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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11 우리들의 날개 12
카테고리 없음2010. 9. 11. 14:39


임순례 감독 영화 '날아라 펭귄'을 보고나서 쓴 글_




                                                                                                                                      - 영화 中



 오랜 옛날에는 펭귄도 하늘을 나는 새였다. 하지만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하늘을 버리고 바다를 택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날개가 퇴화되었다고 한다. 펭귄은 처음부터 하늘을 날지 못하는 새는 아니었다.


 교육이란 무엇일까? ‘교육이란 ~이다’라고 속 시원하게 정의를 내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교육학자들조차 아직 그 정의를 명확하게 내리지 못했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한다. 이에 걸맞게 대한민국의 대학진학률은 84%에 육박한다. 그렇다면 대학은 무엇인가? 대학은 틀림없이 큰 학문을 추구하는 교육기관일 것이다. 그러나 이 시대의 대학은 취업준비기관으로 상품화 된지 오래다.


 초․중․고등학교의 주입식 교육은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없애버린다. 그 과정에서 창의력을 상실하게 되고 획일적 사고방식이 강요됨에 따라 개인의 다양성이 사라진다. 자신이 왜 공부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배움과 그에 관한 이해는 뒷전이고, 오로지 암기된 지식과 서열 속의 우위만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줄 뿐이다. 더 많이, 더 빠르게 공부해야만 한다.


 이런 교육을 받고 자라난 사람들은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나와 다른 것’을 너무나도 쉽게 ‘배척’한다. 영화 속 승윤이가 화분 속 식물을 아무렇게나 가위로 잘라버리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거북이를 떨어뜨려 버리듯이 말이다. 다들 고기를 먹는데 너는 왜 채식을 하느냐, 여자가 왜 담배를 피우느냐, 다 똑같이 행동하는데 왜 너만 튀느냐고 말하는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그러한 사고방식 속에서 더 많이 갖는 자만이 행복하게 될 것이라고 믿으며 살아간다.


 ‘우리’라는 말에서 느낄 수 있는 정(情)감은 모두 다 같은 모습일 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다양성이 인정되어 조화를 이룰 때 더욱 끈끈하게 묻어나오는 것이다. 어느 것 하나 같지 않지만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는 자연처럼 말이다.


 교육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모든 행위를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며, 그 목적은 이상적인 인간상을 형성하는데 있다. 배움에서 얻은 지식은 피상적인 앎이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진실 된 앎이어야 한다. 교육의 본질과 너무도 멀어져 버린 교육의 의미를 다시 살펴보자. 다양한 사람들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하여!


  하늘을 나는 펭귄은 환상이 아니다. 오히려 ‘날지 못한다’는 착각 속에서 현실을 살아가는 것이 환상이다. 환상 속에 살면서 인생 전체를 낭비하기 전에,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보자. 너도 나도 바닷속만 헤엄치는 펭귄이 될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의 길을 열어보자는 것이다. 승윤이 아버지는 바둥거리는 거북이를 다시 주워 올리며 “승윤이도 거북이도 괜찮아”라고 말한다. 승윤이가 날개를 찾을 때, 펭귄도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이다. 하늘을 나는 펭귄을 상상하며 이 시대에 희망을 쏘아 올린다. 우리들의 날개는 어디에 있을까?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