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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08 소소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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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고 난 후에야 알게 되는 건강의 소중함. 어디 한 군데가 부러지거나 심하게 부상을 당한 것도 아닌데 아프다. 조금인데 아프다. 일단 오른쪽 콧볼이 아프다. 지난 일요일부터 코, 귀, 목으로 전이되며 감기 증상이 있더니 코가 헐어버리고 말았다. 내가 콧물을 너무 무자비하게 닦았나 보다.... 근데 콧볼이 딱 콧볼만 아픈게 아니라 오른쪽 볼이랑 눈 주변까지 욱신거리면서 아프다. 가만히 있어도 눈썹 부위가 웅웅대는 느낌이 들고 오른쪽 목 뒷근육과 뒤통수도 쑤신다. 어째서 콧볼이 아픈데 오른쪽 얼굴이 다 아픈건지.... 콧볼만 아파하지 않고 오른쪽 얼굴 전체가 함께 아파한다. 엉엉...

 

왼손 엄지 손가락의 오른쪽 윗부분 끄트머리가 아프다. 우라샤이랑 깔깔대며 장난치다가 자투리 종이를 정리하는데 부주의 하게도 그만 손 끝을 베이고 말았다. '아야' 싶더니 곧이어 피가 맺힌다. 엉엉... 근데 이때 여자친구 한명이 후다닥 달려가서 자기가 가져다 놓은 밴드를 하나 꺼내 내게 건네주는데 그게 무지 고마웠다. 몇일 전에 가져왔다며 내게 보여줄때만 해도 '그러냐'하고 말았는데, 이렇게 쓰임새를 보고 나니 작은게 아니였구나 싶다.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려 온 사람처럼 잠시도 고민하지 않고 날렵하게 행동으로 옮긴다. 내 시선이 부끄러워졌다.

이렇게 다친 손끝이 정말 불편하다. 머리를 감을 때도, 손을 씻을 때도... 평소에는 있는듯 없는듯 여겼던 눈곱만한 크기의 부분일 뿐인데 왜 이렇게 아프냐. 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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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부끄러운게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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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한쪽으로 치우친다. 그래서 또 균형을 잃고 비틀비틀 한다.

배우는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자주성을 잃지 않는 건 어떻게 가능한걸까.

의존성을 띌때마다 괴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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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를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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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치는거 참 재밌다. 

그 순간 만큼은 다 잊고 순간에 집중하며 웃는다. '같이'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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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튀는 생명력을 잃는다. 잃고 있다. 잃었다. 잃는 중이다. 잃은 것 같다. 잃기 싫다....(?)

딱딱한 도시의 건물들처럼 무감각하고 황폐하고 둔하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비옷을 뒤집어 쓰고 비를 맞으며 비구경을 하고 싶다.

몸으로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 그런 날엔 숲속에서 어떤 향기가 나는지 궁금하다.

흙을 밟고 싶고 나뭇잎을 보고 싶고 드넓은 공간에 드러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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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아지려고 이러는거겠지, 라고 강제 위로를 한다.

뀨...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