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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9.20 대긍정일기 121, 마음 살핌 2
  2. 2014.05.03 두근두근 내 인생 - 김애란 4
대긍정일기2016. 9. 20. 21:40

 

 

 

 

 

 

- 감정의 리듬도 날씨를 따라가는 건지 단순히 우연일 뿐인건지.

간만에 맑은 해가 비추었고, 내 마음도 풀어졌다.

  

 

- 내가 해야할 일이라곤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어주는 일.

그리고 사랑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 그것 뿐이다.

 

오늘은 참 기분 좋은 말을 들었다. 

"선생님 손이 좋아."하고.

또 "나도. 선생님 손은 약손, 히히"하는 아이도 있었다.

*-_-*

늘 못난 손이라 생각하고 예쁜 눈길을 주어본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손에게 미안해진다. 

아마도 아이들이 '오구구 예쁘다'하고 감싸주는 마음길을 손에서 읽은 것 같다.

어쩜 이리도 민감한지!

 

 

- 아무리 바른 말, 옳은 말이라 해도 (때론 그게 진심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힘이 실리고 나면 더이상 듣고 싶지 않은 말이 되버린다.

'~해야지', '~해야한다'하고 알려주기보다

길을 알려주고 스스로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면,

그 다음에야 비로소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 '말'이란 마음의 보조 수단일 뿐,

아무리 언어적인 측면에서 머리로 정확하게 이해한다고 해도

그걸 마음으로 느끼지 못하면 진정한 앎이 아니게 된다.

 

-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며 법문을 듣는데,

그토록 많이 들었던 말씀을 다시 한번 들은 것 뿐인데도

평소에 느꼈던 감정과는 깊이가 달랐다.

<자신의 마음을 잘 살펴라>라는 제목의 동영상 법문.

영상이 시작되고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몇 마디 말씀에 눈물이 줄줄 흘렀다.

 

세상의 인연은 언젠가 헤어져야만 하는 고통의 인연이기에 인연을 바꾸어야 한다. 

그러한 고통의 '잘못된 습관'

(잘못된 습관 = 나와 너를 분별하여 가르고, 그로 인해 헤어짐이 있다 착각하며, 내것을 차리는 욕심, 그것이 의지대로 이루어지지 않을때 일어나는 화, 이 모든 것은 잘못된 관념의 어리석음에서 시작된다)  

들을 바꾸는 것이 바로 '오계'이며,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오계'를 지켜야 한다는 말씀.

(오계 = 거짓말 하지 않기,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지 않기, 술 마시지 않기, 사음하지 않기, 훔치지 않기)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 길이 바로 '오계'에 있는데,

'오계'란 다름 아닌 자비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바로 나이기에 상처를 주지 않음으로써 

개아에서 벗어나 전체 즉 하나가 되는 일을 행하는 삶.

그 자리엔 너와 나의 분별이 없기에 영원한 인연, 즉 붓다의 삶이 열리는 것이다.

 

스님의 모든 법문이 마음 깊이 와닿는 그날까지 꾸준히 나아가야겠다.

 

 

- 항상 나누고 챙겨주는 사람. 넓은 마음의 사람. 고마운 사람.

 

 

 

Posted by 보리바라봄
책 읽기2014. 5. 3. 17:14

책 제목과 표지를 보고 판단한 내 선입견을 무참히 비웃어준 책.
너무 좋아서 다 읽자마자 또 읽고 싶었다.
하지만 다시 읽지는 않았다.


김애란 작가를 처음 만난건 2007년에 접한 <달려라 아비>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그 책이 그랬듯, 이번 책도 (책 표지와 제목이 주는) 인상과는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달려라 아비'라니, 귀여운 강아지가 밝고 경쾌하게 달려나갈 것 같지 않은가? 하지만 실제론 강아지가 아니라 '아버지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내가 좀 더 주의 깊게 표지를 봤더라면 달리고 있는 아비의 다리털을 볼 수 있었을 텐지만…) 물론 몇해 전에 읽은 책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결코 발랄하지만은 않은 이야기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다.

일단 책 표지만 해도 그렇다. 하늘색 다운 하늘 배경에 파스텔톤 분홍과 하늘색의 풍선. 의도를 알 수는 없지만 무언가에 끌려가듯 풍선의 머리가 아래를 향해 있다. 글을 쓰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한다. 이게 바로 말랑 달콤할 것만 같은 겉모습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복선이었을까? 어쨌거나 나는 빙그레 도는 듯한 노란색 바람개비를 보며, 귀여운 이야기들만 상상 했더랬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자 마자 이 이야기가 빨리 늙어버린 소년에 관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순간 멈칫 하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글을 읽어 나갔다. 

소설의 도입은 언젠가 나를 스쳐 지나갔으나 미처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과 다시 만나게라도 하려는 듯 보였다. 마치 내 어릴적 이야기를 듣는 듯한... 그러나 이야기는 곧 밝고 경쾌하게 흘러간다. 순간 순간 웃음을 '쿡' 터트리게 하고, 때로는 살짝 미소짓게 하면서.

그러다 어느 순간 집중해서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는 장면들이 나온다. 나를 둘러싼 주위의 모든 것들을 한번 쯤은 되새겨볼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 있는 문장들이었다. 오랜만에 정말 마음에 드는 소설을 만났다. 

김애란의 말들은 새삼스레 언어를 향한 애정이 샘솟게 한다. 그로인해 이 책을 읽으며 문득 고개를 들어 만난 세상은 한 뼘쯤 더 풍성해진 느낌이랄까. 뭐든 급히 지나칠게 아니라 깊이 있게 오래 들여다볼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때야 비로소 진가를 알아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내가 만나는 단어들을 곱씹어봐야 겠다. 그래야 내 입에서도 (혹은 손가락 끝에서도) 좋은 말들이 나올테니. 그런데 피곤한 와중에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다.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