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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25 대긍정일기 193, 다시 운동!
대긍정일기2016. 11. 25. 21:56

 

 

오랜만의 운동, 그리고 요가.

 

근력운동 같은 건 정말 취미가 없는데 아무래도 필요한 것 같다.

등산만 꾸준히 다녀도 하체 근육은 문제 없을 듯 싶지만 쉽지 않을 것 같고.

'인바디'라는 걸 처음 해보았는데

전반적으로 이하 또는 표준으로 나왔다.

특히 근육량이 많이 없는 편이라니, 목표는 근육!

앉아서 자전거를 타는 운동을 했는데 겨우 그걸 하는 것도 힘들었다. 흠.

앞으론 일을 마치면 최대한 빠지지 않고 운동을 가야겠다.

 

가장 좋았던 건... 요가다.

문을 막 열고 들어갔을 때 '넌 뭐야'한는 듯 쳐다보는 아주머니의 시선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했더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불도 켜지 않은 곳에서 서너명의 사람들 흩어져 있는 모습을 보니 뭔가 음침한 느낌이 들었지만,

7시가 되고 요가 선생님이 오시면서부터는 분위기가 확! 달라지게 되었다.

 

멀리서 봤을땐 이십대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40대 정도는 되는 분 같았다.

참 인상적이었던 게, 요가 동작을 직접 보여주시기도 하지만

이리 저리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자세를 봐주시느라 자꾸만 움직이신다는 점이었다.

예전에 요가원에서 배울 때는 굉장히 정적으로 가르쳐주셔서

눈으로 보는 것엔 도움이 되지만 정확한 자세를 익히기엔 어려웠는데.

 

게다가 처음 시작하기 전에 열명이 넘는 사람들의 어깨를 일일이 눌러가며 풀어주시는데,

그 또한 인상깊었다.

내게 처음 왔느냐며 어린아이 보듯 웃으시는데 어찌나 쑥스럽던지... '-';

 

좀 웃기는 말이지만

요가를 하면서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움직임이야 잠에서 깨어있는 상태에서는 늘 있지만

잠깐이라도 '내가 살아서 몸을 움직이고 있구나'라고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았나.

그런데 호흡에 집중하며 천천히 몸을 움직여주었더니

비로소 움직이는 몸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 좋았던 건 요가 선생님의 얼굴이 맨얼굴이었다는 점.

맑고 수수한 인상과 조용조용하면서도 재치있고 정확한 말투가 참 좋았다.

굉장히 유용한 정보들도 틈틈이 짚어가며 알려주셨고,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듯한 느낌을 주었다.

너무 힘들지도, 그렇다고 너무 느슨하지도 않아 마음 편히 몸을 맡길 수 있었다.

자연스럽고 편안하면서도 적당히 조여지는 느낌.

느리지만 부드럽게 이어지는 동작들이 한시간을 충분하게 채워주었다.

 

내 동작에 이상이 있어서 인지, 오랜만에 해서 인지

요가 중간에 머리가 잠깐 아팠다.

수업이 끝난 후에 선생님께 말씀 드렸더니 몸이 다시 적응하는 '명현현상'일 수 있다시며

무리해서 호흡을 참지는 말라고 조언해 주셨다.

오랫동안 몸을 쉬었으니 몸이 다시 자리를 잡을 때까진 시간이 필요하다시며.

 

아. 여기서 내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적인 면모가 또 드러나는구나.

좋게 느끼기 시작하면 끝없이 좋은 점만 보는.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환영을 덧씌워 보는.

그리고 나중에 그게 아니었음을 알고 복잡한 감정을 갖는.

 

내 성향이 이런걸 어쩌랴.

다만 이런 성향인 줄 알고 있으니 뒷감당도 내빼지 않고 할수 있겠지.

그러니까 괜찮다.

 

모쪼록 첫 느낌이 좋아 정말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가기를.

 

옴아훔 _()_

 

(운동을 하고 나니 스스로가 더 소중히 여겨지는 느낌도 좋다.♥)

 

Posted by 보리바라봄