가 약자에게 하는 것이라고

약자가 하는 건 배려라 포장을 한 낮은 자존감일 뿐이라는 거다.

 

헐...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다.

내 자존감이 그리도 낮았던가?

그건 아닌듯 하면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은,

요즘 내가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이 바로 상대의 반응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를 듣기 싫어하며, 진짜 하고 싶은 말 보다는 상대가 원하는 반응을 보이기 위해

노력을 하느라 굉장히 지쳐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어느것 하나 부인할 수 없기에

급한대로 이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자존감에 관한 책들을 잠깐 살펴보는데,

그런 책들의 목차를 보자니 '아닌데' 싶고 공감이 되지도 않거니와

'그정도는 아닌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 '듣기'가 안되는 이유가 낮은 자존감 때문이라니!!!!

 

늘 내탓을 하느라 바빴는데,

탓이 있는데도 탓하지 않는 건 뻔뻔함이고,

탓이 없는데도 탓하는 건 낮은 자존감, 즉 어리석음 때문인건가...

내가 너보다 잘났다는 생각도 어리석음이지만 반대로

내가 너보다 못났다는 생각 또한 어리석음이다.

내가 못났다고 여겼기에 상대의 부정(무)적인 반응에 대해서는 모두 다 내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단지, 사랑받고 싶음에 대한 심-한 집착 때문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이런 사랑에 대한 집착도 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그 사랑이 충족되지 않아서라는 거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을 갈구하지 않는다며.

 

 

퇴근 후 운동을 나가기 전에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내 특징 중의 하나가 받기 싫은 전화는 받지 않을 때가 있다는 건데,

그래도 오랜만에 걸려오는 전화인데 '이건 아니지, 피하지 말고 부딪치자' 싶어 잠시 망설인 후에 전화를 받았는데

가을에 있을 동아리 모임에 참석여부를 묻는 것이었다.

 

그런 모임에 참석해봤자 큰 감흥이 없다고 여긴 후로부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는 나가지 않기에 부드럽게 거절을 했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거절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 모임에 참석할 수는 없으며

그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일부러 노력하지도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근데 이게 처음도 아니고 내 주변 사람들에 한해서는 거의 이런 태도를 꾸준히 보여왔다.

 

그럼 뭘까?

 

운동을 나가 걸으면서도 생각은 계속되었다.

그렇다면 나의 자존감은 상대에 따라서 달라지는 건가?

어떤 사람들 앞에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걸까?

처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라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나를 싫어하는게 싫어서 그런거라고.

그런데 내가 눈치를 보는 사람 중에는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럼 그건 아니고.

그러다가 퍼뜩 떠오른 것이 내가 나보다 나은 사람, 높은 사람이라 여기는 사람들을 향해

엄청나게 주눅이 들어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좋아하고 그렇지 않고의 여부를 떠나서, 수직관계로 판단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예외 없이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이다. 반대로 수직관계라 여기지 않는 상황에서는 있는 그대로 편해지고

자유로워지고 즐겁고 당당하고... (아이들과의 관계가 그렇다.)

그 대상에는 직장 내에서 수직적인 구조에 있는 사람들과 존경하는 마음을 품고 있는 분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내게 수직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까지도.

 

바로, 평등성지가 부족했던 것이다.

아, 평등성지.... ㅠ-ㅠ

이 네글자가 떠오르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했고,

비로소 주변의 소리가 들려왔다.

유난히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와 풀벌레 소리가 귀청을 왕왕 때리는데,

이 소리들이 단지 시끄러운 소리인게 아니라

이제 복잡한 생각일랑 그만두고 '지금 여기에 귀기울여봐' 하는 것만 같았다.

거센 파도가 모래를 쓸어가듯, 내 고민들을 말끔히 씻어주는 것처럼 여겨졌다.

 

흐르는 수면 위에는 하늘과 똑같이 물들어가는 그림자가 있었다.

 

여름 내내 앓았던 지지부진함이 이거였구나.

 

대체 왜(뭐) 때문인지 알수조차 없었기에

외면하고 피하고 내탓을 하느라 핵심은 한참 빗나가 있었는데

동료의 솔직한 표현,

'이런 말까진 안하려고 했다'는 동료에게

'내 성장에 도움이 될수도 있으니 해달라'고 했더니 그 말에 해줬던 말들이

순간적으론 기분이 안좋을지 몰라도 종국엔 정확한 이해를 돕는 결과를 가져왔다.

솔직함이란 이토록 중요한 것을... 이런 솔직함은 수직 관계에선 있을 수가 없는건데.

 

그리고 낮에 잠깐 기분이 나쁜 일이 있었는데

이건 일종의 '망상'으로 볼수가 있겠지만

만약 이게 사실로 드러난다면 나는 똑똑하게 말해줄 자신이 생겼다.

내 잘못이 아니라, 당신 눈이 잘못되었고, 당신이 알아보는 눈이 없는 거고, 견해가 바르지 못한 거라고!

아주 당당하게.

 

아아- 평등성지.

스님께서 그토록 말씀하시던 지극한 마음이란 것에 조금은 가까이 다가간 기분이 들면서

부처님의 대단하신 지혜로움에 존경심이 우러났다.

고통이 없으면 지극해질 수 없구나.

이런 깨달음을 얻으려고 그간 괴로웠구나.

원망스러워지려던 모든 마음들이 물러가고 깊은 이해만이 남아있는 듯,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이제 알았으니까 차근차근 노력하고 실천을 하면 된다.

어떤 상황에서 평등하다 느끼고, 내가 어떻게 습관적으로 열등하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해서

꾸준히 노력을 해봐야겠다.

어리석은 중생들을 모두가 대단하고 평등한 부처의 지위로 끌어앉히시는 지혜로우신 부처님의 은혜에

지극한 마음으로 감사드리며, 이를 알게된 기쁨에 한껏 즐거운 마음이다.

 

 

 

* 부끄러워 쭈뼛쭈뼛 하는 아이들에겐 말로만 해보라고 하기 전에,

내가 직접 모범을 보여주면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지며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함께 어울리기 편하게 여긴다.

동참하지 못했던 마음을 반성하며, 또 그렇게 웃으며 즐거워하는 순간을 맞이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마음. _()_

 

 

* 평등성지를 체득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_()_ _()_ _()_

*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모든 깨달음을 일체 부처님께 회향하오며,

작은 선근이라도 지은게 있다면 일체 중생께 회향되어지이다.... _()_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