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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11 먹는 이야기
vegetus2019. 4. 11. 14:04



4월 3일의 초록 김밥.

집 텃밭에서 뜯어온 사추, 엄마가 들판에서 뜯어온 머위,

자연드림에서 구입한 깻잎/단무지/피망/오이 를

한살림에서 유통기한 임박으로 세일할 때 사두었던 감태김 에 돌돌 말아

뚝딱(?) 초록 김밥을 만들었다.

잘 씻고 자르기만 하면 되니까 준비가 간편해서 좋았다.

마구 맛있고 그런 맛은 아닌데... 먹고 나면 가볍고 상쾌하다.

많이 먹으려고 많이 말아봤자 먹다 보면 든든해서 다 먹지도 못한다.




같은 날의 호빵떡.

처음 쿠키를 만들땐 밀고 모양내고 하느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질려버렸는데

최대한 단순하게 후딱 빚어 만드니까 힘들지도 않고 맛있어서 좋았다.




자연드림, 한살림 등에 파는 호떡믹스 (비건 채식이다. ^^) 를 사다가 통밀가루를 더 섞어서

호떡을 만들지 않고 호빵떡을 만들었다.

사실 호떡쿠키를 만드려고 했던 건데... 이렇게 되버렸다. 


두 번째는 더 잘하겠지 했는데 빵 식감이 이보다 더 뻣뻣했다. ;;




4월 4일의 아침 죽.

아침해를 보고 꽃들을 보며 가볍게 아침 산책을 다녀온 후에 배가 많이 고파져서

후다닥 만들었던 밥.

먹기 좋게 썬 오이와 팽이버섯, 김밥 싸고 남은 상추랑 깻잎을 잘게 썰고,

들깨가루 풀어 뜨끈하게 끓였다.




그리고 예전에 만들어 뒀던 귤된장에 머위를 쓱쓱 비벼 후딱 아침을 준비했다.








4월 5일의 차.

몸을 따뜻하게 해주던 생강나무 차.

생강이 아니라 생강나무 라고 따로 있다.

살짝 매큼한 듯 온화하고 부드러운 맛. 은은한 향이 고운 차.

시큰거리는 몸, 손발저림, 혈액순환, 염증 개선, 면역력 강화, 뼈 건강, 신경계 등등.

두루 효능도 좋다.

자연에서 멀어진 만큼 몸도 아픈듯한 요즘...

그래도 따듯한 차 한 잔에 조용한 위로를 받는 것 같았다.




한살림 로즈마리 차.

집에 있던 다른 향기 차랑 같이 섞어 마시는 재미도 있다. ^.^




과자나 쿠키 같은 가공 식품이 계~~~속 먹고 싶을 땐 사과랑 딸리 같은 과일을.




그리고 이번에 제주에 다녀오면서

스님들께서 예전에 보리심의 새싹 홈피에 올려주셨던 '뉴자연으로'식당에도 다녀왔다. :P

(4월 8일)


맛있어서 나도 따라해볼 예정인 토마토 비빔국수... ^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당근주스!!!!!

색깔이 예뻐서 반하고, 맛은 놀라워서 또 한 번 반했다.

김영갑 갤러리 부근에 있는 '나의 왼손' 이라는 유기농 주스 가게에서 판매한다.

제주는 당근이 유명하다는데... 게다가 유기농법 이라서 이런 맛이 나는가보다.

 




아침 일찍 타고 가려던 비행가 결항이 되는 바람에...

강제로 하루 더 묵게 되었다.

급하게 잡아야 하는 숙소도 그렇지만, 더 문제는 먹을 것...

'괜찮을거야'라고 생각했다가 먹을 걸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외부의 유혹에 너무도 흔들리기 쉽고 결과적으로 기분이 아주 안좋아지는 경험을 여러번 했었기에.

밖에 나갈 땐 가능한 철저하고 충분하게 먹을 음식을 생각해 두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불상사가... ㅠㅠ


제주에 채식 식당이 몇개 되지 않고...

있더라도 멀거나 엄청 비싸거나 하고...

이리 정리 궁리한 끝에 자연드림에 가서 현미 햇반이랑 연두부랑, 오이, 새싹 채소, 쌈무를 샀다.




​(4월 9일)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숙소에 예쁜 접시까지 있어서 더더욱 기분 좋아지던 한끼.




한끼 금액을 계산해 보니까 대략 육천원 선이었다.


한살림에서 구입했던 사과랑 김부각을 먹을 일이 없었는데 

(법회 점심때 남은 음식들로 갑자기 먹을 음식이 많아져버렸다... ^^)

다시 먹을 일이 생겨서 가방이 가벼워졌다.




(4월 10일) 

거의 태풍 수준으로 비바람이 몰아쳤고...





그래도 안전하고 맛있게 공양을 했고...



이렇게 먹으니까 무척 간편하고 기분도 좋아서,

집에서도 이렇게 먹어야지 했다!




우연히 자연드림에서 '우리밀 안심춘장'을 발견했다!

(동물성 원료나 오신채가 들어가지 않는다!)

진즉부터 있었을텐데 이제야 알게 되다니...

만드는 방법을 쉽게 생각해서 내 맘대로 만들어버렸더니

자장인데 카레같은 요상한 모양이 되버렸지만,

집밥이란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좋고 맛있었다.  


다음엔 더 맛있게 만들어 봐야지. :P




무얼 먹느냐, 어떻게 먹느냐를 잘 관찰하다 보면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미묘한 마음 상태를 세밀하게 체크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불만족스럽고 무겁게 내려 앉을 수록 음식도 그런 걸 찾게 되고,

행복하고 상쾌한 기분일 땐 조금만 먹어도 배부르고 가볍고 맑은 식재료를 찾게 된다.


여전히 이런 날도 저런 날도 있어서 아주 안정감 있는 식생활은 아니지만...

이 몸을 지니고 있는 한 음식이 곧 수행이고 불성이고 마음이기에,

주인이 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 화이팅~~!!!!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