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4.09.27 초록색 옥수수 2
  2. 2011.11.03 소소한 일상:) 6
  3. 2011.06.16 귀농학교 수료식 7
  4. 2011.04.27 귀농 _ 근원으로 돌아가기 4
느낌과 기억의 기록2014. 9. 27. 19:40


2014/09/24, 초록색 옥수수는 어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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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흰색, 검정, 회색, 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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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달리다가 창 밖 너머로 눈에 들어오는 간판이 있었다.
'우리농업기계'
이건 도대체 무슨 말일까.
특히 '우리'와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의미하는 '기계'라는 단어는 연관성을 찾기가 어렵다.
농사에서의 기계는 대량의, 무게가 있는, 생명력 없는, 획일적인, 이를테면 전쟁의 그것과도 흡사하다.
그런데 '우리'라니.
기계속에 내가 모르는 따듯함이라도 들어있었던 걸까.
물론 모든 기계가 이런 의미는 아닐테지만.

낱말 자체로 보자면 어떤 어감을 주는지는 느낌이 오면서도,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은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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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노력하는 걸까 자연스러운 걸까.
애쓰는 걸까 편안한 걸까.


Posted by 보리바라봄
느낌과 기억의 기록2011. 11. 3. 19:40

                                                                                           2011/10/29 대흥사 오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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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수수와 시금치와 버터너트호박과 인디언시금치 씨앗이 왔다.
하나 둘 도착하는 씨앗을 받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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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기능시험을 합격했다.
달랑 두 시간 연습해서 보는 시험인데, 예전보다 많이 쉬워졌다고 한다.
다음주 월요일에 필기시험을 보고
12월 말에 도로주행을 본다. 도로주행은 6시간 연습하고 보는데
합격률이 40%라고 한다.
'생명을 헤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갖고 꼭! 붙어야지.


*
'주체성, 차이,
다름, 속성...'등 뭐가 이해가 안되는지 정확히 정리할 수도 없었던 문제가
이제 조금 이해가 된 듯하다. 속이 시원하다. 마음이 누그러지는 느낌.
좋다 좋다:)


*
교수님께선 농사를 너무 열심히 짓지 말라고 하셨다.
씨앗의 힘을 믿고 자연의 힘을 믿으라고 하셨다.
너무 잘해보려고 생각하지 말고 편안하게 하라고 하셨다.
알고 보면 씨앗을 우리가 틔우는 것도 아니라시면서.
이 말씀을 듣고 나니 마음이 더 편안해졌다.
'교수님, 교수님'하다가 '농부 아저씨'하니까 느낌이 이상하다.
더욱 정감이 가는 것도 같고^^


*
멀리서 나를 발견하면
그때부터 고개를 좌우로
두리번거리며
입가에 미소를 살짝 띄우고:-)
나를 못 본체 걸어온다
그렇지만 나는 알지
그렇게 내게 인사를 하면서 걸어온다는 걸  


*
없는듯 한 공통점이 보여야 단순해질 수 있고
미묘한 차이를 느껴야
섬세해질 수 있다

  
 
Posted by 보리바라봄
vegetus2011. 6. 16. 23:46



아, 드디어 두달여간의 귀농학교 수업을 마쳤다. 
오늘은 수료식이 있던날. 수료장과 장미꽃 한 송이, 그리고 호미를 선물로 받았다. 하하
어찌나 뿌듯하던지! 웃음이 절로 나왔다.
나는 언제쯤 귀농을 할 수 있을까?
언제쯤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내또래 친구들이 스펙쌓기는 집어 치우고 '다같이 농사지으러 가자~'고 했으면 좋겠다.
이루어져라!




"1974년부터 유기농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는 미국 로일 연구소는 유기농업이 인류의 건강뿐 아니라 파괴된 지구를 치유하고 살리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 유기농업은 건강한 표토에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해서 가둠으로써 전혀 이런 기능을 못하는 관행농법에 견주어 기후변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 …… 미국의 농토 전부가 유기농으로 전환한다면, 미국에서 사용되는 자동차의 절반 이상을 없애는 것과 그 효과가 맞먹는다고 한다. …… 이 위기의 시기에 유기농법같은 대안이 존재한다는 것은 축복이며, 유기 농부들은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아닐 수 없다. …… 유기 농부들뿐만 아니라 유기농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 역시 영웅이다. 그들은 일상 속에서 이런 깨어 있는 소비 행위를 통해 지구를 구하는 일에 동참하기 때문이다."

조길예,' 유기농부, 지구온난화 시대의 진정한 영웅' 中
(한겨례 신문, 2009. 11. 23) 






 
Posted by 보리바라봄
vegetus2011. 4. 27. 10:35

 

                                                                                                 빈센트 반 고흐, 씨 뿌리는 사람




내가 농사를 지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 건 언제부터 였을까? 모르겠다.
단순히 작은 텃밭과 꽃밭을 가꾸며 살고싶다고 생각했을때부터? 아니면, 
도시적인 것들을 거부하고 다시 원시시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친구들과 장난치던 그때?
(그럼 우리 옷 벗고 낙엽으로 가리고 장구치는거냐며-.-)
그것도 아니라면,
독서토론모임을 하면서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왜 농사를 지으려고 하는가?

'귀농'이란 건, 다시 농사를 짓는 것. 그러니까 나는 해당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으므로 다시 지으러 '돌아가는' 건 아니니까.
그래서 귀농학교 입학식이 있던 날 자기소개를 할때

"저는 귀농이라기 보단 농부가 되고 싶어요."라는 말을 했던거다.

아 그런데,
어제 수업을 듣고 보니 귀농의 의미가 그런 것이 아니였다.

귀농이란,
흙, 자연과 함께하는 삶으로 돌아가는 것
선택할 수 있는 직업들 중 하나가 아니라 '삶을 바꾸는 것'
이것은 가치관과 삶의 양식의 변화이다.
돈에서 생명으로, 물질에서 정신으로, 소유에서 존재로
내 힘으로 잘 사는 것, 남의 손에 내 목숨줄을 맡겨두지 않고 스스로 건강하게 사는 것.

귀(歸), 즉 '돌아간다'는 말은, 그 돌아가는 곳이 '제자리'일때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
농(農)이 '내 본래의 자리'라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아야 행복한 귀농이 되는 것이다
.
그 자리는 근원과 생명의 자리다.
귀농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자연스러운 삶의 단순성을 되찾아야만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에어컨 틀 돈 벌러 갈 시간에 숲 속 냇물에 발을 담그며 늘어지게 낮잠을 자는거다.

인간이 이루어 놓은 문명 중에 스스로 창조해 놓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모두 자연으로부터 약탈해서 만들어 놓은 것일 뿐
때문에 자연에서 멀어지고, 병든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이병철 선생님께서는 농업만이 삶이 지속될 수 있는 유일한 방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귀농을 해야하는 '가슴뛰는 이유 10가지'를 이번 19기 수업이 끝날때까지 꼭 생각해보라고 하셨다.
 
나는 농사짓는 일을 언젠가부터
너무 '당연'하고 '꼭 그래야만 할 것 같다'고 무의식중에서 여겨왔던 것 같다.

곡류, 과채류의 씨나 모종을 심어 기르고 거두는 일이 어째서
근원으로 돌아가는 일인지, 그리고 왜 그래야만 하는지

다시 곰곰이 생각해봐야 겠다.






 (2강, 이병철, "귀농_근원으로 돌아가기" 수업을 듣고 정리_)

 

Posted by 보리바라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