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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긍정일기2016. 9. 24. 20:12

 

 

 

 

내 마음 속을 좀 더 세밀히 들여다 보기 위해 책을 읽는다.

 

 

 

 

 

* 피로

피곤함 싫다. 사람들을 만나면 힘들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 '피곤'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얼굴좀 보자며 만난 친구는 막상 얼굴을 보았을때

반가워 하거나, 만남에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거나, 편하게 보인다거나,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한다거나...

싶은게 전혀 없었다. 오히려 시시때때로 핸드폰을 들여다보거나, 잡다한 주변 일들에 대해서 말하거나, TV프로그램이나 연예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런 친구를 보면서 '이럴 거면 왜 보자고 하는걸까'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만남 속에서는 어떤 의무감 같은게 느껴진다. 의무적으로 보지 않으면 친구 관계가 깨어질까 두려운 마음에 보게 되는 것. 그게 아니라면 정말 내가 보고싶기는 했던걸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뭣보다 힘든 것은 피로에 휩싸인 모습을 보는 그 자체이다.

예전에 알았던 또 다른 친구는 주말마다 피곤해하며 어디로 나가는 것도 싫어하고 오직 잠을 자거나 TV를 보는 것, 그리고 게임에만 몰두했다. 정말이지 그 피로감이 싫었다. 뭘 위해 그토록 피곤하게 사는 걸까?

이렇게 느끼는 이상 내 피로함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내가 '피곤하다' 느끼는 때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해야할때 (마음이 수용하지 못할수록 더 피곤해진다), 일을 마치고 사람들과 수다를 떨며 차 한잔을 하는 것이 좋은 듯 하면서도 몸과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을 때, 몸을 심하게 움직이고 난 후(눈싸움 같은 격한 놀이나 역동적인? 율동을 했을때  -아이들과- ), 뭔가를 바꾸려 노력했지만 전혀 바뀌지 않을 때 등등... 분명 더 많은 순간들에 피곤함을 느끼고 있었을테지만 지금은 이정도만 떠오른다.

'피로'를 조심해야지. 모든 사람이 피곤하니까 나도 피곤한게 당연하게 되는 것을 주의해야한다. 

어린 아이들이나 생명력이 넘치는 사람. 또 꽃, 나무, 바람, 하늘은 피곤하지 않다. 

 

 

 

* 쓰레기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일 중에 하나가 쓰레기를 보는 일이다.

버려진 쓰레기는 말할 것도 없고, 매일매일 내가 만들어내는 쓰레기들도 마찬가지이다.

'버려진 쓰레기들을 모-두 다 주워 담을 수는 없잖아', '적어도 나는 길바닥에 버리진 않아'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보기도 하지만, 예전에 학교에 다니실때 교정의 쓰레기를 매일 주워 버리셨다는 스님의 이야기를 읽고 난 후론 자꾸 그것이 떠올라서, 그러지 못하는 내가 부끄러워진다.

아주 간혹, 때때로 길가의 쓰레기를 주워다 버리는 일이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느끼는 이 불편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도시에 살면서 음식을 하나 해먹더라도 쓰레기가 생긴다. 버섯이 담겨 있던 플라스틱 상자, 고추가 들어있는 스티커가 붙은 비닐봉지, 두부 팩 등등등... 아무리 분리수거를 한다고 해도 (정확한 분리수거 또한 어렵다) 이 쓰레기들이 정말 잘 버려지고 있는 건지 정확히 확인을 하기는 어렵다. 애초에 내가 먹을 것들을 농사를 지어 먹는다면 이럴 일은 없을텐데.

사람이 살면서 쓰레기를 전혀 만들지 않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최소화 할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게 내가 해야할 일처럼 여겨진다.

 

 

 

* 사회악

TV나 신문을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이슈나 세상 흘러가는 일에 좀 둔감한 편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세상이 갈수록 흉흉해지고, 차갑고 더러우며, '이게 아닌데' 싶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다.

몇일 전에 이런 말을 들었다.

" ... 그런 것들이 죽어야 되는데 그런 것들은 죽지도 않고. 사회악이야."

그 말을 들었을 때 순간 놀랬던 것은 그 사람이 '죽어야 한다'는 말을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했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그 사람이 이전과는 달리 보이기도 했다. '저렇게 무서운 사람이었나' 하고.

세상에 정말 '죽어야 할'사람이 있을까? 죽어야 하는 건, 어떤 누군가는 죽어도 괜찮다고 여기는 마음. 

아무리 돌팔매질을 당할 만한 일을 저질렀다고 한들, 그 사람 또한 고통 속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나쁜 짓을 하는 것이 정당화 된다고 여긴다거나, 그래도 괜찮다고 느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죄를 묻고, 판단하고, 결론짓는 것은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몇일이 흐른 오늘, 문득 그런 말을 했던 그 사람의 내면이 들여다 보였다.

그가 표출했던 적개심 속에는, '나도 그런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와, '그런 죽임은 옳지 않아'하고 느끼는 선한 마음이 들어 있었던 것.

어쩌면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보다 깊은 연민의 감정을 느껴야 하는 것 같다. 

 

 

 

*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과,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음과,

단지 관념으로써만 분별하는 어리석음들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_()_

 

* 삶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지혜로운 선배들, 스승들을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_()_ 

 

* 언어로 표현되는 이면의 것에 귀를 기울여 들을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_()_

 

*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들께 회향합니다. _()_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