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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04 사과가 가르쳐준 것 - 기무라 아키노리 9
책 읽기2012. 2. 4. 22:05


으항, 아기처럼 해맑으시다:Db



p.46

 앞서 부화한 해충은 살아남는 반면 뒤에 부화한 해충은 무당벌레에게 잡아먹힌다. 자연의 먹이사슬이 이러하다. 해충이 번성해 피해가 커지면 익충이 나오지만, 그래도 해충이 다 사라지지는 않는다. 해충과 익충이 공존하며 어느 한쪽도 모두 사라지는 법이 없다. 대단하다 싶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프로그램을 짜는지 불가사의하기 이를 데 없었다.

:'넓은 시야로 보면 익충도 해충도 없다'고 그는 말한다.


p.97
 인간(人)을 좋게(良) 만든다고 하여 먹을거리(食)이다. 부디 사람에게 좋지 않은 것에 식(食)이란 글자를 붙이지 말아주기 바란다.


p.110
 아무것도 주지 않은 논의 벼는 그동안 뿌리 뻗기에 전념한다. 양쪽에서 한 그루씩 뽑아 보라. 어느 벼의 뿌리가 더 클 것 같은가? 자연재배에서는 먼저 뿌리 부분에 힘을 쓴 다음 상부의 생육을 시작한다. 비료를 준 논의 벼는 영양이 많으므로 뿌리 생육과 관계없이 위로 자라는 데 힘을 쏟는다. 굳이 뿌리를 길게 뻗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과보호를 받는 벼는 병약하게 자라서 병이 발생하기 쉽다.

:어쩜 이리 벼도 사람같은지 

p.186
 나는 표시를 해놓고 오랫동안 관찰했다. 2~3일 지켜보면,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무가 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을 알 수 있다. 무를 뽑아보면 나선 모양의 자취가 남아 있다. 무는 수직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볼트처럼 돌아가면서 자란다. 그러므로 무를 뽑을 때는 거꾸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돌려가면서 뽑아야 한다. 그러면 무가 쉽게 뽑힌다. 당근도 민들레도 마찬가지다. 뿌리와 잎사귀가 함께 움직인다. 그러면서 햇살을 구석구석 받는다.

:와 정말 대단하고 신기한 무다!


p.196
 다시 말하지만 나는 잎맥 모양대로 사과나무 가지를 잘라 기른다. 사과나무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면 잎사귀가 답을 가르쳐준다. 그대로 따라 하면 사과는 기분이 좋은지 잘 자란다.




*
사실 지금 읽어야 할 책은 따로 있는데,
오늘도 도서관에 챙겨가지 않아서 무슨 책을 읽을까 하다가
문득 떠오른 '사과가 가르쳐준 것'을 읽게 됐다.

'사과가 가르쳐준 것'이라고 해서 나는 좁은 생각으로 사과에 관해서만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어렵다는 사과나무를 자연재배 방식으로 기르면서 배우게 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그는 10년이나 실패를 거듭하다가 죽음을 결심한 끝에 자연으로부터 힌트를 얻는다.
그래서 결국 사과나무에 꽃을 피우게 되었고 그가 가꾼 사과는 썩지도 않는다.

아 정말 놀랍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수많은 사람들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그가 믿는 길을 걸었다는 점과
놀라운 관찰력으로 묵묵히 자연을 지켜보았다는 점이다.

잠시 소홀히 생각하고 있었던 농사에 대한 애정이 다시 꽃피는 것만 같다.
(여담이지만, 오늘 입춘이다!)

작게라도 열심히 텃밭을 가꿔봐야지. 흣흣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